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1 산행기

봄날 금북정맥 3구간 이어아기 (각원사-황골, 4/17)

산무수리 2011. 4. 19. 00:30

마흔다섯 - 이영광 (1965 ~ )


어쩌자고, 사람을 해쳐 쫓기다 깨어난 새벽

오그라든 집은 세상 끝의 은신처거나 감옥이다

살생도 도주도 숨음도 다 이,

땀에 젖은 몸뚱이가 어둔 밤에 저지른 일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감생활이요

깎지 못할 형량이다


시집 한 권. 너무 좋은 시가 많아 어쩔 줄 모르겠다. 짧은 시 골랐다. 세상 나이와 상관없이 제 삶 다 살아둔 것 같은 생이 있을 것이다. 시인의 많은 시의 표정이 그러했다. 어리든 중간이든 늙었든 한평생 몸 껴입고 목숨 사는 일은 불상사인 것이다. 시에서처럼 꿈에서 사람을 해치고 쫓기는 중죄자의 길, 돌이킬 수 없는 옥죄는 사태인 것이다. 꿈속에서 저지른 살생과 도주는 현실 삶의 광포와 끝없이 도망 중일 뿐인 삶의 노역을 유비한다. 그래서 세상 집, 몸은 죄인의 은신처이며 감옥으로 뒤바뀌게 된다. 암만 어두운 밤, 꿈으로 저지른 일이라도 살생은 살생이어서 변명의 여지가 없고, 형량을 깎아주는 선처를 바랄 수 없다. 꿈 세계 세상살이 다 엄혹한 것이다. 마흔다섯. 하늘 땅 어디에다도 동정을 청해볼 염치가 없는 무서운 시간에 처해졌다는 인식을 뜨겁게 담고 있다. <이진명·시인>

산행일: 2011.4.17 (일)

코스개관: 각원사-태조산(422m)-유랑리고개-취암산(319.9m)-21번국도-돌고개-아야목고개-고려산(307m)-작은황골 갈림길-황골도로 (8:40~3:20 )

멤버: 당나귀 18명. (새신자 2명)

날씨: 화창한 봄날 바람이 불어주어 더운듯한 날씨에 도움 많이 되었음.

기타: 박사장님 고기집에서의 뒷풀이

 

 

갑자기 팍 풀린 날씨에 벚꽃이 일제히 꽃을 피워 세상이 다 환하다. 벚꽃이 피면 나도 몰래 입이 벌어진다. 거기다 꽃잎까지 날리면 정말이지 싱숭생숭한 꽃이다. ㅎㅎ

농수산 시장에서 버스를 타니 오늘도 새신자가 두분이나 보인다. 이젠 자리가 제법 차 누워서 가는 호강도 못하게 되었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카페의 힘인가?

 

 

 

 

 

 

각원사 주차장에서 인증샷 찍고 절을 거처 올라가는데 우리가 내려온 길이 아닌 호젓한 산길로 회장님, 총무님이 올라가 무작정 쫓아 올라가보니 지난번 하산길에서 봉우리 하나를 빼먹은 거라는 작가님 말씀.

어차피 난 한구간을 통째로 안 했으니 뭐 큰 상관은 없지만 길 잇는 사람들은 단 1Cm도 빼먹으면 찜찜하다는데? 그래도 아무도 뒤집어 다녀오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이길로 올라오니 마애물과 약수터를 만나 그건 좋았다. 조금 올라가니 천안시 전경이 보이기 시작.

 

 

 

 

 

오늘 길도 지난번과 비슷하게 비교적 완만한 길.

이쪽 동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인지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태조산 정상가는 길은 교보문고 사유지인지 철조망을 끼고 가는 길이다.

정상에서 이런 저런 조합의 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

 

 

배가 너무 고파 유랑리 고개 가기 전 1차 간식 먹기. 선두는 벌써 내 달렸고 후미가 도착해 함께 간식 먹고 힘내기.

오늘도 점심을 길을 만나서 먹는지라 대부분 가벼운 배낭이나 아니면 완전 비무장.

우리가 온 쪽이 아닌 곳 능선이 암릉으로 멋지다. 성불사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한다.

 

 

 

 

조망이 트인 곳에서 한번 더 쉬었다. 이곳에서 진달래 꽃을 단 공주님을 만났다.

 

 

 

 

 

 

 

 

취암산 정상에 가니 작가님이 사진 찍어 주신다고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계시다. 많이 기다리셨을텐데 후미까지 기다렸다 찍고 오신다고 해 우리 먼저 진행.

헌데 바로 앞쪽 멋진 암릉이 보인다. 경치가 아주 멋지다.

우회길도 있었지만 올라가서 보니 과연 조망도 멋지고 바로 넘어가는 길과 연결된다. 사진 마음껏 찍고 내려가니 우회조 3명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취암산 정상 지나서 아파트 담정을 끼고 길게 도는 길. 생각보다 가깝지는 않았지만 길은 참 예쁘다. 한참 내려서 계단을 내려서가니 21번 국도.

이곳에서 조금 더 걸어내려가다 우리 버스가 올라와 버스 타고 선두가 기다리는 공원에서 점심 먹기.

테이블까지 있어 아주 력서리하게 점심 먹기. 우리를 먹인다과 남미언니표 된장찌개, 총무님표 누룽지, 성사장님표 김치찌개까지....

우린 줄을 잘 서 작가님표 김밥을 먹었는데 수제 김밥 맛을 참으로 오랫만에 먹어보나 보다. 김밥 먹느라 내 밥은 남았다.

밥 잘 먹고 부부팀 빠지고 성사장에 경란씨까지 오후반 안한다고 남고 나머지 사람들 출발.

 

 

 

 

 

 

함께 중간그룹으로 가던 사람들이 다 빠져 홀로 걷는 길.

진달래 피어었고 선두는 벌써 건너편 산에 보이는데 하염없이 이어진 길이 참 예쁘다. 다 좋은데 목이 너무 마르다.

한눈 팔다 발목이 꺾었다. 애고...

올라가니 작가님이 계신다. 맥주 어떠냐고 하니 마다하지 않으셔 작은 캔맥주 작가님과 나누어 마시니 갈증이 좀 가신 느낌.

 

 

 

 

 

 

진달래 시스터즈 중 현숙씨, 정임씨를 땅만 보고 걸어 겨우 만났다.

고려산에 가니 작가님이 쪼그리고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고 계시다. 사진 찍어 주시더니 정자에 있는 낑깡 먹으라 주신다. 선두는 사진 한장 찍고 먹으란말 하기도 전에 내뺐다고.... 이곳에서 30분 이면 하산이라는 작가님 말씀.

맛좋은 과일 먹고 후미 기다리기엔 조바심이 나 배신 때리고 우리도 출발.

 

 

막상 산행 종착점까지는 작은 언덕 몇개 넘었고 작은황골 갈림길에서 직진해 계속 진행하니 막판 급경사 내리막.

이곳에서 다래순 딴다고 서있다.

우리 내려오고 10여 분 뒤 후미 도착해 안양으로 출발.

 

 

 

관양동 현대아파트 사거리의 박사장님네 '양돈농협생고기 전문점'(031-383-7967) 에서 개업 축하 겸 뒷풀이.

오늘은 삼겹살을 먹었다. 서비스로 육회가 나왔다.

다 맛이 있었지만 내 입에는 특히나 냉면이 좋았다.

잘 먹었습니다. 대박 나세요~

 

-이작가님, 성사장님, 사진 감사합니다. 꽃보다 더 예쁘게 찍어주셔서 더더욱 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