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황인숙(1958~ )
보랏빛 감도는 자개무늬 목덜미를
어리숙이 늘여 빼고 어린 비둘기
길바닥에 입 맞추며 걸음 옮긴다
박카스병, 아이스케키 막대, 담뱃갑이
비탈 분식센터에서 찌끄린 개숫물에 배를 적신다
창문도 변변찮고 에어컨도 없는 집들
거리로 향한 문 활짝 열어놓고
미동도 않는다
우리나라의 길을 따라서 샛길 따라서
썩 친숙하게
빛바랜 셔츠, 발목 짧은 바지
동남아 남자가 걸어온다
묵직한 검정 비닐봉지 흔들며, 땀을 뻘뻘 흘리며
햇볕은 쨍쨍
보랏빛 감도는 자개무늬 목덜미 반짝
이 시인의 시들은 무슨 놀이든 놀이하고 싶은 충동을 건드린다. 나는 벌써 퀴즈놀이를 시작했다. 자, 해방촌이란? 째깍째깍…. 보랏빛 감도는 자개무늬 목덜미! 딩동댕! 한번 더, 해방촌이란? 보랏빛 감도는 자개무늬 목덜미 반짝! 한 시인의 몸이 특정한 한 공간을 오래도록 터전 삼는다는 것, 그곳에다 생활을 뿌리고 창작작업의 열정과 냉정의 역사 쌓는다는 것, 그 의미 작지 않을 것 같다. 시인이 한 공간을 오래 살고 그 공간이 시인을 오래 살면 어떤 꽃이 피고 또 지는지를. 시인과 공간의 역사(歷史), 서로 빨리고 빤 사랑의 역사 아닐 것인가. <이진명·시인>
코스개관: 닭목재-고루포기산-능경봉-대관령-반정-대관령 옛길-대관령 휴양림
날씨: 모처럼 맑고 화창한 날이었다.
2박 하던 숙소를 떠나던 날.
오늘 죽어도 힘들어 산행 못하겠다는 학생 7명은 대관령에서 올라와 능경봉에서 만나기로 했다
침낭, 텐트 등 산행에 필요하지 장비를 산림청에서 협조한 트럭에 실었고 우리들은 야영지 정리하고 버스 승차.
닭목재까지 가는 동안 잠깐 잠이 들었다. 우리가 묵은 숙소가 다 좋은데 이쪽 관계자 사람들 여름 휴양지인지 늦은 시간까지 떠들어댄다. 특히나 어제는 한밤중까지 통키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대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닭목재 내리니 완전 땡볕. 비는 오지 않아 좋지만 더위와의 한판 싸움이 될것 같은 예감.
그래도 오늘은 올라서니 뭔가 조망이 되고 산행 마지막 날인지라 다들 기분이 업된 상태.
나름대로 속도 파악이 되어 있는지라 선두, 후미가 정해진다.
류샘이 선두에서 인솔하며 중간 중간 쉬면서 후미 백성을 기다려주어 조금 늦게 도착해도 조금 덜 쉴 수 있는것 이외에는 큰 부담은 없다.
오늘은 점심으로 김밥 2줄씩 나누어 주었다. 새벽 홍샘과 신샘이 배달이 안된다고 해 강릉까지 나가 사 들고 왔다.
오늘 이번 산행에서 제일 높다는 고루포기산을 오전에 올라가게 된다.
어제 풀숲 덩굴에 비하면 오늘은 실크로드.
헌데도 나의 발이 자꾸 쥐가 난다. 짐이 무거워서? 큰 통조림 하나 넣었을 뿐인데?
쉬면서 통조림을 장샘 배낭에 버렸다. 날 업고 가는것 보다는 나을테니...
헌데도 계속 발이 저리다. 이젠 몸의 한계에 다다른건가? 속상하다....
그나마 다행인건 오르막이 생각보다는 짧았다.
막상 정상은 아주 시시했다. 애개, 이게 뭐야...
삼각산 남장대지 수준의 정상.
정상에서 조금 더 진행하니 전망대가 보인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내려다보는 조망을 보게 되었다.
전망대에서 한참을 놀고 학생들도 오늘만 산행하면 끝나서인지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다. 이젠 걷는게 많이 익숙해셔인지 많이 힘들어보이지는 않는다.
중학생 몇몇은 맘에 드은 고등학생 형들 주변에서 교류를 하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그래, 바로 이거야~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자연도 만나고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거기서 내가 되고싶은 모델도 만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석한 2학년 4인방. 영섭이만 올해가 처음이고 셋은 2회째.
이 힘든걸 왜 또 왔냐고 하니 작년 보성고 학생이 내년에 또 오자고 하기도 했고 장비 산것 아깝기도 했고 이번엔 무거운 짐을 지지 않아도 되 작년보다 산행이 수월하다는 말에 힘입어 왔는데 보성 학생은 공부한다고 올해 오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올해 보성 2학년 학생중 종훈이와 동찬이는 특히나 모범이 되는 학생들.
의젓해 아저씨 같고 성실하고 착해 조원들이 아주 좋아하는 조장들이다. 거기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공부도 잘한다던가?
신샘에게 전화 해 능경봉에서 만나자고 했다.
헌데 산에 출발도 못했다고...
휴양림 도착해 해가 나 텐트 말리고 하느라 시간이 없었다고....
능경봉 가는 길은 고속도로 터널 위. 차소리가 시끄러운게 옥의 티.
산행은 곧 끝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중간 시원한 샘터가 있어 물 마시고 가득 떴다.
능경봉에 도착해 조별 사진도 찍고 친구, 가족 등 온갖 조합으로 사진을 찍고 이젠 진짜 하산만 남은거겠지?
우리도 빛의 속도는 아니지만 비교적 빠르게 내려오니 드디어 차량이 들어올 수 있는 임도가 나왔다. 오늘 산행 끝인줄 알았다.
이곳에서 20여분 더 내려가니 대관령 옛 휴게소가 나왔다. 쾌재를 부르며 기념촬영 하고 차도를 따라 휴양림으로 내려가다 간이 매점이 있는 쉴곳에서 홍샘과 신샘이 기다리고 있다 시원한 음료수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이곳에서 휴양림으로 차로 나르기엔 길이 너무 험하고 길다고 한다. 그래서 걸어 내려갈 수 있는곳 까지 걸어가기로 했는데 몇명 학생은 발바닥 아프다고 신발 벗고 맨발이다.
조금 더 내려가면 나오는 반정. 대관령 옛길의 시작점.
간이 매점 주인의 말로는 1시간~20분 정도면 휴양림에 닿을 수 있다고 한다. 헌데 내 기억엔 좀 더 걸렸던것 같은데....
찻길 보다는 옛길로 걷는게 훨씬 나은지라 배낭은 홍샘 차에 싣고 우리들은 옛길로 걸어 내려가기 시작.
등산화 벗었던 학생들도 도로 신고 이길을 내려가는데 하산 길이니 자연 속도가 빨라진다.
우리 산행하는 동안 강릉에서는 비가 또 왔었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옛길이 가스가 끼어 뿌옇다.
원래 옛길에서 휴양림 후문으로 들어가는 곳이 있다는데 비가 많이 와 폐쇄를 시켰다고 한다.
내려가며 휴양림 빠지는 길을 잘 살펴보고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올 수록 계곡도 멋지고 시원하긴 했지만 길은 생각보다 아주 멀었다. 더구나 곧 끝날것 같아 쉬지도 않고 내려와서인지 1시간 반 정도 내려오니 산행 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옛길은 예정에도 없던 산행인지라 본의 아니게 오늘 산행이 젤로 길고 힘들게 되었다.
우주선 화장실 앞 주차장에는 산악회에서 오신 분들이 휴양림까지 태워다 주신다고 계다리고 계시다. 누구인 줄도 모르고 일단 타고 휴양림에 도착해 보니 산에 못간 학생들이 텐트 다 쳐 놓고 짐도 받아다 놓았다.
문제는 학생 한명이 발톱이 빠져 걷지 못해 뒤에 처져 장이사님이 데리고 내려오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아니 그 학생 조금 아까까지 아주 잘 걸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이 발톱이 파고들어 성이난 상태에서 계속 내리막을 내려오니 발병이 난 상태.
다행히 빠지진 않아 좀 늦긴 했지만 무사히 하산 완료.
이번 행사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올해는 생태강사가 없어 생태강의가 부실한게 옥의 티. 강사 숫자도 적은이라 산행 인솔 하는것 만으로도 벅찼다. 그래도 선두 학생들은 후미 기다리며 짬짬히 류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홍샘은 학생들보고 걷기만 하는게 뭐 힘드냐고 하니 다른 행사는 그래도 밥은 준다나 뭐라나? ㅎㅎ
밥 해 먹는게 힘들다기 보다는 많이 귀찮았나 보다.
조별로 화합이 잘 되는 조는 밥도 잘 해 먹었겠지만 단합이 안되는 조는 조금 어려움이 있지 싶다.
아버지 전화왔던 학생은 산행 잘 마친 후 포기했으면 후회 많이 했을 거라면서 뿌듯해 한다.
자긴 운동화라 힘들다고 집에 투정 전화 했던 친구도 산행 잘만 했고 따 당해 힘들다고 어머니 전화 왔던 친구도 나중엔 표정이 좀 밝아졌고 산행도 무사히 잘 마쳤다.
휴양림에는 산악회 회장님과 국장님, 강릉지회에서 수박, 복숭아, 옥수수 등을 사 가지고 위문공연을 다녀가셨다.
수고 했다 인사 듣고 특별히 열어준 샤워실에 가 홀로 독차지 하고 씻기.
여학생들은 옛길을 홍샘 차로 와 진작에 와 씻고 텐트에서 놀고 있었다.
오늘 우리 말고도 강원지부 팀에서 인솔한 팀도 들어와 있는데 이 팀은 방에서 자고 자갈 깔린 뽀송한 곳에서 밥 해 먹고 있는데 우리는 뻘밭 같은 야영장을 배정해 주었다. 텐트 이동을 하려면 뻘을 피해 돌아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
밤에 화장실 가려다 미끄러져 옷 다 버렸다. 에이, 이왕 주는거 좀 좋은데 주지...
홍샘과 신샘은 강릉에 닭강정까지 사러 나갔다 와 좀 늦게 도착.
학생들 닭강정과 음료수 조별로 나누어 주고 우리들도 늦은 저녁 먹기.
그래도 오늘은 비가 안 온다고 좋아 했는데 저녁 늦게 내리던 비가 한방중이 되니 폭우 수준으로 내려 우리 플라이도 팩이 빠져 버렸다.
류샘, 장이사님이 일어나 단도리 하고 있으려니 강원 지부 관계자께서 걱정되 올라오셨다.
8/4 (목): 대관령휴양림-산악회
다행히 새벽에 그친 비가 아침이 되니 해까지 난다.
밥 해 먹고 짐 정리하고 텐트까지 대강 말리기.
문제는 휴양림에는 버스가 못 들어와 학생들을 인솔해 박물관까지 걸어 나가야 한다. 지름길을 알려준다고 해 홍샘 차 타고 길 안 다음에 휴양림 들어오는데 버스까지 짐 실어다 줄 트럭이 들어온다.
트럭에 짐 싣고 학생들 데리고 걸어나오는데 다들 치사하게 차 타고 나갔다.
홀로 학생들 데리고 걸어가는 길이 어제 길과 연결되는 대관령 바위길 구간.
박물관 주차장에서 버스에 타니 이번 대간 행사가 끝난걸 실감하게 된다.
어제 잠을 못잤다고 다들 홍샘 차를 안 타고 간다고 해 신샘이 오늘도 홍샘 차를 타고 가게 되었다.
올라오는 길이 차가 막히지 않아 내려올 때 보다 훨씬 단축.
휴게소에서는 간식만 먹고 수료식 끝난후 점심을 먹자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질것 같아 그냥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2시반 경 산악회 도착. 황샘이 우릴 기다리고 있다. 실밥은 이제 풀었다고....
소감문 쓰고 3시 수료증, 봉사확인서 나누어주고 보성고의 동현이 종훈이는 표창하고 수료식을 마쳤다.
수고했다고 홍준섭샘이 맥주를 쏜다는데 다들 피곤한지라 다음을 기약했다.
사실 대간 행사는 그동안 위원장이 주관해 진행해 왔는데 올해는 행정적인 일에 차량지원에 돈 관리까지 홍이사가 다 도맡아 해 주었고 산행 대장은 류샘이 맡아서 해 주었다.
강사가 부족해 손가락 다쳤는데도 참석해 준 신샘, 멋진 학생들 인솔해 오셔서 늘 솔선수범 해 주시는 장이사님. 묵묵히 맨발 투혼으로 후미를 맡아 주시는 장샘.
감, 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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