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五里) - 이문숙(1958~ )
꿈속에서도 시를 쓴다는 거
내가 알지 못하는 오리(五里) 밖에서도 무슨 일 같은 게 일어나
시를 쓰게 한다는 거
안 잊어버리려고 종이에 깨알같이
그러다 깨어나면
밀초와 촛대 사이 펼쳐져 있던 책
‘순백은 독맹이라’
그 구절 하나 남기고
싹 다 지워진 책
순백의 구름을 이고 혼자 가다가
순백이라는 말 속에 든 독의 싹을 두르고
오리 밖에는 흰 껍질
흰 피를 흘리고 섰는 나무
순백에 들어 있는 이 독한 맹서도 다 지우고
흰 피 흰 껍질 다 말려 흰 두루마리 종이
꽂은 채
(후략)
어려운 문제 풀다 못 풀고 잠들면 꿈속에선 술술 풀렸는데 깨고 나면 다시 까마득. 그렇게 꿈속에서 밤새 쓴 시 깨어나면 잊을까 손 닿는 데 펜과 백지 놔두고 자는 시인들 있는데. 아, 시 쓰기의 괴로움이여. 순수를 찾아가는 외롭고도 모진 길이여. 순백을 향한 의지의 독(毒)마저 지우고 이 홍진(紅塵)세상 티끌로 다시 순수와 위안의 맹아(萌芽) 틔워야 할 시의 길이여. <이경철·문학평론가>
만나는곳: 2010.2.27 (토) 10:00 인덕원역 2번 출구
코스개관: 이미마을-과천매봉-이수봉-국사봉-청계사입구 (10:00~16:00)
날씨: 산행 하기 좋은 날
연휴에 푸르름과 장수샘이 성남에서 모이신다는 정보.
일욜 애주가 지신제가 있어 연휴 스케줄을 포기하던 차 이 참에 언니들에게 마일리지 적립할 기회.
첨엔 남한산성 가자더니 이왕이면 안 가본 곳을 가자 하신다.
내심 삼각산 영봉, 숨은벽을 염두에 두었으나 가까운 청계산이 어떠냐고...
삼각산은 눈 녹은 계절로 양보하고 비교적 호젓한 인덕원에서 산행 시작하기로...
부지런한 언니들 진작 도착해계시다.
나무천사 차량으로 등산로 입구까지 배달해 찻길 걷는 시간은 절약.
영원한 소녀인 큰언니 두분. 그 비결이 뭔지 모르겠다.
오히려 그중 막내인 푸르름이 젤 언니같다.
힘들지 않게 웰빙으로 쉬고 간식 먹고...
과천매봉에 오니 갑자기 불어난 인파들. 단체팀들이 제법 많이 온것 같다.
산행 하면서 메달 소식을 저절로 알게 된다.
컨디션 봐 가면서 진행하기로 했는데 모처럼 긴산행을 해 좋다고...
이수봉 찍고 헬기장에 설치된 나무평상에 앉아 보름나물과 오곡밥으로 밥 먹고 커피와 과일로 마무리...
국사봉까지 무사히 찍고 무사 하산.
온 김에 청계사 관람하고 걸어내려와 마을버스 타고 인덕원으로...
배가 너무 안 고파 밥 먹긴 부담되 가볍게 비빔국수 먹기로..
오늘 저녁과 차는 얼마전 상 탄 푸르름 축하 꽃다발 대신으로 밥을 사신다고 장수샘이 쏘셨다.
밥만 먹고 헤어지긴 너무 서운해 차까지 마시고 귀가 했는데도 날이 훤해 청소까지 한 보람찬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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