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0일기

북한산 둘레길 맛보기 (10/6)

산무수리 2010. 10. 11. 21:09

오늘, 쉰이 되었다 -이면우(1951~ )

서른 전, 꼭 되짚어 보겠다고 붉은 줄만 긋고 영영 덮어버린 책들에게 사죄한다 겉 핥고 아는 체했던 모든 책의 저자에게 사죄한다

마흔 전, 무슨 일로 다투다 속맘으로 낼, 모레쯤 화해해야지, 작정하고 부러 큰 소리로 옳다고 우기던 일 아프다 세상에 풀지 못한 응어리가 아프다

쉰 전, 늦게 둔 아이를 내가 키운다고 믿었다 돌이켜보면, 그 어린 게 날 부축하며 온 길이다 아이가 이 구절을 마음으로 읽을 때쯤이면 난 눈썹 끝 물방울 같은 게 되어 있을 게다

오늘 아침 쉰이 되었다, 라고 두 번 소리 내어 말해보았다

서늘한 방에 앉았다가 무릎 한 번 탁 치고 빙긋이 혼자 웃었다

이제부턴 사람을 만나면 좀 무리를 해서라도

따끈한 국밥 한 그릇씩 꼭 대접해야겠다고, 그리고

쓸쓸한 가운데 즐거움이 가느다란 연기처럼 솟아났다


고생을 많이 한 이들에게서 왜 좋은 시가 나올까? 아무튼 이 시인은 보일러실에서 하루 일을 끝내고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시를 건진다. 당신도 서 계셨을 정류장. <강은교·시인>

 

 

만나는곳: 2010.10.6 (수) 14:00 불광역 2번 출구

코스개관: 성너머길끝지점-구름정원길-마실길-내시묘역길 시작점 (14;00~17:40)

멤버:온몸 굼벵이 산악회

날씨: 화창하다 못해 더웠던 날

 

춘천의 짱해피를 만난게 작년 가을 청계산 이후 못 만난것 같다.

바쁘기도 했고 짱 직장 환경이 전보다 열악해져 시간 내기도 쉽지 않았다.

백수기간 만나러 가기로 했었는데 그 조차 여의치 않아 미루다 겨우 날짜를 맞춘 날.

1시에 만나 둘이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산 아래 동네답게 술안주 위주의 식당이 대부분이다.

스파게티 집이 있어 들어가 시켜 먹는데 먹어도 배가 전혀 안 부르다.

너무 양이 적다고 마늘빵이라도 달라고 했더니 아줌마들은 나오는대로 다 먹지만 아가씨들은 남긴다나 뭐라나?

나보다 더 양이 적어보이는 짱은 남겼네?

마늘땅 더 준것 나만 몇개 더 먹고 나니 커피 서비스까지 준다고 하는데 원래 나오는건 아니라고..

내심 재수없는 아줌마 걸렸다고 생각했을것 같으니 웃음만 난다. 식당에서도 맘에 안들면 말이라도 해 보는거구나...

식당 나온 짱 왈, 아가씨는 남긴다는 말에 얼른 포크를 내려 놓았다나 뭐라나?

그렇다고 아지매가 아가씨 되냐? 차라리 보자기 쓰고 성냥팔이 소녀 되는게 빠르겠다... ㅎㅎ

 

 

문제는 짱의 복장.

피치못할 사정으로 동상 큰 청바지 입고 바지에 등산화가 안 어울린다고 평상화를 신고 왔다. 그래가지고 쪽두리봉 올라가겠냐?

어쩔 수 없이 둘레길이나 걸어야 할것 같다.

2시에 만난 쫀누나 둘레길 걷는다니 더 좋단다. ㅎㅎ

바지 하나 즉석에서 사 입고 출발.

 

 

북한산생태공원

 

 

 북한산 생태공원에서

 

아파트 공사완료 하면서 등산로 입구를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놓고 나무계단을 끝없이 설치.

이곳에서 길을 건너 장미공원으로 가는 둘레길은 성너머 길이라고....

우린 하늘공원길로 가기로 하고 둘레길 표지판을 걷고 걷는데 대부분 주택가 골목길 수준.

 

 옛성길 일부구간

 

 구릅정원길 시발지점

 

 

불광사... 

 

 

 

 

하늘전망대...

 

불광사 옆을끼고 오르내림을 하고 걷다보니 나타나는 하늘전망대. 제법 괜찮다. 그리고 이어서 나타나는 스카이 워크길.

나무데크로 길을 억지로 내 놓은곳 같다. 떠 있으니 스카이 워크 맞나?

 

 

 

 

 스카이워크...

 

 

 

 

 

 대호아파트-족두리봉 길과 교차하는 곳...

 

산은 위로 올라가야만 하는줄 알았는데 둘레길은 등산로 입구를 횡으로 연결한 길들.

길 없는 곳은 나무데크, 계단 등을 쌓았고 철조망을 끼고 걷는길도 많긴 했지만 산행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부담없이 산자락에 닿을 수 있지 싶다.

다 평지는 아니고 군데군데 오르내림은 있어 산행의 맛을 조금은 느낄 수 있는 길.

 

 

 

 

 

 15:12  정진사 입구...

 

 

 

 

급유하기?

 

중간중간 동네를 만나니 가게에 들러 간식도 살 수 있다. 단 둘레길 주변의 민원은 많이 생길것 같다. 주말이면 인파에 줄서서 갈 지경이라고..

그리고 산행을 위주로 한 사람들은 길이 너무 심심해 예정시간보다 너무 빨리 끝나 재미가 적다고...

 

 

 묵집 홍보대사 순이라던가?

 

 불광중학교 후문...

 

 

 

 

 

 

 

 은평신도시.. 폭포동이라나 뭐라나?

 

둘레길 덕분에 은평신도시 맛보기도 가능하다. 바로 뒷산이 삼각산이니 참 좋겠다.

 

 

 선림사 입구...

 

 

 

 

 배드민턴장의 멋진 쉼터.

 

 

 

 

 

 

 

 

 

 

기자촌전망대에서

 

 

 

 

 

 

 

 화의군 묘역(세종의 여섯째 아들 이영. 단종복위사건에 연루되어 금산에 유배되었다가 사사됨)

 

진관생태다리

 

 

 

 

 진관사 입구(둘레길은 공사중..)

 

 

 

 

 

 숙용심씨 묘역

 

 

 

 

 은행나무숲

 

 

 

 

 

 

 

사슴짐이라는 넘의 식당을 가로지르기...

 

 

 

 구삼천교

 

 

 

 

 

 

 

 

 

 여기소

 

 

백화사입구로 의상능선 시작점

 

이 경로당은 내일도 통과해야 하는 길.

등산로 입구로만 생각했는데 둘레길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숨차지 않게 걷고 이야기 나누기는 참 좋았던 길.

일삼아 한바퀴 뺑 돌면 좋을것 같다는 짱.

한번쯤은 쭉 둘러보는것도 나쁘진 않을것 같다. 윗 언저리를 주로 다녔으니 아래 언저리도 어디와 어디가 연결되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있을것 같다.

단지 아쉽다면 둘레길이 절 이름만 있지 절을 둘러보려면 일부러 찾아 들어가야 하는게 아쉽다.

 

 

 

 두부마당에서 뒷풀이.

 

썩 맛이 좋진 않았던 두부찌개.

멀리서 온 짱이 계산을 해 버렸다. 다음엔 쫀누나가 일찌감치 예악.

언제 가는데?

 

짱동상, 몸이 힘들수록 마음의 여유를 찾아야 한단다.

일과 상관없는 언니들을 만나면 몸은 피곤하겠지만 마음에는 휴식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담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