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1’ - 박남준(1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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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지나온 이 나라 서러운 산천
눈 되지 못하고 눈 되지 않고
차마 그 그리움 어쩌지 못하고
감추지 못하고 뚝뚝
내 눈앞에 다가와 떨구는 맑은 눈물
겨울비, 우는 사람아
가을 다 가버린 하늘 잿빛으로 사그라지는데. 온 길 다시 가야 할 길 모두 다 막막해지는데. 오늘 대설인데도 눈은 내리지 않고 겨울비만 차갑게 뚝, 뚝 떨어지더냐. 남녘 지리산 자락에서, 하동포구 언저리에서 찬비 같은 눈물 흘리고 있는 것이냐. 천생 시인인 사람아, 그 나이에도 눈에 그득 찬 그 그리움 어쩌지 못하고 그저 눈물만 똑, 똑 떨구고 있다는 것이냐. <이경철·문학평론가>
코스개관: 평촌-일산-신안저수지 (11:30)-장군봉-임꺽정봉-감악산정상-부도골-신안저수지 (14:30)
날씨: 비가 가는 도중 진눈깨비로. 산에 가니 눈이 되어 쌓여 있었다.
파주 감악산.
제법 멀어 맘 먹고 가야하는 산.
여산에게 3.1 감악산 안내해 달라고 예약.
당나귀 경란씨가 연 이틀 내일 산에 가냐고 전화가 온다.
월욜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그래도 일단은 가기로 했다.
헌데 아침이 되니 제법 내리는 비때문에 취소를 많이 고민했다. 그래도 일단 가 보기나 하기로...
비가 내리는데도 나무천사 감악산을 가면 간다고 따라 나선다.
경란씨 일찍 김치까지 한보따리 싸다 주고 오늘 차량봉사까지 한다고...
여산에게 도착 전화를 하고 집으로...
이 비에 가냐고는 하면서도 안 간다고도 안한다.
대신 여산 안 간 코스 짧게 가기로 했다.
김밥 6줄 사 차 안에서 두줄 먹어 치우고 가는데 진눈깨비로 변하는 비.
혹시 눈을 볼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든다.
파주에 사는 낙중씨에게 산에 가자 연락을 하니 마눌님 몸이 안 좋아 안 간다고...
혼자서는 절대로 안 간다고.. ㅎㅎ
감악산 주 등산로인 법륜사입구를 지나서도 꽤 많이 들어가 저수지 지나 굿당 뒤쪽의 주차장.
수월사라는 작은 암자가 보인다.
차 세우고 고어잠바 입고 산행 시작.
입구에 약수터도 있고 눈이 쌓여있는 등산로.
우리가 눈을 처음 밟은 행운.
산은 허옇게 상고대가 피어있어 기대는 점점 높아져 간다.
전반적으로 등산로는 험하지는 않은것 같은데 눈이 쌓여 있어 가늠이 되질 않는다.
특히나 중간 부도골과 갈림길에서 장군봉 가는 경사면은 제법 가팔랐다.
장군봉 가는 바위에도 눈이 쌓여 있어 겁나게 한다.
두 찍사는 사진 찍느라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긴 실시간 눈 내리는 산에 올 행운이 쉽진 않다.
특히나 여산은 눈 산행은 올 겨울 처음이라고 입 벌어진다.
경란씨, 비 오는 날 산에 오기도 처음인데 이렇게 눈으로 바뀌어 더 좋다고 신나한다.
이런날 산에 오니 미치는 경지의 발을 들여놓은것 같다고 놀리는 나무천사.
아무튼 경치 덕분에 힘 많이 들지 않았고 간간히 바람은 불었지만 그다지 추운 바람은 아니다.
바람이 덜 부는 곳에 자리를 깔고 김밥을 먹는데 경사가 있어 미끄러진다.
봅슬레이장 같다고 웃었다.
밥 먹고 따뜻한 커피까지 타 마시고 임꺽정봉을 향해 전진.
지금쯤 날이 개 조망까지 보여주고 햇살이 눈을 비추면 금상첨화일텐데 하늘을 열릴 기색이 없다.
임꺽정봉 찍고 삼거리에서 정상으로 가는길.
법륜사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간간히 보이는데 한 아자씨는 난닝구 차림.
날이 풀렸다지만 그래도 겨울인데...
기능 전혀 없는 옷을 입은 부작용인것 같다. ㅎㅎ
조망이 좋다는 정상에 섰지만 보이지를 않는다.
파주, 양주에서 각기 세워놓은 개념도에는 자기네 동네 코스만 안내해 놓은 애향심?
깔끔하게 한개 공동으로 설치하면 더 좋을텐데...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 정상, 그리고 비석이 있는 정말 인상적인 감악산.
그래도 궁금하던 산을 오게 되어 모든게 용서가 된다.
하산은 부도골로 내려서는데 눈이 제법 쌓여 있어 스패츠가 필요할 지경.
어디가 길인지 헷갈려 스틱으로 더듬거리며 조심스럽게 진행. 장군봉 갈림길에 오니 눈도 거의 그치고 시계가 그나마 트여 아랫 동네가 내려다 보인다.
우리가 낸 발자국 따라 무사 하산.
법륜사 코스보다 이 길이 짧은것 같다.
굿당에는 옷 벗은 돼지가 오체투지로 엎어져있고 굿은 한창 진행중.
산에서 점심은 먹었지만 이 동네 유명한 메기메운탕을 먹고 가기로...
두지리 메기매운탕이 유명한지 여기저기 짝텡이 많다.
여산 안내로 본점 원조두지리 매운탕 (031-959-4508) 찾아가 3인분 시켜 수제비까지 먹고 나니 배가 그득하다.
우리뿐 아니라 맛있는 밥을 먹고 난 흐뭇한 표정들이 여기 저기 보인다.
귀가길에 날이 개면서 개성 송악산까지 보인다. 우와~
찍사들 사진 찍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가는길 정자를 돌아돌아 갔는데 전기줄이 찍혀 옥의 티다.
헌데 날이 추워져 바람이 쌀쌀하다.
사진 찍고 여산 잘 내려주고 평촌까지 차 하나도 막히지 않고 도착.
차량봉사 할 준비 되어 있다고 시간 되면 불러달라는 경란씨.
로컬가이드 안내로 오늘도 새로운 산을 한곳 가게 되 행복한 3월의 첫날이었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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