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 -이우걸(1946~ )
이 비누를 마지막 쓰고 김씨는 오늘 죽었다
헐벗은 노동의 하늘을 보살피던
영혼의 거울과 같은
조그마한 비누 하나.
도시는 원인 모를 후두염에 걸려있고
김씨가 쫓기며 걷던 자산동 언덕길 위엔
쓰다 둔 그 비누만 한
달이 하나 떠 있다.
김씨는 누구일까? 혹시 나일까, 아니면 너일까, 아니면 그일까? 아니면 그녀일까? 아니면 우리 모두? ‘김씨’의 시적 스펙트럼은 무척 광활하다. 이 시대의 노동하는 모든 이들이 그 스펙트럼에 걸려들 것이다. 우리가 남기는 것은 ‘쓰다 둔 비누’ 혹은 ‘비누만 한 달’일지도 모른다. 언덕길의 달빛 같은 헌 추억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언덕을 비추지 않을 것인가? ‘쓰다 만 그 비누만 한 달’로라도 언덕길을 끊임없이 비추는 당신들. 그러면 그 언덕길로 곧 누군가 따라오리라. 언제나 아침이다. 모든 죽은 이들이 말갛게 당신의 걸음 속에 고이는 아침. 시는 이렇게 표면의 언어휘장 뒤에 숨은 두꺼운 언어를 읽게 함으로 시이다. <강은교·시인>
재작년 친구가 비누를 만들었다고 몇장 얻었다. 내심 별로 신뢰가 가지 않아 쓰지 않고 놔 뒀는데 다른 친구가 그걸 보더니 수제비누 사서 쓰는것 보다 훨씬 좋다고 상하기 전에 빨리 쓰라고 한다.
그래 그렇게 좋은거야?
올해 마사지 받는 곳에서 천연비누를 사서 쓰라면서 이걸 쓰면서 크린징 제품 쓰지 말고 세안 하고 나서도 로션 등을 바르지 말라고 한다.
세안 후 아무것도 바르지 않아도 되니 이건 지키기 쉬웠다.
내심 반신반의 하면서 천연비누를 쓰고 로션을 쓰지 않았는데도 얼굴이 당기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클린징도 이중 세안을 해야 좋은줄 알았는데 안해도 아무렇지도 않은걸? 오히려 간편하기도 하려니와 피부도 좋으면 좋았지 나빠지진 않는걸?
블로그얌에서 비누떡 체험단을 이벤트가 공모되 혹시나 해 응모를 했는데 아싸, 당첨 되 추석 선물로 백설기 모양의 비누를 몇장 보내왔다. 직접 쓴 메모까지...
이걸 본 남푠 왈, 이게 떡이냐고...
떡은 떡인데 얼굴이 먹는 떡이야. 헌데 너무 정성스럽게 포장을 해 쓰기 아깝다.
내가 받은 떡은 어성초, 율피, 녹차, 쌀겨 등등. 먹을 수 있는 식품을 피부에 쓰는 비누떡.
포장이 너무 예쁘고 친환경적이라 쓰기 아까워 며칠 놔 뒀다 체험기를 써서 올리는게 이벤트의 약속인지라 어성초 비누를 쓰고 있는데 당연히 크렌징을 하지 않고 비누로만 세수를 한다.
친구가 만든 아마추어 제품에 비해 거품도 더 잘 나고 부드러움이 추가되 비누로 얼굴을 마사지 하는 느낌이다. 또한 세안 후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데도 당기는 느낌이 없다.
특히나 난 주말엔 거의 산행을 하기에 자외선에 노출이 많이 되는것 치고는 피부가 많이 상하지 않은건 천연비누를 덕을 보는것 같다.
이중세안을 하지 않아도 되니 세제도 덜쓰고 물도 아끼고 세안 후 화장품도 바르지 않으니 이래저래 친환경적 미모관리를 할 수 있는것 같다.
딸리는 미모야 어쩔 수 없지만 타고난 거라도 열심히 지켜는게 미모를 지키는 방법인데-미모는 타고나는게 반, 지키는게 반 이라는게 무술의 미모철학- 이왕이면 몸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고 시간절약도 되는 천연비누는 일거양득이다.
클린징을 버리고 비누떡을 사용해 보라 권하고 싶다.
이중세안이 꼭 필요하다는건 화장품 업계의 고도의 상술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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