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히대장 팬클럽 박산행 (주금산, 5/4~5)

산무수리 2010. 5. 6. 23:34

5월 -김영랑(1903~50)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이랑 만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도 엽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수놈이라 쫓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있는

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5월은 이 시인의 시편에서 자주 등장하는 계절. 사물을 시각화하고 있는 현란하고 싱싱한 심상들이 경쾌한 리듬과 어울려 절창을 빚어내고 있다. 구불거리며 벋은 길은 골목으로 이어져선 집집마다 울긋불긋 꽃을 피우지만, 들길로 내달아선 초록에 물든 생기 넘치는 들판을 펼쳐놓는다. 음양을 교태로 가득 채워 생식과 번창을 배가시키는 이 싱그러운 봄이 우리를 유혹해 낸다. 시각적인 율동을 시의 리듬에 실어 자연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조화를 부여하는 영랑의 솜씨를 보라. <김명인·시인>

 

만나는곳:2010.5.4 (화) 21:30 몽골문화촌주차장

코스개관: 몽골문화촌 주차장-2코스-정상 전 헬기장박-독바위-정상-1코스 하산 -주차장

멤버: 히말라야 관계자 13명

날씨: 바람불어 좋았던 날

 

2009.5.5 블로그에서만 만나던 둘리, 히대장을 처음 연인산에서 만나 벌써 1년.

좋은 대장 만난 덕분에 지리산 박산행의 호강을 누렸던 2009.

작년 12월 연말 화대종주 후 함께 산행을 못하다 모처럼 날짜를 맞춘 날.

욕심같아서는 경방이 끝난 지리에 가고 싶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가까운 주금산에서 박산행을 한다고...

 

퇴근 후 집에 들렸다 배낭꾸려 화서역에서 둘리,산바람을 만나 둘리 차로 이동.

초장부터 엄청 막혀 2시간반 꼬박 걸려 밤 10시 겨우 도착.

다른 멤버들은 올라가버리고 히대장만 우릴 기다리고 있다.

우리도 바로 출발.

  

 

초장 포장된 임도를 지나고 비포장 임도를 지나고 계곡 넘어 왼쪽 코스로 올라가니 잣나무같은 숲속을 헤치고 올라간다.

쉬지않고 올라가니 곧 후미를 따라 잡았다. 힘들어하는 백성 짐을 산친구가 나누어 지고 올라가니 한팀이 쉬면서 전을 먹고 있어 하나 얻어먹고 올라가니 바로 위 헬기장에 재명씨 텐트가 쳐 있다.

재명씨, 선미씨, 그리고 존함으로만 듣던 san4u라는 분을 뵙게 된다.

헬기장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젤트 날아갈까 겁난다. 히말루를 바람속에서 치고 있으려니 히대장이 후미와 올라와 곧 교통정리 해 히말루, 새로만든 젤트 두동을 쳤다.

원래 나란하게 쳤어야 했는데 바람피하다 보니 여의치 않다.

그 와중에 일본의 두소영씨가 전화를 해 여러사람과 통화를 했다.

지리산 다녀온걸로 계속 자랑하고 산다고....

 

 

12시다되 도착해 집짓고 거의 1시가 다 된 시간 한밤의 만찬.

회로 시작해 쇠고기까지만 먹었다. 술도 양주, 더덕주 맛보고 허리가 너무 아파 일찍 퇴장해 잤다.

둘리도 먼저 와 자는것 같고 잠결에 '만두 먹자'라는 히대장 말에 선미씨 벌떡 일어나 나간다.

아무튼 거의 새벽까지 선수들은 단합대회를 했다던가?

 

 

 

새벽 누군가 일어나 움직인다.

히대장이 일어나 밥 하는줄 알고 일찍 잤으니 밥 하는거라도 도와야 할것 같아 일어나니 5시까지 꼬박 샌 사람이 많다고 한다.

 san4u께서 일어나 텐트를 정리하고 계셨다.

나때문에 우리 텐트 다 일어나고 솥 2개에 밥 안치고 아침 준비.

찌개는 둘리표 청국장과 부대찌개.

 

 

 

 

구름이 끼어 일출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운해가 나즈막히 깔려있어 박산행의 즐거움을 준다.

그래, 바로 이맛이야~

밤에 올라와 아무것도 못 봤는데 진달래도 제법 피었고 연둣빛 산이 제법 곱다.

 

 

 

 

 

밥 두솥이 하나는 된밥, 하나는 진밥. 누룽지까지 끓여 잘 먹었고 남은 찌개는 재명씨가 페트병에 담아 지고 내려간다고...

헌데 내가 잠든 사이 재명씨의 건배구호가 좀 거시기 했다던가?

본인은 기억도 없다는데 졸지에 타락천사가 되 버린 재명씨. ㅎㅎ

 

 

 

 

 

 텐트 걷고 출석부 찍고 짐 다 싸 출발한 시간이 9:00

코스는 정상찍고 원점회귀산행을 하기로.

 

 

 

 

 정상 가기 전 독바위 올라가 우리가 잔 헬기장을 내려다보니 제법 멋지다.

 

 

 

주금상 정상.

히대장 동창 주 내 초등 후배도 한명 있어 졸지에 선배님 대접을 받았다.

 

 

하산길은 1코스라는데 어젯밤 올라온 2코스보다는 좋아보였다.

얼레지 군락지도 보였고 족두리풀, 피나물, 노랑무늬붓꽃 등 잘 못보는 내 눈에도 야생화가 피어있었다.

11:20 경 2코스 합수지점에서 우리를 놓친 내 후배 와 그 친구 2명을 기다리는데 둘리가 오후 점방 문을 열어야 겠기에 양해를 구하고 세명은 먼저 퇴장.

 

 

 

차 회수하고 오는길 비빔국수로 점심을 때우고 평촌에 내려준 시간이 13:30.

박 산행 치고는 산행이 짧아 조금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5개월 만에 큰 배낭을 매고 집을 나서는데 마음이 설렜다.

지리에 들 날을 꿈꾸며.....

 

-히대장 사진 추가

 

 

 

 

-둘리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