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백이운(19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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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도 그렇게 고단히 앓고 난 뒤
쳐다본 하늘만큼만 푸르러라, 이 가을.
이제 가을도 자작자작 뜸들어가고 있나요. 외로움과 그리움 가을 병도 이제 잦아지고 있나요. 아니, 가을 열병 앓고 나니 이젠 아무도 아무 것도 없는 차디찬 휑한 바람 더 시리고 아프다고요. 밖에 나가보세요. 잘 찧은 햅쌀같이 포르스름한 기운 잘잘 흐르는 하늘 아래 밥 뜸들어가는 소리 냄새 나지는 않나요. 쓸쓸함이 아주 편안하게 익어가는 냄새, 마른 잎에 자작자작 바람 볼 부비는 소리. 아직 가을 한가운데네요. 어때요. 가을 열병과 환희 오감(五感)으로 잡아낸 시조 한 수 참 좋지요. <이경철·문학평론가>
만나는곳: 2009.11.15 (일) 7;00 범계역
코스개관: 비솔고개(1.5km) - 싸리재(6.7km) - 용문산(3.6km) -배너미고개 (9:00~16;10, 경기 양평군 용문면, 옥천면 )
날씨: 비교적 화창하고 쌀쌀한 초겨울
멤버: 당나귀산악회 (21명)
들머리에서..
한강기맥이 얼마 남지 않았단다.
그동안 난 지리산, 영알, 중마 때문에 계속 빠졌다.
그래도 정리해고 안 당하고 연락을 해주어 정말 짤리기 전에 참석.
모처럼 20명이 넘으니 나조차 흐뭇하다. 하도 많이 빠져 처음 본 멤버가 몇몇 된다.
양평 해장국집에서 쉬면서 아침 굶은 백성을 아침 먹고 출발했는데도 들머리는 비슬고개에 가니 9시.
어디메인지는 가늠이 안되는데 산음휴양림 이정표가 보인다.
멀리 도일봉이 보이고...
초장부터 제법 경사가 급한 길을 올려친다. 오르막은 끝날듯 끝날듯 이어지고 선두는 쉬지도 않고 내 달린다.
거의 50분을 쉬지도 않고 올라가니 도일봉 갈림길이라고 한다. 왼쪽 도일봉을 눈으로만 보고 용문산 방향으로 직진.
날도 갑자기 추워졌지만 바람이 제법 쌀쌀해 얇은 티에 덧잠바를 입고 진행.
바람 불면 모자 뒤집어 쓰다 더우면 모자만 벗었다 썼다를 반복.
날씨 탓인지 주립대 장학생들도 막걸리를 마다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산은 가을의 끝자락이라 낙엽 쌓인 길을 걷자니 정말 시끄럽고 스틱엔 계속 낙엽이 쌓여가고..
가끔 내린 눈자국이 보인걸 보니 첫눈이 오긴 온것 같다. 동안총무 왈 서설이라고...
싸리봉에서 남탕
싸리재
선두에 이,신 두 여사가 경쟁이 되었다는데 보이지 않고 후미는 숨 차 헉헉거리고 중간에 선 나같은 백성도 죽어라 올라가 겨우 후미를 면했다.
조금 더 진행하니 싸리봉이라는 이정표.
이곳에서 사진 찍고 내려가니 밥 먹기 좋은 자리가 나온다. 이곳이 싸리재리고 한다.
이대장 설명에는 싸리재 사면 오늘 힘든 산행은 끝이라고 했는데 오르막은 계속 이어지고 선두는 쉬지도 않고 내달려 보이지도 않으니 쉴 수가 없다.
잠시 쉬면서 배가 고파 빵 먹고 진행하다 파팍 넘어졌다.
그나마 넘어진거에 비해 충격은 거의 없다. 단지 가문의 쪽팔림만 남았다. ㅠㅠ
천사봉 직전 헬기장
천사봉에서
이대장 12시 넘으면 밥 터 잡으라고 선두에 무전을 쳤는데 그래도 선두는 보이지 않는다.
막판 죽어라 긴 오르막을 올라가니 보이는 헬기장.
이작가님은 천사봉에서 사진 찍어주신다고 기다리고 경림씨만 헬기장에서 기다린다.
헬기장이 밥터로 넓긴 한데 바람이 많이 불어 조금 아래 내려가 자리를 잡는다고 한다.
천사봉이라는 곳은 5분이면 올라갈 수 있는 곳이라 올라가 보았다.
1004m의 봉우리를 2004.10.04 정상석을 만들어놓은 나름대로 의미도 있고 조망도 좋은 편이다.
헬기장에 도로 내려오니 후미들도 올라오고 있다.
늘 동상과 함께 다니는 강사장님이 오늘은 사위까지 대동해 오셨는데 사위 등산화가 새것이라 뒤꿈치가 씹혀 걷기가 영 불편한지 후미로 처져 그중 늦게 올라왔다.
밥 잘 먹고 출발하면서..
다 모여 점심을 바쁘게 먹고나니 (너무가 허기가 져서) 조금은 제정신을 차렸다.
동안총무표 더덕꿀차를 한컵씩 마시고 나니 당나귀 산행에 참석한 실감이 난다.
메디폼을 주어 뒷꿈치에 붙이라고 주고 오후 산행 시작.
정상 직전 군부대 앞 이정표
조망과 능선미가 일품이었고...
멀리 보였던 용문산 정상이 점점 가까워 진다.
용문산 자락에 붙으니 높아서인지 그늘인지 눈 자국, 서리 자국이 더 많아진다.
여기도 급경사 오르막을 오르고 보니 왼쪽은 용문산 정상 오른쪽은 배너미재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까지 와서 용문산 정상을 찍고 바로 배녀미재로 간다고 해서 선두 쫓아 용문산 정상을 가는 길은 철조망을 끼고 가는데 전에 통제되었던 철조망을 제대로 걷어내지 않아 안 그래도 급경사 길이 아주 거지같다. 거기다 눈까지 남아있어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많이 버벅댔다.
5분 넘게 돌아가니 용문사 갈림길이 나오고 이곳에서 계단을 올라가니 용문산 정상.
정상에는 군부대와 이동통신 철탑이 자리잡아 정상 이외의 운치는 전혀 없다.
그래도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용문산의 능선은 참 아름다웠다.
막상 정상에서 보니 배너미재로 넘어가는 길이 없어 갈림길까지 백해서 가야한단다. 21명 중 7명만 정상을 밟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직접 배너미재로 내려갔다고...
배너미재 가는 길도 군부대 철조망을 아주 많이 돌아돌아 가니 비로서 보이는 땅.
헌데 이 땅에 내려서도 임도를 끼고 가는 아주 재미없는 길.
한참 걸어오니 보이는 군부대 정문.
이 정문에서 단체 사진 찍고 유명산 자락으로 내려가는 길에 '입상통제' 표지판.
입산통제는 하지만 하산통제는 하지 않는다고 웃겼다.
그래도 여기에 오니 오후 햇살을 받은 남한강이 반짝 거린다. 우리가 한강기맥을 하고 있다는걸 실감하는 하산코스는 임도성 길로 경사도 순한 룰루랄라의 길.
헌데 이 순한 길에서 회장님이 넘어지신다.
나, '아싸 산행 끝나 가나보다. 회장님 넘어지신걸 보니...'
동안총무, '회장님 넘어지신거 보니 여기 뭐가 있나보네. 2차선 도로가 나려나?' 하고 웃긴다.
회장님 입심도 쎄지만 동안총무 유모어엔 당할 수가 없다. 당나귀 산행에 온걸 다시한번 실감.
막판 하산길도 순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아주 길었다.
갑자기 길이 나오고 우리 버스가 하산지점 앞에 서 있는데 정말 반가웠다.
다 좋은데 선두에 간 5명이 없다. 다른지점으로 하산을 했다고...
전화 통화가 되 내려오는데 영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빨리 내려갔다고?
알고보니 잘못 내려와 트럭 얻어타고 내려왔다고 한다.
이곳에서 옥천냉면을 먹는게 정석이라는데 날이 춥다고 따땃한것 먹자는 의견이 많아 조안면의 '전주식당'에 갔다.
전에 시계산행 마무리 할때 한번 왔었다는데 여기서 콩나물국밥을 한그릇씩 따뜻하게 먹으니 기분이 아주 좋았다.
밥 먹는 시간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차 타고 팔당역에 회장님 내리시고 평촌에 오니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동안총무 범계에서 2차 하자고 발동을 거나보다.
오랫만에 참석한 사람은 특히나 빠지만 안된다지만 주립대 청강생 주제파악이 되어 있는지라 1차에서 컴백 홈.
12월 셋째주 마지막 한강기맥을 3시간으로 짧게 끝내 한강기맥 마무리와 망년회를 겸해서 한단다.
1월 부터는 금남호남정맥을 한다고 한다.
2010부터는 금남호남 정맥을 시작한답니다.
첫번째 구간은 무령고개에서 장안산입니다. 이 능선 조망이 아주 좋은 코스랍니다.
출발지는 범계역, 안양 농수산물 시장입니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게 진행할 예정이랍니다.
혹시 매월 1,3 주 일요일 당일산행으로 진행하는 금남호남정맥에 동참할 분들 덧글 남겨주십시오.
-이 작가님 사진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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