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 김언(1973~ )
하루는 날씬하고 하루는 복잡하다.
어떤 날씨와 옷차림도 거부하지 않는다.
하루는 재능 있고 하루는 의자에 앉아 있다.
하루는 작업복 하루는 지저분한 새들이 그들의 배경
보라색 밤에 스스로 눈 오는 밤이 일찍 왔다.
하루는 과거 하루는 빠짐없이 일하는 날
하루는 보라색 촛불 곁에서 혼자 먹었다.
하루는 그대들의 입맞춤과 새까만 정액 속에서
하루는 살랑거리는 나뭇잎 사이로 갑자기 한숨이 생겼다.
이파리가 굴러다니고 셔틀콕이 무한정 날아다니며 재촉하였다.
하루는 수줍게 이별을 낭독하는 밤
하루는 보라색 검은 태양이 해를 가리고 웃었다.
“하루는 날씬하고 하루는 복잡하다”는 문장이 일단 생성되면, 하루는 날씬하고 하루는 복잡한 하루를 갖게 될 수밖에 없게 되겠지요. 하루 동안 있었거나 있었으면 싶었던 일들을 다 기록하는 게 일기는 아니죠. 다 기록할 수도 없는 거고요. 특기할 내용만을 가려 다른 사람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게 개인언어(비밀언어)를 사용하여 일기를 쓴 적 많았을 거예요. 이 시가 그런 일기쓰기와 같은 건 아니지만, 그런 일기쓰기의 비문법을 기억하게도 합니다. <이진명·시인>
산행일: 2011.6.18 (토) 13;20 경복궁역 3번 출구
코스개관: 형제봉입구-구복암-일선사-대성문-보국문-칼바위-아카데미하우스 (14:10~16:30)
날씨: 더웠다. 간간히 바람이 불어 그나마...
멤버: 영등회 5명.
2011 영등회가 스러지는 분위기. 3, 5월 사정상 빠졌는데 산행 자체가 취소 되었다고...
회장인 지샘은 어디 가냐고 나만 바라본다. 총무2년, 산행대장 1년 했으니 마지막 해인 올해는 좀 가벼운 마음으로 다니고 싶건만 알아주질 않는다.
그나마 이 산행도 전근간 박샘이 산에 가는거냐고 독촉을 해 대 이나마 이루어 지는것 같다.
버스타고 광화문에 내셔 경복궁역을 걸어가니 구경거리가 많다.
역시나 사람은 도심과 가까이 있어야 문화와 접근성도 좋고 사람도 촌티를 벗는것 같다.
경복궁역에 가 보니 박샘, 김샘이 와 있고 곧 고천사 도착. 이 셋은 다 올해 전근간 사람들.
이제 올 사람은 회장인 지샘만 오면 되는데 일찍 와 있어야 할 회장이 30분이나 지각이다. 참 유구무언이다.
경복궁역에서 버스 타고 북악터널 전에 하차. 그리고 언덕길을 기어 올라가기...
햇살이 장난이 아니다. 그나마 산에 들어가니 그늘이 많아 다행.
이곳도 역시나 북한산 둘레길 일부와 겹치는 구간이다.
전망 좋은 곳, 바람 부는 곳에서 짬짬히 쉬기.
마라톤에 올인 하느라 산에 거의 못 갔다는 고천사. 천천히 가자 주문한다.
4월엔 전 넘버2께서 앞에서 휘리릭 가 버리는 바람에 산행 속도가 빨랐다.
오늘은 날 더운데 무리하면 안되고 무리도 안되는 지라 속도를 좀 늦추니 확실히 힘은 덜 든다.
대성문에서 박샘이 가져온 막걸리 마시고 산성 능선 타고 가다 칼바위로 넘어오기.
박샘은 무조건 북한산만 가자는데 영등회에서 웬만한 코스는 다 다녀본지라 코스 엮는것도 어렵다.
아무튼 칼바위 넘고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하산해 조금 걸어 내려가 황태찜으로 저녁을 먹는데 우리 뒷자리 단체팀은 보아 하니 산행 팀은 아니고 걷기 카페인것 같다.
날짜도 우리와 같은 삼토란다. 우리도 저기 따라가면 안될까 하며 웃었다.
산에 오면 그리운 얼굴도 볼 수 있어 이래 저래 산은 좋은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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