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금호남 갈림길 넘어 몸보신 까지? (오룡고개-보룡고개, 3/7)

산무수리 2010. 3. 10. 00:24

사람들 - 강민숙(1962~ )

봄은

얼음장 아래에도 있고

보도 블록 밑에도 있고

가슴 속에도 있다

봄을 찾아

얼음장 밑을 들여다보고

보도 블록 아래를 들추어 보고

내 가슴 속을 뒤지어 보아도

봄은 보이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버스,

엘리베이터 속에서

나는

봄을 보았다

봄은 사람들이었다.


설 잘 쇠셨는지요. 고향의 정 만끽하셨는지요. 눈 속에서 봄기운 예감하셨는지요. ‘이래도 시가 될 수 있는 거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시 참 쉽고 솔직하고 자연스레 흐르네요. 그러나 요즘의 어려운 시들은 한참 벗어나 있는 이런 것들이 시의 미덕인 것을. 가장 봄다운 것은 결국 사람들 사이의 소통 아니겠습니까. 자 이제 사람들 세상으로 정답게 봄 맞으러 가세요. 당신이 봄이 되세요. <이경철·문학평론가>

 

산 행 일 : 2010. 3. 7(일

코스개관 : 오룡고개(10:00) - 조약봉(주화산:565m) - 입봉(637m) - 보룡고개 (13:30). 전북 진안군 부귀면, 완주군 소양면

멤버: 당나귀 24명.

날씨: 제법 쌀쌀한 날씨이지만 오는 봄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금호남정맥 한구간은 3주 시산제에 하고 오늘은 금호남 갈림길 산행을 짧게 마치고 흑염소 농장을 방문해 몸보신 산행을 한단다. 특히나 흑염소는 여성한테 좋다고 빠지면 안된다는 회장님 말씀.

점심 안 싸고 간식만 싸 들고 출발.

모처럼 20명이 넘었다. 늘 이 정도만 되도 좋을텐데....

  

 

월간 산에 실린 청량산을 읇은 시가 너무 멋지다고 블로그에 올려 여러사람이 보게 하라고 일부러 책을 들고 오셨다. 배낄 여유가 없어 사진으로...

 

 

 

 

 

 

 

 

 

 

 

 

 

 

 

 

 

 

 

 

 

 

 

 

 

 

 

 

 

 

 

 

10시 지난번 마쳤던 오룡고개 건너편에서 내려 넘의 무덤가에서 출발 출석부 찍고 출발.

오늘, 바람은 제법 쌀쌀하지만 잠바를 벗고 진행해도 큰 무리는 없다.

선두 내달려 죽어라 쫓아가다 포기하고 후미그룹에 서니 조금 여유가 있다.

오늘 코스 몇군데 까끄막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낙엽 깔린 푹신한 길.

멀리 높은 산은 상고대가 피었는지 허옇지만 막상 산길의 눈은 눈씻고 찾아야 겨우 보일 정도다.

 

군데군데 사진 찍으면 좋을 곳이 눈에 띄긴 하지만 쉴 수가 없어 그냥 진행.

부족한 곳은 작가님이 찍어 주실거라 믿으면서....

햇살이 비치면 더운듯하고 구름에 가리면 쌀쌀하지만 그래도 산은 봄단장 준비가 한창인걸 느끼게 해 준다.

다음에 오면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날것 같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함께 산행한 시간이 길어지니 서먹했던 사람들과도 친해져 가족같다. 그래서 산행이 더 즐겁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던 사람들은 하나 둘 알게되고 친해가는 과정들.

금호남 정맥 분수령을 지났고 오늘 최고봉이라는 '입봉'

부부팀은 입을 맞춰야 한다고 놀려 가면서 후미를 기다린다.

이대장님은 누군가와 내기랄 했다며 내달려 보이지도 않고 동안총무님은 후미에서 더덕 캐느라 바쁜가보다.

 

입봉에서 내려가면 오늘 산행 끝이라고 한다.

4시간 걸린다고 했는데 3시간 좀 지났을 뿐인데 하나 더 올라가는거 아니냐고 했는데 정말 끝.

예상시간을 30분이나 단축.

짐이 가벼워서인지 흑염소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아무튼 후미까지 도착해 성수산 자락의 흑염소 농장을 트럭에 실려 갔다.

 

 

 

 

 

 

 

 

육회, 수육, 불고기, 탕.

순서대로 나오는 염소고기는 처음 먹어봤는데도 맛 좋아 많이 먹었다.

딸려 나오는 밑반찬, 김치 등도 맛있었고 서비스로 나온 오미자주는 몸에 좋다고 또 한잔.

오늘 총무님이 캔 더덕을 여성회원들에게만 특별 제공.

싫컷 먹고 떠들었는데도 해가 훤하다.

회장님이 염소 한마리값을 쏘셨다. (감사합니다. 촌사람 처음으로 흑염소 먹어봤습니다)

오늘 그동안 부족한 회비도 보충하고 기운도 남는다고 처음으로 이동 노래방 개설.

한사람 빼고 다들 노래 한곡씩.

 

담주 시산제에는 개인사정으로 참석 못해 마음만 참석.

올 한해도 안산, 즐산 하는 당나귀가 되길.... 

 

-이작가님, 안샘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