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 노을/이성선(1941~2001)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툭 내려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팔손이라는 토종 나무가 있다. 변변할 것 없는 이 나무에서 우주의 조화를 느낀 건 가을에 피는 꽃이 아니라 겨울에도 지지 않는 푸른 잎에서였다. 잎맥에 드러난 초록의 신비가 그랬다. 잎자루에서 시작되는 굵은 맥은 자유롭게 뻗어가며 가늘어지고, 그 사이에 한 차원 더 가늘어진 잎맥이 규칙과 불규칙의 경계를 아슬하게 넘나들며 실핏줄처럼 번졌다. 같은 모양의 선은 없어도, 촘촘히 지어내는 공간은 비슷하게 규칙적이다. 한 장의 이파리를 온전히 바라보는 데에 한 나절도 더 걸린다. 긴 시간이지만, 한 그루의 나무가 우주의 신비를 담아내는 데 걸린 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시간이다. <고규홍·나무 칼럼>
중학 동창들과 한 해가 가기 전 얼굴 보기로 했다.
내가 무박 산행을 가야 하는지라 우리 동네로 오라 했다.
범계역에서 10:30 만나 3-1 마을버스타고 lg 아파트 하산.
초입에서 당나귀 산행에 참석했던 혜련씨를 만났다.
오늘 밤 산에 오느냐고 하니 무박은 못 간다고 다음 산행에 온다고...
넷이 이바구 나누며 놀며 놀며 산행.
제법 사람들이 많다.
정상 지나 오늘 점심 먹을 보리밥집으로 가기로 했는데 산행은 못하고 얼굴 보러 온다는 바람꽃과 시간 맞추느라 돌아돌아 갔다.
1시경 바람꽃도 와 5명이 일출보리밥에서 보리밥, 파전, 도토리묵으로 늦은 점심.
다들 맛있어 하니 기분이 좋다.
오늘 내가 사기로 했는데 회비 남았다고 그 돈 써야 한다고 해 밥값도 굳었다.
차는 오랫만에 얼굴 내민 바람꽃이 낸단다.
그동안 몸이 안 좋아 운동을 전혀 못했다는 바람꽃.
그래서인가 얼굴은 뽀얗기만 하다.
새해엔 좋은 일이 더 많은 한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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