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09년 일기

북어와 생태 (송이회 송년모임, 12/17)

산무수리 2009. 12. 18. 23:38

‘황태’ - 박기동(1953~ )

이번 생이 다할 때까지

얼마나 더

내 몸을 비워야 할까,

내 고향은 늘 푸른 동해

그리워 마지못해

내설악 얼음물에도

다시 몸을 담근다.

그리워 마지못해

내설악 칼바람에도

다시 내 몸을 늘인다.

이번 생을 마칠 때까지

얼마나 더

내 몸을 비워야 할까,


내설악 동장군 칼바람에 황태 덕장 신바람 났겠다. 덕장 인부들 바쁜 손길에 칼바람에 무방비로 내걸리는 황태의 쫙 벌린 입, 입들. 춥다 추워 죽겠다는 비명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고향서 햇살과 눈바람, 원초적 그리움 만나 어우러지는 희열의 입인가 보다. 얼고 녹고 다시 어는 희열로 제 몸 금실오라기같이 풀고 풀어내 중생의 어혈 든 몸과 마음 풀어주는 황태. 그 열락(悅樂)의 입, 입들이여. <이경철·문학평론가>

 

 

 -송이회 송년모임 (마지막 모임?)

 

 

 

 

 

 

 

 

 

 

 

 

 

 

 

 

 

 

거의 15년 전에 만난 동업자 언니들.

헤어지며 서운하다고 만든 이 모임에 서니와 나 빼고는 명퇴, 회장님만 정년퇴임을 하셨다.

명실상부한 국제청소년인 (국제적으로 청소하고 다니는 년?) 마님은 패밀리때문에 미국, 중국을 넘나드시는지라 날짜 잡을때 최우선으로 고려를 해야 했다.

날날이 총무인 내가 게으르고 언니들도 어찌나 바쁘게 사시는지 날 잡는데 젤로 힘들어 경조사나 있어야 겨우 만나게 된다.

그래서 여름 적금든것 다 타서 나누었는데 회비가 조금 남아 있다.

이 회비를 털어버려야 마음이 개운할것 같아 송년회 겸해 어렵게 날을 잡았다.

 

마님은 어제 상해 따님댁에서 귀국해 피로도 풀리지 않은 상태.

허나 어쩌랴... 이렇게 반강제 아니면 날 잡기가 너무 힘든걸.

지각대장 선물의 여왕과 함께 오고 계시다는 마님. (오늘은 지각 안하시겠네?)

사당역 마리스꼬에서 5~7시 예약을 했다.

회장님과 한언니가 젤 먼저 오셨고 은이 언니도 바로 오셔서 우선 넷이 입장.

 

초장부터 가져다 먹으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다.

이것 저것 계통없이 골고루 맛을 봤다.

조금 늦게 마님과 선물의 여왕 입장. 써니는 차가 막혀 6시 다 되 겨우 도착.

자식 계론시킨 언니들은 할머니가 되셨고 계론한지 얼마 안된 은이 언니만 아직 언니로 남아 있다.

언니들은 북어고 아직 현직에 있는 서니와 난 생태란다. 그중에 난 알백이라나 뭐라나.. ㅎㅎ

올해 새 직장에 가니 담임을 맏으라고 했다는 서니.

넘버1 께 제 생년월일 보셨냐고 하니 그때서야 '아 네 죄송합니다' 하더란다.

동안때문에 일어나는 해프닝. ㅎㅎ

 

회장님은 에어로빅 대회까지 나가셨다고 하고 한언니는 조각보 작품 전시회를 하셨다는데 연락도 없이 하셔서 혼나셨다.

알린다고 전시회를 다 보러가는건 아니지만 그 핑계로 인사동 나들이를 할텐데...

오늘 입고 온 조끼도 직접 공단으로 만들어 밍크털을 다셨다.

너무 예뻐 다들 입어보고 사진이라도 남겼다.

은이언니는 동창들과 여가를 즐기고 계시고 선물의 여왕은 당뇨가 생겨 살이 쭉 빠져 만년 소녀같던 얼굴이 조금 상했다.

 

오늘 이 모임 청산하는 날이라고 했는데 잘 안모여 그러냐고 연 1회를 만나고 그냥 놔두면 안되냐고.

총무 노릇이 힘들어 그러냐고...

그건 아닌데 총무도 불량하고 언니들은 바쁘고 각자 관심분야는 다 다르고...

그래도 한, 두해 된 모임도 아니니 계절별로 한번씩만 만나자 하신다.

그래 마님 귀국기념, 출국 전 등을 전후로 만나기로 했다.

우선은 4월 마지막주에 만나 남산에 가기로...

 

손주보러 가셔야 하는 회장님과 한언니가 먼저 퇴장.

회장님은 예쁜 크림까지 한통씩 하사. 역시 회장은 아무나 하는 직책은 아닌듯.

나머지 5명은 이대로 헤어지긴 서운하다고 차 한잔 마시기로 했는데 이 건물 찻집은 다 만원으로 자리가 없다.

밖으로 나와 그 근처 찻집에서 차 한잔 마시고 이바구 나누기.

다음에 만날 때 까지 각자 잘살기.

 

미리 크리스마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덕담을 미리미리 나누고 헤어졌다~

 

 

레자미표 쿠키 카드

 

치즈가 듬뿍 들어간 티라미스 케익

 

집에서 산에서 일용할 양식들

 

금욜, 주말 산에 가져갈 빵을 미리 레자미에 주문 부탁.

부탁 하는 김에 모처럼 레자미 케잌이 너무 먹고 싶어 케잌까지 주문.

이 추운날 정애씨가 친구 차로 빵과 케잌 배달.

예쁜 트리모양 비스켓은 크리스마스 카드라고 준다.

아까워 어디 먹겠어?

너무 예쁘자나...

 

모처럼 먹은 티라미스 케잌은 중간에 치즈를 잔뜩 넣어 입에서 녹고 달콤한 맛은 기분조차 좋아진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