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 바람소리/송수권(1940~ )
대숲 바람 속에는 대숲 바람소리만 흐르는 게 아니라요
서느라운 모시옷 물맛 나는 한 사발의 냉수물에 어리는
우리들의 맑디맑은 사랑
봉당 밑에 깔리는 대숲 바람소리 속에는
대숲 바람소리만 고여 흐르는 게 아니라요
대패랭이 끝에 까부는 오백 년 한숨, 삿갓머리에 후득이는
밤 쏘낙 빗물소리……
(……)
아 창호지 문발 틈으로 스미는 남도의 대숲 바람소리 속에는
눈 그쳐 뜨는 새벽별의 푸른 숨소리, 청청한 청청한
대닢파리의 맑은 숨소리
사람이 그렇듯, 나무도 나무마다 만나는 법이 제가끔 따로 있다. 독야청청 소나무는 경배하듯 만나야 하고, 선비의 꽃 매화 향기는 귀로 들어야(聞香) 하며, 줄기가 포근한 비자나무는 가슴으로 힘껏 보듬어 안아야 한다. 여린 피부의 배롱나무는 수피를 간질이듯 살살 만져야 한다, 당연히 대나무를 만나는 데에도 방법이 있다. 우선 눈을 감고 댓잎에 스치는 바람 소리를 들어야 한다. 대숲 바람소리는 여느 숲의 그것과 판이하게 청신하다. 텅 빈 마디 따라 흐르는 깊은 공명 탓이기도 하고, 길쭉한 이파리에 담긴 꼿꼿한 기개 탓이기도 하다. 바람에서 지조의 혼, 옛 사람들의 푸른 숨소리를 읽어내야 만날 수 있는 게 대나무다. <고규홍·나무 칼럼니스트>
산행일: 2011.12.26 (월) 12:00 백운역
코스개관: 연무대-계양산-징매이고개-중구봉-천마산-하나아파트(청라지구) (3시간)
날씨: 추웠지만 마음은 훈훈하고 몸은 따땃한 날.
탁구치다 계양산 가자는 말이 나와 날을 잡았다.
오늘 동계 백수기간 시작날이다. 인천시민인 남샘 차로 부평역까지 태워다 주어 부평역에서 백운역은 한 정거장 타고 가니 조금 늦었다.
같은 차에 정샘도 타고 있어 함께 기다리고 있는 이샘 차를 탔다.
오늘 점심은 채식부페인 산,들,바람.
점심 장사만 하는 곳이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기 힘들다고 한다.
1인분 15000원으로 싸지는 않다.
여산이 버스를 타고 온다는데 돌아돌아 오는데다 12:30이 약속시간인줄 알고 출발해 조금 늦었다.
식당 안은 우리 빼고는 다 여자들.
음식은 화려하지 않고 메뉴가 많지도 않지만 감칠맛이 있고 떨어지면 바로바로 새로 만들어서인지 신선하다.
다들 만족해 하는데 여산왈, 메뉴가 많지 않은건 좀 그렇다고...
먹으러 가면 금방 음식이 동이 난다.
입 짧은 이샘과 난 너무 많이 먹었다. 이래저래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안된다 웃었다.
점심만 하는데도 회전이 잘 되 문 닫을 염려는 없을것 같다.
주인장이 유기농 협회 높은 분이어서인지 얼굴이 참 맑다.
휴지도 전혀 쓰지않아 냅킨 대신 수건이 한장씩 놓어있다.
밥 잘 먹고 후식인 차까지 마시고 차로 30분 이동해 연무대에서 출발.
이쪽은 한창 공사중이다.
등산로에 있는 무덤은 이장중인것 같다. 정자에서 보이는 일산과 북한산.
높지 않지만 주변이 평야인지라 어디서도 보이는 계양산.
정상은 빤히 보이는데 워낙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인지라 길 대부분을 나무계단으로 되어있다.
정상이다. 햇살이 바다를 비친다.
정상에는 군부대 시설이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다.
오늘 우리는 고개를 지나 인천 시계 일부를 걷는다고....
점심에 간식까지 준비한 이샘.
산은 높지 않다지만 쉬지않고 내 달려 쫓아가기 힘들 지경.
징매이 고개를 지나니 사람도 적어졌고 길도 산길처럼 호젓해 졌다.
중구봉에서 잠시 쉬었다.
헌데 봉우리 하나를 더 지난다고....
천마봉이라는 군부대 초소를 지나서도 정자를 바라보며 걷는데 석양이다.
서해 낙조를 바라보며 청라지구의 하나아파트로 하산하니 3시간 쉬지 않고 걸었다.
소래산쪽까지 걸으면 6시간 정도 걸린다고...
이쪽 산도 겨울보다는 진달래 필때가 그중 예쁘다고....
택시로 차 있는 주차장에서 차 타고 저녁 먹을 곳으로 이동.
아리랑 식당이라는 쌈밥집에서 저녁까지 푸짐하게 먹고 이샘이 탁구치러 가는 주민센터에서 사부들의 시범 경기.
반나절이 두끼나 먹고 봉우리 세곳을 오르고 탁구까지 치고....
다 좋았는데 당나귀 송년회에는 참석 못한게 조금은 미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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