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을 하려면 웃고 즐기며 하라
소름 끼치도록 심각하게는 하지 마라
너무 진지하게도 하지 마라
그저 재미로 하라
사람들을 미워하기 때문에는 혁명에 가담하지 마라
그저 원수들의 눈에 침이라도 한번 뱉기 위해서 하라
돈을 좇는 혁명은 하지 말고
돈을 깡그리 비웃는 혁명을 하라
획일을 추구하는 혁명은 하지 마라
혁명은 우리 산술적 평균을 깨는 결단이어야 한다.
사과 실린 수레를 뒤집고 사과가 어느 방향으로
굴러가는가를 보는 일이란 얼마나 가소로운가?
노동자 계급을 위한 혁명도 하지 마라
우리 모두가 자력으로 괜찮은 귀족이 되는 그런 혁명을 하라
즐겁게 도망치는 당나귀들처럼 뒷발질이나 한번 하라
(후략)
시 속의 당나귀를 혁명가로 모시자. 적어도 당나귀는 돈과 획일을 좇거나, 스스로 어떤 계급을 위해 희생을 하고 있다는 식의 거룩한 포즈에 취해 있지는 않으니까. 사과 수레를 뒤집고 달아날 법한 당나귀의 저 힘찬 뒷발질을 배워두기로 하자. 즐겁고 행복해야 할 삶이 짓눌리지 않도록. <손택수·시인>
산행일: 2012. 2. 5 (일)
코스개관: 추령 - 유근치 - 장군봉(696.2m) - 연자봉(675m) - 신선봉(내장산 : 763.5m) - 까치봉 갈림길 - 소둥굴재 - 영산기맥 분기점(새재봉 : 530m) - 순창새재 - 상왕봉(백양산 : 741.2m) - 구암사 갈림길 - 곡두재 - 감상굴재 (9:40~18:10
날씨: 화창하고 따땃한 겨울.
멤버: 당나귀 15명.
당나귀 산행 한번 빠지면 한달만이다. 오늘은 기다리던 내장산 구간.
버스를 타니 당연히 있어야 할 멤버가 보이지 않는다. 그때의 서운함이란...
휴게소 들러 아침 해결하고 오늘 산행지인 추령까지 가는길은 구불구불한 길을 하염없이 올라간다. 거의 정상까지 데려다 준다고 총무님 웃긴다.
추령에 내려 준비하고 올라가는데 철조망은 쳐 있지만 문은 열려있다. 인증샷 찍고 출발.
오늘 처음 올라가는 곳이 장군봉이라고. 장군을 만나러 가는 길은 정말이지 힘들다.
호남에 눈이 많이 내려 산길은 오히려 평탄해 좋다. 날씨도 팍 풀려 산행이 즐겁다.
장군봉 가기 전 유근재에서 한번 쉬어주고 장군봉을 향해서 올가는데 오늘은 헤매는 백성이 없어 속도도 빠른편.
장군봉 지나 신선봉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멀었다. 허나 경치는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길.
마치 계룡산의 자연성릉을 지나는듯한 경치.
눈이 없아도 멋질 산이 눈이 덮어있으니 그야말로 환상이다. 그 환상의 경치를 보기 위해 정말이지 힘들게 올라가야 했다.
안 보이던 사람들도 내장산 권역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많아졌다. 보통 내장산 산행은 우리가 가는 능선이 아니라 건너편 능선이라는데 그 능선도 보기만 해도 멋지다.
드디어 신선봉. 이곳에서는 정읍에서 오신 분들이 시산제 준비로 바쁜 모습.
떡이라도 얻어먹고 싶은데 아직 제도 다 지내지 않아 그림의 떡.
일단 정상 인증샷 찍고 구경하는데 사진 찍는 분이 없다. 디카를 안 가져오셨단다. 그래서 몇장 찍어 카페에 올려놓기로 했다.
선두는 진작에 가 버리고 총무님과 회장님만 시산제 하는것 보고 오신다고해 난 걸음이 느린지라 끝나고 단체 사진을 찍어드리지 못하고 출발.
한참 내리막 내려서 선두를 쫓아가는데 여기 구간부터는 러셀이 되어 있지 않아 선두가 러셀을 하느라 힘든길.
곧 총무님과 회장님이 쫓아 오셨는데 떡과 고기를 싸 주었다고 특히 사진 찍어준 사람 꼭 가져다 주라 했다고...
식으면 맛 없다고 걱정하는데 강사장님이 허기 지신다고 해 핑계김에 후미 백성들은 아직 따뜻한 떡과 고기를 사이 좋게 먹어 치웠다.
잘 먹어 배가 전혀 고프지 않은데 선두는 점심 먹을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 헌데 이곳에 작은 계곡을 건넜는데 이 계곡을 건너면 안되는거라고...
일단 밥 먹었고 잘못된 길을 치고 올라가 능선으로 붙어 영산지맥 갈림길도 지나고 순창새재를 지났다.
순창새재에서 상암봉 가는길도 제법 빡셌다. 이곳이 오늘 산행중 2번째 높은 봉우리라고...
상암봉 정상에서 처진 백성 기다렸다 인증샷 찍고 상큼이가 직접 깎은 밤으 로 기력 충전하기.
이젠 널널한 하산길만 남은줄 알았다.
여기서 헬기장에서 길을 잘 들어야 한다고 설명까지 들었는데도 구암사 방향으로 내려갔는데 그 길이 아니라고 한다.
다들 구암사 갈림길에서 질러가는데 나와 소리님만 백해 헬기장으로 되돌아와 가느라 시간이 지체. 산사랑님이 기다렸다 귤을 나누어 주는데 정말이지 목도 마르고 기운도 없었는데 많이 고마웠다.
이곳 구간은 금지구역이어서인지 리본이 제대로 달려있지 않고 길도 아주 험하다. 더구나 날이 풀리니 눈이 녹아 아이젠에 자꾸 달라붙어 아주 많이 불편하다.
밧줄 구간도 있고 산죽 구간도 있고 이길이 정말 맞나 싶게 아주 많이 불안해 했는데 이대장이 대장은 대장인지라 이렇게 불확실한 길에서 길을 정말이지 잘 찾아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다.
하산 지점에는 오늘도 기사님이 기다리고 계시다.
어느새 하늘엔 보름달이 떠 있다.
정읍 역전 앞 놀부네 식당의 해물갈비찜.
푸짐하고 맛도 좋고....
강사장님이 어느새 계산을 하셨다고....
산행기가 너무 늦은데다 부실하기만 하다. 죄송하나이다....
-여러 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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