산행기/2009년 산행기

장독대같은 정상의 조망이 환상이어라 (두악산, 9/26)

산무수리 2009. 9. 30. 23:03

'외마디 비명도 없이’ - 정용국(1958~ )


삼십 리 바닷길이 천 리만큼 멀어진

장산곶 그리다가 피와 살이 다 말라

외마디 비명도 참고 뼈만 남아 섰구나



꽃게 조기 고래 새끼 울안에 뛰노는데

빌미의 선(線) 그어둔 채 하냥 마주만 보며

부끄런 주의보(注意報)들을 쏟아내고 있더라
.


쾌속선 뱃길 열리기 전 해군 LST 타고 밤새워 찾아간 백령도. 섬 난간 두무진에서 삼십 리 넘어 북한 장산곶 잡힐 듯 바라보이고. 심청이 몸 던졌다는 인당수 거친 파도도 밀려오고 임 만나 보겠네라는 장산곶 타령도 바다 건너 들려오는 듯. 서로 메기고 받는 그 정겨운 타령은 NLL이라는 선에 막히고. 대신 외마디 비명, 주의보만 들려오는 섬이여. 이경철·문학평론가

 

9.25 (금)-평촌출발 (14:30)-제천ㅇ병원 도착-19:10 산이슬,셀파 합류-산골주막 저녁-이에스리조트 (1박)

9.26 (토)-단양 두악산 산행

9.27 (일)-금수산 산악마라톤 참석 후 귀가 (셀파, 박강직 조퇴)

 

올해로 13회 째 맞은 금수산 산악마라톤.

나무천사는 이 대회에 몇년째 참가해 작년 100K 마일리지 기념패도 받았다.

나도 3년 전 13K, 재작년 25K, 올해 25K 하프에 신청해 3번째.

산이슬도 13K 한다는걸 우겨서 하프 신청. 내가 보기엔 풀 참가하면 바로 입상할것 같은데...

 

수요일 박강직의 연락. 자기도 함께 가면 안되냐고...

산행 별로 좋아하지 않는걸 아는지라 생각도 안했는데...

여산은 홀로 먼저 출발 해 불갑사의 꽃무릇을 본다는걸 우겨서 함께 출발하기로 했다.

도치에게 혹시나 해 간 김에 점 빼라고 하니 마음이 있는 눈치다.

결론은? 5명이 불편하게 차 1대에 가게 되었다.

 

9/25 (금)

 

 

거의 2시반 경 평촌 출발해 덕평휴게소에 쉬는데 상하행이 함께 쉬는 곳이어서인지 매우 크고 깨끗하고 쇼핑센터까지 있다.

막간을 이용해 박강직은 등산용 남방까지 하나 사고 출발.

5시경 제천 시내 도착. 공용주차장에 차 대고 청풍 병원으로 직행.

도치 미모관리 받고 나무천사도 온 김에 점 빼고 여산은 잇몸질환 처방전까지 받고 나니 병원 마칠 시간이다.

대구에서 셀파차로 산이슬 거의 다 왔다고 연락이 왔다.

7 시 좀 지나 '산골주막' 의 양념족발을 시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콘도에 도착하니 시간이 꽤 지났다.

술 마시는 사람도 별로 없어 청풍은 더 놀고 싶어 하는것 같은데 11시 경 취침.

 

9/26 (토)-맑고 덥고 화창한 날씨

 

 

 

 

 

 

 

 

 

 

 

 

 

 

부지런한 산이슬이 일어나 아침밥을 해 밥을 먹고 나무천사와 여산이 청풍과 도치를 제천시내에 데려다 주러 나갔다.

노느니 환할때 콘도 구경을 하러 나가자하니 오늘 산행만도 벅차다고 그냥 있겠다는 박강직 두고 세여인이 콘도 주변을 둘러보았다.

작년에 한번 와 보기는 했지만 제대로 못 둘러본 셀파 아주 좋아한다. 한갖지게 둘러보고 들어가려는데 태워다주고 들어온 나무천사 차를 만나 숙소로 돌아와 도시락 싸고 산행 준비하고 출발.

 

 

코스개관: 단성면 단성지서-단봉암-삼거리-두악산-소선암휴게소

 

 

 

 

 

 

 

 

 

 

 

 

 

 

 

 

 

 

 

 

 오늘 산행지는 단양에 두악산이라는데 이름을 듣기도 첨이다. 그래도 여산이 선택한 산을 한번도 후회한적 없는지라 내심 기대를 가져본다.

차 한대는 소선암휴게소에 가는 길가의 '냉천' 약수터에서 물 받고 차 한대 놓고 단성지서로 가니 등산로 입구의 슈퍼 앞에 차 몇대 대는 주차장이 있고 두악산 (소금무지산) 이정표가 보인다.

헌데 슈퍼 앞에서는 캔 땅콩을 자르느라 바쁘다. 얻어 먹어보니 날땅콩도 맛이 좋아 다들 한되씩 사서 차에 싣고 막걸리도 한통 챙겼다.

단봉사 이정표를 따라가다 왼쪽 등산로로 보이는 곳이 있어 올라갔다. 길도 호젓하니 좋은데다 밤까지 떨어져 있어 다들 밤 줍느라 바쁘다. 헌데 기쁨도 잠깐 길이 희미하더니 가시덩굴에 긁혀 진행이 어렵다.

앞서 길찾아 나선 두 남자들 아래로 되돌아 내려가라고 해 도로 임도로 내려와 단봉사 직전의 제대로 된 등산안내판을 따라 올라가는데 남자들은 그 능선을 헤치고 올라갔나보다.

 

초장부터 돗자리깔고 앉아 막걸리 먹고 가자 한다. 오늘은 산행도 짧고 널널한지라 앉아서 한잔씩 마시고 다시 출발.

길은 그냥 심심하고 조망도 안 보이고 길은 건조하고 팍팍하다. 이렇게 재미없는 산은 또 첨인것 같다. 여산이 고른 산 중 그중 후진 산인것 같다고 내심 실망.

그 와중에 산이슬과 셀파는 짬짬히 도토리 줍느라 바쁘다. 도토리가 너무 많아 잘생긴 것만 줍는데도 도토리가 정말 많다.

금방 나타날것 같은 정상은 생각보다 멀었다. 그래도 정상이라고 막판 계단도 있고 밧줄도 있다.

가까운 곳에서 염소 우는 소리도 들리고 참 특이한 산이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는 나무데크와 한그루 나무.

이런 저런 산에 다녀봤어도 정상에 나무데크를 깔아놓은 산은 또 처음인것 같다.

정상석 바로 옆 전설에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묻어놓았다는 항이리 3개. 정상이라기보다는 장독대같은 느낌.

나무데크로 정상이 깔끔한 분위기인것도 좋았지만 정상 주변 조망을 가릴만한 나무를 베어내서인지 조망이 아주 그냥 죽여준다.

청풍호는 물론이고 월악, 금수, 소백산이 사방으로 둘러쌓여 있다.

시간이 어느덧 1시 쯤 된것 같다. 싸 가지고 온 도시락도 먹고 주워 온 밤도 까 먹었다.

그리고는 돗자리를 깔고 취침모드. 산에 와 낮잠을 자 보는것도 처음 경험하는 일.

 

한숨 자는 사이 나무천사는 도토리를 한바구니 주어왔나 보다.

우리도 일어나 정상에서 단체 사진 새기분으로 찍고 반대쪽으로 하산하는데 그야말로 지천으로 깔려있는 도토리.

절대 안 줍는 나 조차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도토리밭. 다들 빈 비닐봉다리, 반찬통 등에 담으니 제법 도토리가 많다.

정상에서 100m 도 안되는 거리에 있는 두악산 정상석이 또 있는데 이쪽은 조망이 많이 트이지 않다. 이쪽으로 계속 진행하면 덕절산으로 갈 수 있는 길이지만 우리들은 오늘은 널널산행 모드인지라 상선암휴게소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하산길 단성면으로 차 가지러 간다고 두 남자 앞서서 가고 우리들은 널널하게 하산.

사람을 전혀 못 만나나 했는데 다 내려와 현지인 한분을 만났다. 그분이 임도에 차를 세워놓아 셀파가 섭외 해 그 차 타고 휴게소까지 편안하게 도착.

한참민에야 두 남자 도착. 그새 막걸리도 사 놓고 (싸 가지고 간다는 나무천사) 두루치기 해 먹을 돼지고기까지 사 가지고 왔다고..

우리도 기다리며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기다리는데 휴게소 뒤는 오토캠핑장으로 피서철이 아닌데도 제법 사람들이 많다.

이런 캠핌족을 보고 부러워하는 셀파.

 

여산 작년처럼 으름 좀 따 가겠냐고 물어본다.

따면 좋지...

김문기씨 한테 전화 하니 마당의 비단풀도 뽑아 가라신다.

신나하며 상천에 가 으름, 비단풀, 머루, 산사과 등을 따고 룰루랄라 하며 콘도로...

 

콘도에 돌아오니 싼 기름 찾다 못 넣었다고 두 남자는 도로 나가고 넷이 콘도에 돌아와 씻고 밥 하고 반찬준비.

도토리도 모아보니 제법 양이 많다. 산이슬 다 밀어주기로 했다.

콘도 내 로맨틱 가든에서는 주말 라이브공연과 부페 준비로 바쁜 모습.

식사 후 우리 방에서 내려다보니 무대가 멀리지만 잘 보인다. 헌데도 젊은 두 청춘들은 직접 내려가 보니 기쁨 2배 였다고....

8명에서 6명으로 멤버가 줄어 방 재배치 하고 1박만 한다는 셀파는 마음을 바꿔 내일 아침 일찍 귀가하기로..

낼 비가 내리면 무조건 마라톤 대회는 참석 안 하기로 결정하고 아주 잘 잤다.

 

-나무천사 인물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