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상추쌈을 무척 좋아 하나요’-유용주(1960~ )
보약을 먹어도 시원찮을 여름,
나무와 시멘트와 온갖 잡동사니 먼지에
땀 쌈장을 만들어
볼이 터지도록 눈을 뒤집어 까며
시어머니, 삶이라는 시어머니 앞에서
훌러덩 치마 깔고 퍼질러 앉아
불경스럽게 불경스럽게……
언젠가
내 너의 머리카락을 죄 쥐어뜯고 말리라
찌는 더위 피할 것만 아니라 웃통 벗고 확 한번 맞붙고 싶다. 공사현장에서 노동의 구슬땀 한번 시원하게 쏟고 싶다. 퍼질러 앉아 불볕에 벌겋게 데인 상추쌈 한번 볼 터지도록 먹고 싶다. 불볕더위 건설현장 아낙네와 그 여인네 치맛자락 같은 상추와 시인의 오기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강인한 근육질 언어, 원색적 삶 건강하다. <이경철·문학평론가>
코스개관: 백령고개 (10:10)-인대산-채석장-오항리-배티재 (16:40)
날씨; 여름 부럽지 않던 날씨
멤버: 당나귀와 게스트 21명
내 파트너 경란씨 오늘 바빠 못왔고 남미언니 부부는 부회장님이 관절경 수술을 해 역시나 결석.
헐, 같이 페이스 맞출 사람도 밥 같이 먹을 사람도 없다는거야?
안 그래도 지친 몸에 마음까지 우울하다. 누굴 믿고 산행 하라고....
지난번 정자 앞에서 출석 사진 찍기.
오늘 날씨 장난이 아니다. 물도 많이 먹힐것 같다.
그런데도 오늘 멤버는 드디어 20명을 넘어서 동안총무 머리수 세는 손가락에 흥겨움이 넘친다.
게스트까지 많은데 헤맬걸 생각하니 한숨만 나네...
그새 푸르름이 짙어져 그늘이 많아 햇살을 가리는건 좋지만 조망이 별로 없는게 옥의 티.
초장 조금 올라가 평탄한가 했더니 하염없는 낙엽쌓인 내리막에 두번 자빠지며 막판 스틱이 휘어 버렸다.
혹시나 펼 수 있을까 밟다 완전히 부러져 버렸다. 갈수록 태산이다.
이래저래 후미는 내 몫이네...
지난 산행에서 역시나 넘어져 스틱 한짝 부러뜨런 성사장과 동안총무는 나물 뜯으랴 더덕 있나 찾아보랴 바쁘다, 바빠.
한없이 내려오니 또 하염없이 인대가 늘어나도록 올라가니 나타난 인대산 정상.
후미 몇명 빼고 일단 이곳에서 출석사진 찍음.
후미가 이곳을 안 올라온다고 해 되집어 내려가 밥 먹을 자리를 찾았으나 마땅히 없어 결국 길거리에서 밥을 먹기로...
그 와중에 개발딱취(단풍취라고 함) 를 꺾느라 바쁜 모습들. 특히나 장 청소에 특효라고...
지친 후미는 인대산 정상에서 도로 백해야 했는데 직진해 헬기장까지 다녀왔다고...
헐, 알바까지 했다고?
오늘 게스트가 선두에 서는 민망한 상황 연출. but, 선두가 다 좋은건 아니라는게 잠시 후 판명.
걸음이 느린지라 선두 떠난 뒤 중간즈음에 경림씨와 함께 가는데 곧 길이 나온다. 알고 보니 채석장.
길 건너 오르막 올라가는데 앞서 간 막내가 서있다. 선두는 앞서 갔는데 표지기는 우측으로 매여져 있다고...
선두가 길을 잘못 든것이라고 판명.
동안총무와 연락해 우측길로 가고 이대장은 알바생 데리러 가고....
길 한번 더 건너고 내려가니 지도에서 본 정자가 나타나고 버스 다니는 길이 나왔다.
헌데 후미가 제일 먼저 도착해있다. 알고 보기 길을 따라 바로 내려왔다고...
결국 이곳에서 선두가 후미되는 대역전극이 펼쳐짐.
성사장과 하사장부부는 이곳에서 산행을 마친다고 함. 그래서 스틱 한짝 빌렸다.
일단 이곳에서 남은 술도 마시고 과일도 먹고 원기회복 후 배티재까지 가자~
/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타나고 이곳에서 대둔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와~
이곳에서 사진 몇장 찍는 사이 게스트 여자 둘이 또 우측으로 하산해야 했는데 좌측으로 또 갔다.
알바 전문인것 같다. 대간, 정맥 경험이 없이 발은 빨라 나타나는 해프닝. 곧 전화해 백 했다고...
천하장사급 박사장님이 허벅지 통증이 온다고 약 먹는 해프닝.
다음에 갈 대둔산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5월 4주 10명에 멤버들은 화대종주에 도전한다고...
지리산 갈 사람들은 훈련산행이라 오늘 대둔산까지 가야한다고 웃기는 동안총무.
6시간 반 만에 드디어 배티재.
7시간 예상했는데 덜 걸려 버스가 안 와서 전화해 도착.
오늘 저녁은 지난번 부친상 보답으로 강사장님이 쏘신다고...
추부 추어탕집으로 출발~
추어탕집이 유명하다는데 난 맛 좋게 먹었는데 미꾸라지가 너무 덜 들어갔다, 반찬이 인색하다, 물을 탔다고 불평하는 백성들도 있었다.
밥 잘 먹고 6시 경 출발.
차는 크게 밀리지 않고 9시경 무사히 농수산시장 앞에 하차.
동안총무님과 성사장님 나물 뜯어 골고루 나누어줘 눈 뜨고도 나물 못찾는 나같은 백성도 나물 먹는 호강을 했다.
멤버가 늘어가는건 좋은 일이지만 게스트들이 어찌나 기운들이 넘치는지 가는 차 안에서도 떠들더니 귀경길도 떠든다.
산행 자체만 해도 버거운 나같은 백성은 참 힘들다~
조용히 오고 싶다...
집에 가는 길 하늘의 '저 별과 달' 의 기막힌 어울어짐.
오늘이 뭔 날인가?
DSLR 이면 더 잘 잡았을텐데.....
하긴 이나마라도 잡은것만 해도 신통하다~
-똘배님의 멋진 작품. 즐감 하시라...
-이작가님 작품 추가
-안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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