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꽃’-유안진(19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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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청춘이 마련한
한줄기의 강물
이별의 강 언덕에는
하 그리도
흔들어 쌌는
손
그대의 흰 손
갈대꽃은 피었어라
갈대꽃 피어 이제 여름 청춘의 잔해와는 확실하게 이별하고 있다. 가을 강보다 더 넘실거리는, 햇살 아래 아직 덜 삭은 추억의 하, 빛나는 은빛 알갱이들. 서정의 제일 대상이면서 그대로가 일렁이는 그리움인 서정의 원형인 갈대. 그런 속성 언어로 그려낸 갈대밭 진경산수(眞景山水) 한 폭. <이경철·문학평론가>
코스개관: 수원시외버스터미널 (0:20 심야버스)-언양-석남사-귀바위-쌀바위-가지산-석남터널-능동산-헬기장 (1박)-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간월재-신불산-영취산-지산리-석남사 입구-대전-수원-안양
멤버: 산객 패밀리.
날씨: 흐렸다 개었다 바람 불었다 하던 날씨. 산행 하기 아주 좋았던 날.
지리, 서락 다음으로 가고 싶은데를 들라고 하면 영남알프스인것 같다.
한산 멤버들에게 몇년 전 여기 가자고 하니 너무 멀다고 갈 엄두를 내지 않았었다.
영알에서의 야영은 색다른 맛이라는 말은 들은 적은 있지만, 그리고 몇번 영알을 끊어서 산행 할 기회는 있었지만 야영할 기회가 생기리라고는 감히 기대도 하지 않았다. 헌데 간다는데 우리 히대장은 가족과의 서락행이 예약되어 있는지라 갈 생각을 못 했었다.
산이슬은 영알을 꿰고 있는 친구지만 박산행 할 기회는 쉽지 않고 둘리는 안 그래도 여길 가려고 맘먹던 차 대장이 함께 못 가지만 우리끼라도 따라 붙을 수 있을까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니 흔쾌히 미산, 도솔산인님이 오라는 콜.
둘째 주 인천대교 마라톤도 지리에 밀렸고 춘마는 영알때문에 역시나 포기.
금욜 배번 주러 나가니 중앙도 안 뛰냐고...
그건 뛰어야지. 놀토도 아니고 그래도 일년 말톤 농사인데 풍년이던 흉년이던 가을겆이는 해야지...
핵심 멤버들은 금욜 석남사 앞에서 야영이라는데 퇴근 후 가려니 너무 늦을것 같다. 산이슬네 가 1박 하고 아침 합류할까도 생각했는데 둘리가 일찍 못 가 심야를 타고 간다고 해 괜히 산이슬 번거롭게만 하는것 같아 함께 심야 타고 가기로 했고 산이슬은 아침 석남사에서 만나기로 했다.
12:20 차라는데 늦게 버스 끊길까 겁나 일찍 나섰더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얼굴 손수건 가리고 배낭끈 베개 삼아 잠이 들었다.
눈을 떠 보니 둘리가 출입문을 뚫어지게 보고 있다. 누워있는 날 보긴 했는데 남자 인줄 알았다고...
버스는 좌석 지정이 아니라는데 배낭 짐칸에 싫고 나니 맨 뒷자리. 그나마 뛰쳐 나오지 않는 자리라 다행.
금강 휴게소 서고 김해-양산을 거쳐 언양에 도착하니 5:40.
화장실 들려 택시타고 석남사 입구에 가니 6시가 좀 넘었다.
야영팀은 식사 후 정리하는 분위기. 잠시 앉아 밥 한술 얻어 먹고 둘리는 밥 안 먹고 A조로 출발 한다고...
도솔산인님 정리하에 종주 하는 A팀 짐 줄여주고 B조는 9시 합류하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도솔산인님이 A조 석골사로 태워다 주러 출발.
마음 같아서는 종주팀에 끼고 싶었지만 지리에서 하도 버벅댄지라 민폐 될까 빠졌다. 산객의 고수인 사람들 대부분이 B로 간다는데 어찌 감히. 그나마 석남사에서 석골사 코스는 한번 가 본 곳이라 아쉬움은 조금 덜했다.
헌데 B팀 집합시간이 9시도 훨씬 넘어 10시 다 되 겨우 출발하게 되니 후회의 감정이 물결친다. 밤새 도착해 3시간 넘게 허비하다니...
산이슬은 속병이 나 못 온다는 연락. 배낭도 침낭도 겁나는 걸로 장만 했다는데... 산객 팀 되기 힘들다 한탄이다.
산객의 대표 선수들 A조. 히 패밀리 대표선수로 둘리 홍일점으로 참가, 아자~
죽어라 기어 올라가니 나타난 임도
석남사 입장료 내고 물 뜨고 초장 우왕좌왕 하다 올라간 길이 임도. 다들 배낭이 무겁고 내 배낭만 제일 작아 깨갱 소리도 못내고 찌그러져 간다.
중간 임도를 치고 올라가니 나오는 갈림길. 우측길이 정상 등산로인것 같은데 빨리 능선에 붙는다고 간 왼쪽 계곡 치고 가는 길이 희미해 지더니 길없는 길이 되 버렸다. 까끄막을 기어 오르고 올라가니 귀바위 아래 임도. 참으로 허망했다.
귀바위 앞에서 점심 먹기
어느덧 12시가 훨씬 넘은 시간. 귀바위 입구 데크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는데 밥이 모자란다고 밥까지 해 먹으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문제는 이때 A조는 가지산 정상이라고...
점심 밥상은 어찌나 진수성찬인지 그야말로 육해공으로 다양하다. 그중 산노을표 낙지전골이 압권. 육수까지 싸 들고 왔으니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을 텐데 맛은 정말 좋았다.
그리고 미소표 새우볶음밥. 이런 음식도 냉동식품으로 나오는 줄 처음 알았다. (내가 산에 갈때 집에 잔뜩 사다 놓고 가면 정말 좋을 아이템)
밥 잘 먹고 커피까지 끓여 마시고 가니 쌀바위. 쌀바위에서도 한참 가야 가지산이라는데 둘리와 투덜이님은 기다리다 못해 내려갔다고....
쌀바위 앞 데크
가지산이다~
이제부터 우리도 속력을 내어 거의 쉬지않고 가지산 가기. 날씨는 맑은가 하면 흐리고 흐린가 하면 다시 해가 난다.
단풍이 많지는 않지만 내려다보이는 능선의 빛깔은 정말이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드디어 가지산. 이미 소혼님 일행은 다 내려가 버렸다. 우리도 후미 기다리며 사진 찍고 놀다 후미 도착해 석남터널을 향해 출발~
석남터널 내려가는 기나긴 계단길
석남터널 가는 기나긴 나무계단을 지나고 나서 능동산으로 접어드니 길이 아주 순하고 예쁘다.
문제는 이미 날씨는 석양 모드인데 오늘 퇴근하고 도착한 정우씨를 사자평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우리 속도로 보면 사자평까지 갈 수가 없을것 같다. 아무튼 최대한 빨리 쉬지 않고 가는데도 이미 해는 꼴딱 져 랜턴 켜고도 가 겨의 능동산 정상 도착.
A조 모두 이곳에 있는데 둘리의 부산 친구들이 전어회를 떠서 사자평에서 기다리다 안 넘어오니 능동산으로 넘어왔다고 이미 이 팀은 저녁까지 먹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허기진 뱃속의 전어회. 정말이지 환상의 맛. 헌데 지쳐서인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진 않는다.
후미까지 도착하고 사자평까지 가는건 무리라고 결론 짓고 능동산 아래 헬기장에서 야영을 하기로...
둘리 친구들은 배내골로 하산하고 우리는 물 뜨고 헬기장에 젤트 치기. 문제는 사자평에 있는 정우씨가 전화가 되질 않는다고.
전화 걸고 문자 넣고 어렵게 연결이 되어 정우씨가 능동산으로 되집어 오기로....
능동산 아래 헬기장에서의 박
젤트 2동에 작은 텐트가 5동. 텐트촌이 생겼다.
저녁 메뉴는 각자 가져온 오리주물럭, 새우튀김,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삼겹살, 수육, 순대에 전어회.......
거기다 미소님네 꾼 카페 두분은 닭백숙 열씨미 삶아 내고 있다.
음식은 먹어도 먹어도 남았다. 오늘도 둘리는 졸려 꾸벅거리니 광거정은 박하는 방. 미산루는 대화의 방으로.
정우씨 오는 것도 못 보고 졸립고 허리도 아파 일단 잤다.
그 와중에 둘리는 또 속병이 나 몇번 들락거리다 겨우 가라앉아 잠이 들었다.
거의 12시 되어 정우씨가 도착해 화가 많이 났을텐데도 결국은 금방 풀고 술 한잔 간단하게 했다는 후일담.
아침이 되니 빵끗 웃는 정우씨. 정말이지 친절한 정우씨 맞다.
10/25 (일)
헬기장 일출
자는데 자꾸 물이 떨어져 침낭이 젖을까 염려가 된다. 비가 내리는것 같지는 않은데 결로가 심한가 보다.
새벽녘 한떼의 무박팀들이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가 요란하다. 이 팀들은 산정의 텐트가 낯설었을터.
6시 일어나니 해가 뜬다. 부지런한 동상들이 아침밥을 해 밥 잘 먹고 먹다먹다 남은 고기는 다시 싸 가지고 짐 정리 하기.
코스는 어제 못한 재약산 코스는 생략하고 배내고개에서 바로 배내봉으로 가기로 했다고...
어수선한 배내고개
배내고개 내려오는 길도 제법 길었다.
내려와 이도 닦고 물도 채우고 배내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거의 끝까지 나무계단. 화개재 계단보다 더 길다고...
배내봉 가는길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조금 더 좋은것 같다
후미팀 기다리는 선두
배내봉에서
미소님 배낭의 무거운건 다 빼 줬다는데도 기본 배낭이 크고 개인 짐이 많아서인지 좀처럼 속도가 나질 않나 보다.
선두가 쭉 뺐다 후미 도착하면 출발하고를 반복. 후미에 끼면 지치고 선두는 낄 수가 없다.
그래도 멀리 보이던 능선이 생각보다 빨리 나타나는 모습에 산행은 즐겁기만 했다.
산노을과 둘리. 산행도 아주 잘하고 차칸 동생들.
사니조아님은 나이는 아래이지만 무림의 초절정 고수여서인지 동생 같지 않고 언니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쉽게 곁을 주지 않는 성격인것 같다.
나 역시나 과가 비슷한지라 전혀 서운하지 않다. 이런 과의 사람들은 한번 친해지면 '처음 사랑 끝까지' 가는 스타일.
내 배낭이 10K 남짓인데 사니조아님 배낭은 밤새 먹었는데도 20K가 넘는다. 남한테 신세 지는거 싫어해 모든 장비를 다 들고 다니니 그렇기도 하겠다.
아무튼 여러가지로 기죽게 만드는 사람이다.
간월산
간월산 가는 길. 선두는 놓쳤고 내 뒤 사람들은 간격이 좀 벌어졌다.
간월산 정상석만 찍고 간월재 내려서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시장터가 따로 없다.
간월재에서 올려다본 간월산
젤트 말리기
간월재에서의 긴 만찬
처음엔 간월재에서 간식만 먹고 신불산 올라가 밥을 먹기로 했었다. 헌데 후미가 영 보이지를 않는다.
아주 한참 만에 내려오는 미소님은 다리를 절면서 내려오고 있다. 아니 왜?
새 등산화가 발목에 닿아 멍이 들었다고... 친절한 정우씨가 이런 미소님을 잘 호위해 내려오고 있다.
피씨알님은 얼른 쫓아가 배낭을 받아주는 친절함. (누구에게나 베푸는 메너)
수육부터 먹고 (투덜이님 정말이지 예쁘게도 잘 썬다) 비빔국수 삶은 물 끓이며 순대 데워 먹기. 그리고 팔도비빔면 삶아내고 어제 저녁 먹으려다 못먹어 남은 콩나물까지 데쳐 비빔국수에 넣어 먹기.
압권은 산노을표 호떡. 산정에서 호떡을 구워먹을 생각을 어찌 하게 되었을까? 헌데 그 맛은 정말이지 끝내줬다.
특히나 미산님이 이 호떡의 열혈 팬이신지 처음부터 끝까지 산노을님 옆에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구운 호떡을 주변 사람에게 조금만 나누어주고 나머지는 다 드신것 같다. 호떡의 반은 미산님이 드셨다던가?
그 와중에 넘들은 따땃한 다운 자켓을 입고 있는데 부실한 내 잠바를 보더니 '니는 저런 잠바도 없냐?' 하면서 구박이시다.
저도 있거든요? 동계용은 집에 놓고 왔구요 얇은건 배낭에 있습니다. 헌데 이것만 입어도 춥지 않사옵니다.
추울까봐 염려해 주시는 그 마음이 느껴진다.
2시간 밥 먹고 미소님은 간월재에서 하산하기로 했고 미소님을 누가 호위해 가느냐가 문제인데 서로 내려가겠다고 줄을 선다. 부럽다.
결국 동상들 중 소혼, 행인 빼고는 몽땅 하산 하기로 해 나머지 9명만 계속 산행 하기로....
신불산.
후미팀이 빠지니 산행 속도가 더 빨라져 그야말로 죽어라 쫓아 갔다. 헌데도 선두는 보이지 않고 후미 봐 주시는 미산님 빼고는 내가 꼴지...
그래도 어제 산행 못한 둘리와 오늘은 함께 산행 하며 사진 찍고 찍히고...
신불재 가는길에
신불재에서 안 오시는 공교수님 기다리기...
미산님 공교수님이 안 오신다고 걱정이시다. 전화 통화도 안되고 잠시 기다렸다 가신다고 먼저 가라고...
행인님 만나고 확인해 보니 공교수님도 간월재에서 하산 하셨다고...
신불재 지나 영취산 가는길 억새는 그나마 머리숱이 덜 빠져 햇살을 받고 반짝이는데 참으로 아름답다.
영화가 따로 없는 모습.
영화의 한장면이 뭐 별건가?
뒤에 보이는 능선이 쓰리랑 리지라나 아리랑 리지라나?
영축산 정상에서
영축산 정상 바로 아래의 간이 매점.
솔향님이 맥주를 쏘셔서 산정에서 시원한 맥주를 먹는 호강까지 누리고 이젠 정말이지 하산길이 얼마 남지 않은것 같다.
통도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초장엔 제법 경사가 급하다. 다리에 힘도 빠져 조심스럽게 하산.
울산의 시나브로님이 차량 픽업 해 주러 오시면서 아이스께끼를 두통이나 사 오셨다.
도솔산인님의 블친구인 시나브로님이 올라오신다. 우리 일행이 17명이나 되니 두통이나 사오셨는데 9명만 있어 2개식 먹고도 한개가 남아 난 세개나 먹는 호강을.
갈증 나던 차 먹은 께끼의 맛은 정말이지 일품이었다.
하산하며 두팀이 갈려 마을로 내려오게 되었는데 황금들판 일부는 추수를 한 상태. 산도 아름답지만 가을 들녘도 그 못지않게 아름다웠다.
지산리
시나브로님 차와 정우씨가 픽업하러 온 차 두대에 나누어 타고 석남사로 되돌아 갔다.
간월재에서 하산한 팀은 거의 2시간 기다렸다고 한다. 고맙고 미안하고....
산에서는 못 느꼈는데 시나브로님 키가 190은 되 보이신다. 인상도 정말이지 선해 보인다.
키 큰 사람 별로 안 좋아한다는 공교수님. ㅎㅎ
대전팀 투덜이, 희근씨는 바쁜 일이 있어 저녁도 안 먹고 먼저 가고 우리들은 가지산 식당에서 조촐한 뒷풀이 겸 저녁 먹기.
회비 남았다고 여비까지 보태 주신다.
승균씨와 함께 도돌산인님 차 타고 대전으로 출발.
수원 가는 막차인 9시 버스는 물 건너 갔고 대전역에서 기차를 타기로 했다.
대전에서 9:57 차를 겨우 타고 수원에 11;23 수원 도착. 다행히 구로가는 전철 막차가 있어 무사히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집으로~
부러워만 하던 영알 박산행.
멋진 산객팀 덕분에 행복한 산행, 편안한 잠자리, 풍부한 먹거리...
고맙습니다. 만나게 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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