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내수리 - 김명순(1896~1951)
귀여운 내수리
사람들의 머리를지나
산을 기고바다를헤여
골속에 숨은 내맘에오라.
맑아가는 내눈물과
식어가는 네한숨
구을느는 나무닙과
서른춤추는 가을나비
그대가 세상에 업섯던들
자연의노래 무엇이새로우랴.
귀여운내수리 내수리
힘써서 압흐다는 말을말고
곱게참아 겟세마네를넘으면
극락의문은 자유로열니리라.
(후략)
우리나라 근대 최초의 여성 시인으로 불리는 김명순. 나혜석과 더불어 일본에 유학까지 한 신여성이며 시와 소설 등 다재다능하던 그녀. 그러기에 그녀가 걸어갔던 길은 지난한 것이었다. 호는 탄실로서 남자 문인들에게 ‘조금 별난’ 여자로밖에 이해되지 않던 그녀들의 문학, 그렇지만 그녀들은 계몽주의자였고 민족주의자였다. 위의 시도 육사보다 이른 시기에 쓰인 저항시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의 ‘내수리’는 ‘그대’이다. ‘조선 민즁’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그녀들을 이해해 주고 있는가. 기억조차 하고 있지 않진 않는가. 우리의 후손들도 우리를 인정해 줄까. 우리가 김명순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듯이 기억조차 하지 않지 않을까? <강은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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