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茶(차) -김현승(1913∼1975)
가을은
술보다
차 끓이기 좋은 시절……
갈가마귀 울음에
산들 여위어가고
씀바귀 마른 잎에
바람이 지나는,
남쪽 십일월의 긴긴 밤을,
차 끓이며
끓이며
외로움도 향기인 양 마음에 젖는다
갈가마귀 울음소리로 보아 겨울 문턱이다. 스산한 울음소리 속에 아직 당도하지 않은 북방의 날 선 바람과 곧 들이닥칠 눈보라의 매서운 기운이 서려 있다. 이를 예감한 산들이 여위고 있는 것이다. 산들이 여윈다는 한 구절 속에서 11이라는 숫자처럼 수척해진 나무들, 그리고 그 나무들을 닮은 고독한 영혼을 더듬어볼 수 있다. 씀바귀 마른 잎을 더욱 바삭거리게 하는 바람이 남은 물기마저 다 소진시킬 듯 살갗을 훑고 지나간다. 이 쓸쓸한 시간 속에서 차를 끓이는 일이란 자칫 울적해지기 쉬운 마음을 우려 향이 배게 하는 일이다. 찻물에 어린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그런 나를 한 모금씩 음미하면서 ‘외로움도 향기인 양’ 긴긴 밤을 소슬하게 하는 일이다. <손택수·시인>
엊그제 네팔 엄홍길 학교 돕기 프로젝트에 다녀온 리사.
심신이 피곤해 거의 20여 시간을 자고 깨어났다고 한다.
토욜인데 집에 있냐고 놀라는 하늘. 부르면 나오냐고 해 다들 바쁠줄 알고 안 불러줘 의외로 한가하다고 즐거운 마음으로 나가노라 했다.
혜화동에서 만나 커피숍에서 만나 일단 밀린 이야기 나누기.
그리고 그 옆 된자예술에서 밥 먹기.
구정 전 남자 넷이 만나 광장시장 근처에서 음주가무를 하고 놀았다고 한다.
더 놀라운건 음주와 안 친한 여산까지도 술을 마셨고 노래 솜씨는 깜짝 놀랄만한 실력이라 기죽었었다고.....
참 안 어울린것 같은 조합인데 의외로 잘 논다고 웃었다.
우리도 만나 집도 하나 사고 커피숍도 하나 창업하고 하는 공중누각을 한참 지었다.
뜻이 있는 곳에는 과연 길이 열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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