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하면 되리라 -박재삼(1933~1997)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 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 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사랑하는 사람과 이 시를 읽으면 제격이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다른 인생을 살아온 그 각각의 길을, 그러나 하나로 합치는 길을 아득하게 바라보면 되리라. 오늘 아침 보이는 것은 사방 벽뿐이지만, 시인은 그 너머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 시선을 잠시 가져보라. 이승에서 바둑을 무척이나 사랑한 박재삼 시인, 아마 지금 천상에서도 바둑을 두며 바둑알과 바둑알 사이를 재고 있을지 모른다. 언어와 언어 사이의 거리를 재듯, 이승에서 사랑하던 사람과의 거리를 재듯. <강은교·시인>
올봄 동마를 포기하고 나서의 허전함.
대회도 거의 나가지 않았고 7,8월은 비때문에 개점 휴업.
그나마 9월부터 풀이 무서워 나름 훈련을 하긴 했지만 체력도 자신없고 체격은 점점 불량해지는 나빠지는 조건.
2주 전 뛴 하프도 힘들게 완주한지라 풀 완주에 목표를 둔 대회.
애주가 정기대회라 당연히 버스가 뜰 줄 알았는데 의외로 참석인원이 적어 승용차로 이동한단다.
버스 뜨면 남푠도 배번 구해 함께 갈까 했는데 승용차 이동이라고 하니 부담된다고 빠져 나만 가기로 했다.
올해부터 출발시간이 9시로 당겨져 학운공원 출발시간이 5시라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어제 저녁 시댁 행사에 차를 가져갔는데 옆차를 잘못 대놓고 가서 전화 연락이 안되 차를 놓고 와 학운공원까지 걸어가야 하는 부담.
4시 일어나 대회복 속에 입고 짐 싸서 학운공원에 가 차 3대로 15명이 꽉 차 출발.
그래서님 차를 실크님이 운전했고 가평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는데 밥 먹고 온 사람도 있고 사 먹는 사람도 있는데 야생화표 아침이 넉넉해 그 밥을 얻어 먹었다.
입만 달고 가 밥에 떡에 야구르트까지 잘 먹고 춘천에 오니 일찍 출발해서인지 아직은 한갖지다.
대회장 근처 운동장을 개방해 놓아 차를 그곳에 대고 조각공원에 작은 텐트를 한동 치니 옆 군포 해오름 마라톤 클럽에서 애주가 텐트가 왜 이리 부실하냐고 놀린다.
오늘은 음식준비도 없고 커피물 끓일 정도와 바나나와 떡으로 간편하다.
포도대장님과 마천님 마눌님이 동행해 그나마 텐트 지킬 사람이 있어 다행이다.
은계언니와 통화하고 만나 함께 사진 찍었고 기념티는 남푠이 입기로해 사이즈 교환하고 화장실 들렸다 텐트에 와 선크림 바르고 준비하니 아직은 춥다.
오늘 천천히 뛴다고 야생화가 같이 뛰자는데 그것도 자신 없어 사양.
그래서는 뻐꾸기 배번으로 향기와 10K 뛰어보고 결정한다고...
작년 골인지점에서 출발을 한다고 해 끝없이 이어진 대열을 따라가 D에 서 있긴 하지만 엄두가 안나 야생화 먼저 출발하고 있는데 옆에 털보님이 서 계시다. 디카까지 옆구리 끼고..
웬 여유?
지난번 대회 나간 이후 컨디션 회복도 덜 되었고 발도 고장이 나 천천히 뛴다는데 E 그룹이라고...
우리 뒤에는 김영아가 G 그룹 배번을 달고 있다. 웬 G?
결훈, 출산 이후 처음으로 뛰어서 그러나보다 하면서 D는 보내고 E 후미에서 출발하면서 털보님보고 빨리 쫓아오라 했다.
과연 5K도 가기 전 털보님이 쫓아와 잠시 이야기 나누는데 4;40 패메가 잎서 가 버린다.
헐, 내가 이렇게 느린거야? 너무 느린가?
털보님은 앞서 가다 사진 한장 더 찍어주더니 10K 가기 전 앞서서가 내내 못 만났다.
오늘은 파워겔을 출발할 때 안 먹고 15, 25에서 먹기로 했다.
등속도로 가는것 같은데 사람들은 계속 추월해 간다. 끝도 없이....
몸매도 나이도 안되는 사람들의 엽기패션은 보기에 좀 부담된다. 넘치는 살이 출렁거리는 모습은 정말이지 민망하다. 헌데도 날 앞서서 가니 할 말이 없다.
10k 도 1시간을 훨씬 넘겼다. 그래도 40분 패메는 어느새 추월했고 15K 에서 파워겔 하나 먹고 힘냈고 20K 찍고 보니 속력은 거의 등속도이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코스를 알고 있어 조금은 도움이 된다.
다리를 갔다 찍고 돌아오며 25K에서 파워겔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날이 이젠 더워져 조금은 힘들지만 열심히 가니 파워겔을 준다.
물과 함께 먹고 아젠 남은 거리가 좀 더 짧아지는걸 희망으로 삼고 가는데 걷는 사람들이 차츰 늘어간다.
그덕에 이젠 내가 조금씩 추월을 하기까지 한다.
30K 가 넘어가니 한계에 다다른것 같다. 정말이지 회수차가 타고 싶고 걷고도 싶다. 헌데 그러면 후회할꺼 뻔하기에 남은 힘을 쥐어짜면 그래도 또 몸에 힘이 나니 참 신기하긴 하다.
35K 에서 파워겔을 마저 먹고 물도 많이 마시고 이젠 정말이지 한자리 수만 남아 있지만 사실은 이때가 제일 힘들다.
거리 응원단 공연 음악소리를 들으며 후회없이 뛰고 싶어 마지막까지 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뛰었다.
은계언니를 보았고 마지막 50m 를 전력질주 해 골인하니 향기가 빨리 들어왔다 반겨주며 사진도 찍어주고 칩까지 풀어주는 서비스를 해 준다.
향기는 그래서와 함께 10k 에서 되돌아 뛰면서 중간 택시도 2K 타고 나머지 구간은 차를 통제해 뛰어 왔다고...
작년과 달리 올해는 메달을 걸어준다. 칩 반납하고 기념품 받고 화장실 들려 세수하고 발 닦고 텐트에 도착하니 빨리 도착했다고 반겨준다.
곧 야생화가 왔는데 뛰다 속탈이 나 겨우 완주했다고...
남푠에게 전화하니 수고 했다고 축하해 준다.
4;50 패메인 jsa 님이 돌아와야 해 일단 텐트 걷고 서브3 본인 신기록을 세운 마사푱님 축하해 주고 (-3 주자는 목간까지 하고 오는 여유) 차로 닭갈비 집으로 이동.
우리차가 동명의 다른 닭갈비집 들렸다 가는 해프닝을 벌이고 후평동의 우성닭갈비집에서 늦은 점심 푸짐하게 먹고 출발하는데 차에 네비가 없어 겨우 고속도로 진입.
길이 어마어마하게 막혀 운전자는 고생하고 나머지 사람들 자다 깨다 반복해 서하남 휴게소에서 잠시 쉬고 8시 경 평촌 무사히 입성.
몇몇은 2차 한다고 운동장 근처 고기집으로 난 집으로....
다 좋았는데 목간통을 못 간게 조금은 아쉽다.
몸은 마비가 덜 깼는지 하프 뛸 때보다는 아직은 통증이 덜하다. 하루 지나봐야 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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