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1 산행기

영등회, 백운대 오르다 (삼각산, 4/16)

산무수리 2011. 4. 19. 00:30

1월21일자-오규원(1941~2007)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이 시가 태어난 날은 2007년 1월 21일. 오늘은 이 시의 네 번째 생일날. 시인은 이 시를 쓴 열이틀 후 2월 2일 영면하였다. 이 시는 병원 침상에서 죽음을 대면하며 태어났다. 시인이 종이에 흘려 쓰다가 제자의 손바닥에 손가락글씨로 남긴 마지막 시. 제목은 없다. 아니 모른다. 문학지에 발표도 안 했다. 못 했다. 그래도 40여 년 시인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생을 굴린 시인의 마지막 시다. 당 66세. 좀 일찍 간 애석함 주위에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60 넘어 66까지 숫자 센 것이니, 인생 60 넘어까지 살았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일. 이런 식의 돼먹지 않은 계산법으로 ‘선생님, 성공하셨습니다’ 외친다. 시 생일날에 정말 돼먹지 않게 추모의 맘 따위나 전하겠다고. <이진명·시인>

이른아침, '봄'

 

 

만나는곳: 2011.4.16 (토) 13:30 수유역 1번 출구

코스개관: 우이동-영봉-하루재-백운산장-위문-백운대-위문-백운산장-도선사 입구 (14;10~18:10)

멤버: 영등회 신,구 7명 (전임 엄교감께서 특별출연에 뒷풀이까지 책임져 주심)

날씨: 산행 하기 좋았던 봄날

 

3월 동마때문에 빠진 월례산행이 선수모집이 안되 결국 산행을 쉬었다는 소식.

4월, 난 평회원인지라 아무 생각 없는데 고천사 전화, 산에 가자 박샘이 연락이 왔다고 한다.

오랫만에 단짝 동료를 만날 수 있나보다.

전일제 ca  하는 날이라 조금 일찍 퇴근 해 버스로 수유리 가기.

버스에서 여인 셋이 점심 먹고 간다고 수유시장에 내려 무작정 따라 내려 식당까지 따라가 팥칼국수 먹기. 그리고 걸어서 수유역 가기.

제일 먼저 경호샘이 왔고 하나 둘 참석하고 총무는 상조회 총무까지 겸하는지라 결혼식 다녀왔더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고 기다리지 말라고 연락이 왔다.

그러더니 지금 열심히 가고 있다고 어디로 가면 되냐고 해 도선사에서 올라와 영봉 정상에서 만나자 했다.

전근가신 엄교감께서 참석해 7명이 버스 타고 우이동에 내려 그린파크 자리에 아파트 공사중인 담벼락을 끼고 한참 올라가는데 한떼의 사람들도 오고 있다. 둘레길 가는 사람들로 추정.

 

 

 

 

 

 

 

 

 

 

 

 

 

 

 

 

나도 포기한 동마를 5시간 내 거뜬하게 완주한 저력있는 고천사. 이젠 내가 사부로 모셔야겠다.

고천사 점심도 못 먹었다고 호떡, 옥수수 사 들고 와 함께 먹고 본격적 산행 채비하기.

대부분 사람들 하산할 시간에 올라가니 평소에도 붐비지 않는 편인 이 길은 진달래가 반겨주는 호젓한 길.

컨디션 난조일땐 이 길도 제법 빡센데 오늘은 걔기는 백성이던 고천사도 더 이상 걔기지 않은이라 일사천리로 진행.

별로 쉬지도 않고 거침없이 올라가니 금방금방 상장능선 갈림길도 나오고 댄스바위도 나온다.

곧 영봉 정상. 사진 찍고 총무와 연락을 취해 봤으나 영봉은 통화불통지역.

간식 먹고 기다리다 하산 시작하는데 총무가 부지런히 올라오고 있다. 도선사 절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 걸어 올라오는데 힘들어 죽을뻔 했다고 한다.

 

 

 

 

 

 

 

 

 

 

 

 

 

 

 

 

 

 

 

 

 

 

하루재 지나고 백운산장 올라가는데 인수야영장에는 군데군데 야영팀 텐트가 보인다. 부러운 맘으로 백운산장 올라가는데 현호색, 산괴불주머니 등이 군락을 이룬다.

백운산장에 가니 경호샘 무릎 아프다고 제일 먼저 주저앉고 덩달아 고천사, 총무가 힘들다고 안 올라간다고 하는데 엄교감께서는 정상이 많이 궁금해 하신다.

그래서 정예부대만 정상 찍고 오기로 하고 쉬지도 않고 정상 올라가기.

쓰레바 신은 외국인이 내려오고 있다. 대단한건지 무식한 건지....

늦은 시간인지라 비교적 널널하게 정상에 올라가니 정상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인증샷 찍어 드리고 하산해 백운산장에 내려오니 외국인들도 자리잡고 막걸리 마시고 1인 시위 하시는 분도 외국인과 토킹 어바웃 하고 계시다.

시간이 제법 늦어 부지런히 하산.

 

 

 

 

키토산오리집에 봉고차 불러 편안하게 도선사 주차장에서 식당으로 이동.

오리집은 여전히 성업중이다. 우리도 로스, 훈제, 막걸리, 소주 등 다양하게 취향, 주량대로 먹고 마시고...

오늘 너무 좋았다고 저녁을 쏘신다는 교감샘. 내가 여기 근무하면서 관리자 중 유일하게 산행에 참가해 주신 분이다.

거기다 밥까지 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음이야.....

5월엔 어디 가냐고 하시면서 버스는 어디에서 내리는거냐, 식당 전화번호는 뭐냐 자세하게 물어보시는 폼이 다른 팀 인솔해 오실것 같다.

 

회장님과 나 빼고는 다 전근간지라 새로운 직장에서의 1년은 쉽지는 않은지라 익숙했던 사람들을 만나니 자연 이야기가 길어진다.

이쉬움을 뒤로 하고 2차 가자는데 난 집도 멀고 내일 산행도 있는지라 바쁘게 퇴장.

있을때 잘 했어야 했는데 떠나면 아쉽다.

나도 올해가 마지막. 내년엔 또 어디에 둥지를 틀고 지내게 되려는지 벌써 걱정이다,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