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림질을 하면서 - 김서희(1965 ~ )
주름진 당신의 시간들을
하나하나 펼쳐본다
꼬깃꼬깃한 셔츠 깃, 소매 자락
고온 열로 쫙 - 쫙
뜨거운 길을 낸다
하얗게 몽쳐진 옹이가 맺혀있어
스쳐 지나는 그 흔적이 아프다
날을 세운다
빳빳이 깃 날을 세운다
물컹하면 견디기 힘든 세상
물기 젖은 당신의 내일에
자존을 세운다
야무진 내 기도를
함께 눌러둔다.
다림질을 하면서도 내외간은 또 하나가 되는군요. 지나온 당신의 시간과 나의 시간마저 겹쳐지는군요. 애증(愛憎)에 몽친 마음의 주름들도 쫙-쫙 펴지는군요. 당신 일상의 자존을 세우기 위한 기도까지 함께 눌려지는군요. 명절이나 절기 또한 이런 마음 다잡는 다림질일 것을. 설 쇤 마음 빳빳이 깃 날 세우고 자존의 힘찬 일상 맞으소서. <이경철·문학평론가>
코스개관: 연풍양어장-절골-신선암장-안부-신선봉-안부-조령산-절터-양어장
날씨: 날이 풀려 내렸던 눈이 녹아 하산시에는 거의 수중전이었음
멤버: 넷
명퇴 신청을 냈으나 반려된 여산.
올 겨울 제대로 된 여행을 못한지라 제주도를 염두에 두었으나 각자 스테줄도 맞지 않고 비행기 예약도 어려운지라 아쉬운대로 1박 일정으로 길 떠나기로 한 날.
시계가 울리지 않아 일찍 못 일어난 나, 여산도 늦잠 자 이제 출발한다 연락이 왔다.
칼같은 e-book 올라와 올림픽 중계 보게하고 밥하고 도시락 싸고 여산 도착해 아침먹고 출발.
여산 체력이 전만 못해 힘든 산행 못한다고 웰빙으로 가자고 정한 산이 조령산.
휴게소 들렸다 연풍으로 들어섰다.
가는길의 이체불. 부처님 두분이 함께 계시는 특이한 마애불이 길가에 있다.
사진 한장 찍고 산행 기점으로...
양어장 앞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라가는데 조령산만 가기엔 1박 일정이 아까운것 같아 신선봉을 찍고 가기로 한다.
결과론이지만 처음 올라설때 왼쪽 능선을 타고 가 신선봉 찍고 조령산으로 갔어야 했는데 눈 위의 발자국은 계곡으로 나 있다.
신선암봉이라는 거대한 크라이밍장까지는 길이 잘 나 있는데 그 다음부터는 눈은 많지 않지만 길이 희미한 편.
막판 안부 올라서는데 여산 힘들어했다.
안부에서 왼쪽은 신선봉, 우측은 조령산.
신선봉 쪽 능선에 올라서니 조망이 트인다.
신선봉까지 갔다간 허기져 죽을것 같아 일단 바위 위에서 점심을 먹었다.
헌데 여산 자긴 체력적으로 무리라고 신선봉 안 간다고 버텨 결국 셋만 신선봉 찍고 가기로 했다.
신선봉까지는 멀지는 않은데 막판은 슬랩과 암릉, 밧줄구간.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눈이 남아있어 주의를 요하는 구간.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e-book 무사히 올라와 경치 너무 좋다고, 자기 너무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흐뭇해 한다.
여산이 함께 못 와 아쉬워 전화를 하니 안 온다고...
홀로 온 등산객 한명이 지나가고 정상사진 찍고 우리도 조령산으로....
안부까지 되돌아와 올라가는 조령산. 결코 웰빙이 아니었다.
녹아가는 눈 덮여있는 암릉길. 발이 푹 빠지면서 미끄러진다.
줄잡고 몇번 매달렸다 겨우겨우 여산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조망은 조령산쪽이 훨씬 근사한것 같다.
정상에서 사진 찍고 능선 따라가다 하산하자 하니 코스가 길것 같다고 한다.
이화령에서 직접 올라오면 코스가 짧은데 차량 회수가 문제가 되는지라 되돌아 내려가다 절터로 내려가는 계곡길로 가기로..
계곡길은 짧아서 좋긴 한데 눈이 녹아내려 발이 점점 젖어온다. 메기 잡게 생겼다고 웃기는 여산.
발 적셔가면서 겨우겨우 출발점 도착.
꼬박 5시간 걸렸다.
힘들지 않은 산 간다면서?
이렇게 난코스 일줄 몰랐다는 여산.
다음에 다시 온다면 능선으로 해서 신선봉 찍고 조령산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절골로 하산하는 길로 오면 길 중복도 되지않고 멋진 바위도 많이 만날 수 있을것 같다. 아는만큼 볼 수 있는 산.
문제는 다녀오기 전에는 지도도, 산행기도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는 것.
문경온천에 가 목간하고 그 앞 식당 (장원급제: 054-571-3999 문경약돌보쌈칼국수전문점)에서 정식과 칼국수로 조촐한 저녁 먹고 예약해 놓은 조령산 휴양림으로..
휴양림에서 올림픽 보다 잤다.
내일은 비가 내린다니 산행은 물 건너 간것 같다...
-여산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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