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 - 김준태 (1948 ∼ )
초등학교 1, 2학년 애들이려나
광주시 연제동 연꽃마을 목욕탕
키가 큰 여덟 살쯤의 형이란 녀석이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여섯 살쯤 아우를
때밀이용 베드 위에 벌러덩 눕혀놓고서
엉덩이, 어깨, 발바닥, 배, 사타구니 구석까지
손을 넣어 마치 그의 어미처럼 닦아 주고 있었다
불알 두 쪽도 예쁘게 반짝반짝 닦아주는 것이었다
그게 보기에도 영 좋아 오래도록 바라보던 나는
“형제여! 늙어 죽는 날까지 서로 그렇게 살아라!”
중얼거려주다가 갑자기 눈물방울을 떨구고 말았다.
가끔 아주 어린 아이가 “왜 살아요?”하고 물어오면 무어라고 답할까, 궁해진 경험이 있으리라. 그럴 때 무어라고 대답했었는가, 우리는 결코 나이 먹으면 이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대답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시를 읽으면, 그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을 보는 듯할 때가 있다. 그러니까 대답은 아주 암시적이긴 하지만, 시가 아닐까? 시는 인생에 각주(脚註)를 달게 한다. 그 때문에 몇 푼 안 생겨도 나는 시를 쓰고, 아마 다른 시인들도 그러는 모양이다. 아, 우리들 삶의 ‘각주이며 연결’인 시! <강은교·시인>
오합지졸 월례산행.
월례산헹이란 말이 무색하다. 제대로 산행 한번 못 해 본것 같다.
오늘도 리사, 유미공주, 졸리는 이런 저런 사정으로 못오고 미녀삼총사만 출동.
만나기로 한 시간이 되가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래가지고 산에 가겠냐구요...
인왕산을 갈까하다 경복궁역에서 광화문출구 쪽으로 나오니 관광객이 제법 많다.
경복궁 언저리 돌아 삼청동으로 오니 여기도 한쪽 보도블록 공사중이라 어수선 한데도 관광객들이 인산인해.
잠시 찻집에 들어가 하늘이 궁굼해 하던 메뉴도 먹어보고 삼청공원에서 말바위 연결지점까지 가기.
우산쓰고 제법 내리는 비를 맞고 와룡공원 입구까지 나온다.
저녁 먹기엔 간식을 너무 많이 먹은지라 오늘은 뒷풀이 없이 해산.
모처럼 산에 가려고 했는데 정말이지 많이 아쉬운 오후였다.
집에 와 보니 시민축제를 한다는데 비때문에 거의 파장 분위기.
잠시 둘러보고 사과 몇알 사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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