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함의 세계 - 김행숙(1970~ )
이곳에서 발이 녹는다
무릎이 없어지고, 나는 이곳에서 영원히 일어나고 싶지 않다
괜찮아요, 작은 목소리는 더 작은 목소리가 되어
우리는 함께 희미해진다
고마워요, 그 둥근 입술과 함께
작별 인사를 위해 무늬를 만들었던 몇 가지의 손짓과
안녕, 하고 말하는 순간부터 투명해지는 한쪽 귀와
수평선처럼 누워 있는 세계에서
검은 돌고래가 솟구쳐 오를 때
무릎이 반짝일 때
우리는 양팔을 벌리고 한없이 다가선다
툭툭 끊어놓은 듯 생략해 버린 채 전개되는 시의 맥락들을 복원해 보면, 기지 넘치는 언어로 구축한 이 시인의 화법(話法)이 읽힌다. 함께 있고만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면 나는 결코 먼저 일어서고 싶지 않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순간이라면, 그 아쉬움은 “검은 돌고래가 솟구쳐 오르”듯 온몸을 다한 안타까움으로 사무쳐올 것이다. ‘다정함’을 생각이 아니라 느낌 그대로 감각하는 순간들이 선연하게 떠오른다. <김명인·시인>
만나는곳: 2010.5.1 (토) 13:30 수유역 3번 출구
코스개관: 도선사입구-할렐루야기도원통과-소귀천-산성월담-대동문-아카데미하우스 (14:20~17:30)
날씨: 화창한 봄날
오합지졸의 목표는 한가지.
일단 산으로 끌어내기. 산행의 난이도는 차후 문제.
오늘도 역시나 두사람이 일때문에 산에 올 수 없어 셋만 만났다.
순한공주 수욜 산행때문에 다리가 아직 아파 하산때 힘들다고 못 온다는걸 무조건 오라 했다.
점심대신 수유역에서 옛날식 핫도그를 먹어가며 도선사 입구로...
이쪽 벚꽃이 피다 못해 흐드러지고 있다. 특히나 할렐루야 기도원 내 벚꽃이 바람에 날려 맘을 생숭생숭하게 한다.
날씨도 팍 풀려 덥다.
소귀천 계곡길로 가니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약수물도 마시고 짬짬히 쉬어 가면서 힘들지 않게 가려는데 내 몸은 팀에 따라 달라지는지 나도 힘들다.
살살 걷고 짬짬히 쉬고 꽃도 보고 조망도 하고...
그래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산에 와 주는 친구들이 고맙다.
능선에 붙었다.
욕심부리지 않고 대동문에서 하산하기로 했다.
진달래능선길은 계단이 특히나 많은지라 그중 짧은 코스인 아카데미 하우스로 하산하기로...
헌데 이 길도 이렇게 돌이 많고 쇠난간이 많은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
그래도 오늘 꽃구경은 싫컷 해 참 좋다 하면서 즐겁게 하산.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차 한잔 마시고 가자는 리사.
여기 한번도 안 들어가 봤는데 높지 않은 건물 스카이 라운지가 보기보다 조망이 아주 좋았다.
내려다보이는 벚꽃도 정말이지 화사했다.
하늘에게 전화를 해 보니 아직 퇴근도 못하고 저녁도 못 먹고 일하고 있는데 배 많이 고프단다.
그래? 그럼 우리가 달려갈께.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오란다. ㅎㅎ
차는 다음에 마시기로 하고 택시타고 혜화동으로~
하늘 근무지 바로 앞의 '우드리'
가정식 반찬처럼 깔끔하고 주인도 소박하니 편안하다.
만두국과 낙지비빔밥으로 허기진 백성들 잘 먹었다. 하늘이 쐈다.
차 마실 시간 되는거지? 그럼~
식당 뒷쪽 하얗게 인터리어 된 집이 예쁘다.
안 그래도 가보고 싶었다고...
들어가 이것 저것 골고루 시키고 멋진 인테리어를 넣고 사진도 찍고 놀았다.
그래도 만나 이렇게 저녁도 먹고 이바구도 나누니 기분이 많이 풀렸다는 하늘.
우리 시간 될때마다 열심히 산에 가고 열심히 살자.
오늘 순한공주가 장갑을 한켤레씩 선물한다.
지난번 아차산에서는 유미공주가 선크림을 하나씩 주더니 웬 횡재?
거기다 찻값까지 내네?
있는건 돈밖에 없다고?
어찌 사는게 잘 사는건지 모르겠다고.
글쎄 더 나이먹어 이 시절을 그리워 할만큼 열심히 할 수 있는걸 하면 되는거 아닐까?
노후준비는 재테크도 중요하시면 우(友)테크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지 않을까?
건강은 기본이고...
이런 편안한 친구들을 만난 시절인연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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