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무 - 박설희(1964~ )
바로 코 앞에 있는데 먼나무
뭔 나무야 물으면 먼나무
쓰다듬어 봐도 먼나무
끼리끼리 연리지를 이루면 더 먼나무
먼나무가 있는 뜰은 먼뜰
그 뜰을 흐르는 먼내
울울창창
무리지어서 먼나무
창에 흐르는 빗물을 따라
내 속을 흘러만 가는
끝끝내
먼나무
‘나무를 아는 것은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고 레이철 카슨이 말했다. 알기보다는 느껴야 한다. 사철 푸른 잎을 떨어뜨리지 않는 먼나무가 건네주는 생명의 아우성에 귀 기울이고, 그의 싱그러움을 느껴야 한다. 알려고만 하면 나무는 다가오지 않는다. 내 속을 흐르는 빗물과 나무 속을 흐르는 수액이 하나의 소리로 만나는 날, 비로소 나무는 내 안으로 들어온다. 그래도 먼나무는 멀다고만 한다. 이성으로도 감성으로도 끝내 멀리 있겠다는 듯, 먼나무라니…. 얄궂다. 그래서 나무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다. 여름의 푸르름이 먼나무의 푸른 잎에 담겼다. 가깝지만 먼 나무다. <고규홍·나무칼럼니스트>
산행일: 2011. 9.4 (일)
코스개관: 각흘고개-봉수산-천방산-극정봉-절대봉-차동고개 (9:30~17:30)
멤버; 당나귀 13명
날씨: 가을을 느낄 수 있는 화창한 9월.
며칠 몸이 팍 가 걱정 많이 했는데 주말 산행이 있어서인지 몸은 눈에 띄게 회복이 되 가는 모습.
산에 다닐 팔자인것 같다.
아침 좀 일찍 차 탈 장소에 나가보니 멋진 잔차를 실은 차가 보인다. 있어 보인다...
버스를 타니 모처럼 털씩이의 참석. 정말 반갑다.
회사가 수해가 나 복구하느라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말썽 피우던 어깨도 많이 좋아졌다고...
새철씨도 주일 에배 참석 주일을 바꾸어 매번 참석 한다는 고무적인 소식. 헌데도 올드 멤버들이 다 결석해 많이 아쉽다.
망향휴게소에서 쉬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정신이 하나도 없다.
지난번 힘들다고 빼 놓았다는 오늘 구간. 8시간 걸린다고 하는데 과연 얼마나 걸리려는지....
사진 찍고 출발.
오늘 코스는 진짜 산길을 걷는다. 산 여러개를 올려친다는데 생각보다는 경사도 급하지 않고 잡목 등 장애물이 없어 쾌적하다.
날씨도 가을 바람이 불어주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것 같다. 그래도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된다는 전사장.
첫번째 봉우리인 구만봉에서 인증샷 찍고 강사장님표 간식 먹기.
오늘은 성자씨가 나도 찍어준다며 카메라 들고 와 열심히 찍고 있다.
오늘 제일 높은 봉우리인 봉수산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한다. 정맥길에서 100m 갔다 와야 하는 이 코스를 대부분 체력 안배한다고 안 와 몇명만 와서 찍었다.
그동안 간 정상과는 달리 재대로 된 정상석에 조망까지 있는데....
오늘 선두에 이대장이 내 달리고 그 뒤를 털썩이가 바짝 추격. 정말 몸이 회복 된것 같아 흐뭇하다.
나도 오늘은 꼴찌를 면하고 중간 그룹에서 간다.
날이 시원해져서 인지 몸의 피로가 쉰 덕분에 좋아진건지 오늘은 기운이 빠져 힘든 증세가 안 보인다.
강사장님이 중간 선두에 서시면 속도가 빠르지 않아 쫓아가기 딱 좋다.
봉수산에서 백해서 천방산으로 가는 끝없는 내리막길.
간벌을 해 놓아 큰 나무가 없고 잔돌이 많아 미끄러운 길이지만 그 덕에 조망은 제법 멋지다.
버벅대다 오늘도 땅 샀다. ㅠㅠ
한참 내려가니 나오는 임도. 여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천방산이라고...
털썩이표 양식 더덕 슬러쉬 먹기. 입자가 좀 거칠다고 좀 곱게 갈아오라 주문했다. ㅎㅎ
천방산도 역시나 금북 갈림길에서 100m 떨어져 있다.
이곳은 미경씨 빼고는 다 찍고 와 점심 먹기.
식탁보로 들고온 이런 저런 우산들. 덕분에 식탁들이 마스게임 하는것 같다.
밥 먹다 갑자기 전사장이 서서 꼼짝을 하지 않는다. 급체 했다고....
사혈을 했더니 바로 트림이 나오고 나아 졌다고.... 그 덕에 다리까지 풀렸다고 웃기는걸 보니 살아난것 같다.
오늘 산행 속도는 생각보다 느리지 않다고. 반 이상 산행 했다고 하는 고무적인 소식.
부용산에서는 남자들만 사진 찍는다고 했는데 막상 가 보니 부엉산. ㅎㅎ
이전 극정봉을 향해서 가는데 생각보다 아주 멀었다.
드디어 극정봉 도착. 작가님표 천도복숭아 먹으며 후미 기다리기.
한참만에 미경씨 다 죽어가며 올라온다.
총무님표 원조 더덕 슬러쉬를 먹고 싶었는데 아직 녹질 않았다고...
후미 백성들만 일부 먹였다고...
정상 같지 않은 명우산 찍고 임도에서 더덕 슬러쉬 먹기로 했는데 여기도 간벌을 해 놓아 조망이 제법 좋다.
절대봉에서 드디어 슬러쉬 먹기.
그래, 바로 이맛이야....
날이 많이 시원해져 물을 덜 마셨지만 오후가 되면서 기온이 올라가고 바람이 인색하게 불어주어 물을 하도 많이 먹어 배가 빵빵하다.
온몸의 수분이 새걸로 교환될것 같은 느낌. 몸에도 좋을것 같다.
헌데 이렇게 땀 많이 흘리는데도 살도 안 빠진다.
절대봉 지나고 임도도 지나고 얼마 남지 않은것 같은데 잡목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지난번 산행에 비하면 낮은 포복은 하지 않아도 되고 가시가 간간히 찌르는 정도.
큰 나무가 없으니 조망은 좋아 용서가 된다.
끝날듯 끝날듯 안 끝나더니 마지막 봉우리 표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10분이면 산행 끝이라고...
드디어 산행 끝. 정말이지 춤추며 내려왔다.
염려했던 미경씨는 파워젤 먹고 힘내고 뒤에서 밀어대는 바람에 10여분 만에 바로 도착.
차 막혀 안양에 가 밥 먹을까 했는데 예산시내가 멀지 않다고 회장님이 관게자에게 전화로 식당 문의해 출발.
예신 시내에 있는 소복갈비.
갈비로 배를 채우기엔 너무 부담이 되는지라 갈비 10인분과 냉면 먹기.
냉면응 양이 많아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조금 남겼다.
강사장님이 고향 벌초 다녀오시며 들고온 홍주.
3잔을 마시면 쓰러진다는 이 홍주를 홍맥 폭탄주로 제조해 완샷한 총무님.
20명만 채워 산에 가고 싶다는 이 소박한 소망이 왜 이리 어려운지 모르겠다는 사람들.
명함 만들어주면 산에가 뿌린다고 하니 예전 황금송 산악회에서도 써 봤는데 별 효과가 없었다고...
이름 새겨진 컵 받은 사람들은 종신 노예계약이라 본인 사망 외에는 탈퇴 불가능 하다고...
산행 멤버가 20명 넘으면 더 안 받는다는 말에 자기 멤버쉽을 웃돈 얻어 팔겟다고 웃기는 털썩이.
전사장의 천적은 보경씨 인걸 확인했던 저녁.
화기애애하게 저녁 잘 먹고 버스에서 남은 맥주를 마신다고..
왜? 남기면 다음엔 안 들고 온다나 뭐라나?
홍주 먹고 쓰러진 사람은 없고 기분이 업 되어서인지 무지 시끄러운 버스였다.
전사장은 산행 끝나고 잠만 자던 분위기보다 이 분위기가 훨씬 좋다고 한다.
벌초 하는 사람들이 많아 막힐줄 알았는데 차가 별로 없어 뻥 뜷인 길을 1시간 반도 채 걸리지 않고 무사 안양 입성.
명절 잘 쇠고 3째 일요일에 만나요~
메리 추석~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카멜리아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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