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2 산행일기

회갑을 빙자한 천화대 등반 (설악산, 9/22)

산무수리 2012. 9. 28. 00:30

‘참깨를 털며’ 중-김준태(1948~ )



 

산그늘 내린 밭 귀퉁이에서 할머니와 참깨를 턴다

보아하니 할머니는 슬슬 막대기질을 하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젊은 나는

한번을 내리치는 데도 힘을 더 한다

세상사에는 흔히 맛보기가 어려운 쾌감이

참깨를 털어대는 일엔 희한한 게 있는 것 같다.

한번을 내리쳐도 셀 수 없이

솨아솨아 쏟아지는 무수한 흰 알맹이들

(중략)

사람도 아무 곳에나 한번만 기분 좋게 내리치면

참깨처럼 솨아솨아 쏟아지는 것들이

얼마든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정신없이 털다가


“아가 모가지까지 털어져선 안 되느니라”

할머니의 가엾어 하는 꾸중을 듣기도 했다.

가을 햇살에 잘 말린 참깻단 터는 재미 쏠쏠했다. 모가지 떨어지지 않게 잘 털고 난 참깻단 때는 부엌 아궁이에선 고소한 맛 새어나오는 듯했다. 막장까지 다 털거나 캐묻고 나면 허당이거나 뱀 나올까 찜찜해 다시 덮고 싶은 일 다반사거늘. 아서라, 참깨 털 듯 조심조심 슬슬 터는 게 인지상정 세상살이 아닌가. <이경철·문학평론가>


산행일: 2012.9.22 (토) 10:00~20:00

만나는곳: 6:30 길음역

코스개관: 친화대 일부

멤버: 한산 멤버4

날씨; 화창한 가을날

 

지난번 대간때 벌에 쏘여 죽을뻔 했다 살아나신 김샘. 이야기 나누다보니 작년에 환갑을 지나셨다는데 챙겨드리지도 못했다.

올해는 장이사님이 회갑이라 하신다. 헐~ 산에서 나는 분이 벌써 회갑?

회갑기념 산행은 어떠냐고 하니 이왕이면 등반을 하자 하신다. 역시....

인수나 선인봉으로 생각했는데 진화가 되 설악을 가자고 했다. 설악 중 천화대는 9월까지만 등반 가능하다고 해 9월4주 1박 일정으로 날을 잡았었다.

처음 날 잡고 참가자 모집을 해 보니 주인공 포함 8명이었다. 헌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하나 둘 씩 빠지더니 최종적으로 4명만 남았다.

참으로 민망하다. 산행 전반을 총괄하는 홍샘에게만 상황 설명을 했고 주인공과 신샘은 출발 당일 알았다.

아무튼 계획한 산행인지라 일단은 가기로 했다. 대신 1박 일정이 아닌 당일로...

 

6시 길음역에서 만나자는데 도저히 대중교통으로는 그 시간에 갈 수가 없어 30분만 늦추었다.

7명까지는 홍샘 차 한대로 갈 수 있는데 4명으로 줄은지라 신샘차를 홍샘이 운전해 출발.

뒷자리 여인네는 어느덧 잠이 들고 설악 거의 다 가 아침으로 곰치국, 순두부로 든든하게 먹고 설악동 입구 차 대고 출발한 시간이 10시.

등반허가서 찾고 비선대까지 쉬지않고 고고씽.



 




 

설악골 입구에서 식수 뜨고 왼쪽 능선을 돌아돌아 첫피치에 섰다.

2인 한팀이 선등자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

우리도 장비 착용하고 순서를 기다리는데 후등자가 올라가는데 무척 힘들어 보인다.

등짝을 대고 발을 올려 기어 올라가고 있어 내심 뭘 저렇게 힘들게 가나 싶었다.

헌데 천화대 구간 중 2군데 힘든 곳중 하나가 이곳이라고...

 

릿지 오면서 비브람 신고 온 홍샘. 여기서 암벽화로 갈아신고 우월한 기럭지 이용해 올라갔다.

신샘도 무용과 전공답게 긴 팔다리와 유연성으로 올라갔다.

문제는 나, 앞팀 사람 못지않게 버벅대며 끌어 올리고 등 대고 기고 온갖 수단을 사용해 겨우겨우 올라섰다. 휴~

이사님은 순식간에 올라오셨다. 오랫만에 바위 하신다는데 정말이지 대단하시다.

오늘 여러사람 오는줄 알고 자일 한동 들고 오셨는데 결국 그 자일을 이사님이 지고가는 민망함을 연출.












이 사진 찍히신분 이멜 주소 적어주시면 사진 보내 드리겠습니다.

곧 따라 오실 줄 알았는데 끝내 못 뵈었네요...



































 

두번재 피치에 우리 앞팀이 먼저 가라고 양보한다.

두번째 피치 처음 구간은 조심하면 넘어갈 수 있는데 그 다음구간은 대략난감이다.

결국 배낭을 먼저 올리고 홍샘이 거의 끌어 올려주어 그야말로 선녀가 되어 올라갔다.

그 다음부터는 아주 힘든 구간은 없는것 같고 걷는 구간이 더 많았다.

 

암벽 구간은 선등자 하는 동안은 쉴 수 있는데 걷는 구간은 쉴 수 없어 더 힘들다. ㅎㅎ

아무튼 넷이 재미나게 농담 따 먹어 가면서, 중간 점심 대용 샌드위치와 꿀물 먹어 가면서 가축적 분위기 산행을 하고 몇번 하강을 하고 어차피 끝
까지 가기엔 시간이 부족해 하산하기로 해 장비를 풀고 바가지를 넣는게 방심한 해 굴러 떨어졌다.

아뿔싸....

결국 헬멧 줍는다고 내려갔다 못찾고 잦은바위골로 하산하려 했으나 길이 여의치 않아 되돌아 올라오고 올라온 김에 홍샘이 하강해 걸려있는 헬멧을 찾았다.

휴~ 다행이다.

 

그러는동안 30여분 시간 소비하고 여기서 하산하기엔 길이 너무 안 좋다고 결론을 내려 한 봉우리 더 올라갔다 하강.

하산하는 길은 썩 좋지는 않지만 조심하면 큰 무리는 없다. 문제는 해가 졌다.

계곡물에 도착하고 나니 꼴딱 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건너편 왕광봉에서 올라갔던 팀인것 같은데 길을 못찾고 우와좌왕한다.

이곳에 50번 와 번 홍샘이 계곡 건너는 길을 찾아 무사히 하산 완료. 하산 하기 전 식은땀 나 참 더웠다.

1반 사람들 지나는 길을 만나니 정말 반가웠다.


 

설악동 내려와 차 타고 속초로 이동, 늦은 저녁을 먹었다.

주인공이 쏘셨다. 맛 좋았다.

9시 출발. 휴게소 잠깐 쉬고 막차 놓친 나를 위해 사당역에 내려준 시간이 12:15

다행히 버스 타고 무사히 귀가 할 수 있었다.

이덕 저덕에 년중행사인 바위를 올해도 할 수 있었다.

감사~

그리고 미리 추석~

 

년중행사로 하는 바위여서인지 온몸이 쑤시네요.

다들 괜찮으세요?

덕분에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그날 찍은 사진 그냥 다 보냅니다.

날씨가 좋아 일단 사진은 선명합니다.

함께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무술

 

 

행복한 시간들! 감사합니다!깊어가는 가을에 충만함은 더했습니다!

가을이 가기전 자리를함께하면 고맙겠습니다!-장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많이 망설이다가 가길 잘한거 같아요.

저도 허벅지가 뻐근하네요.

산행은 안해도 그냥 놀러간다고 생각하고 갈려고 했었는데

참가인원이 급격하게 줄어서 할 수없이 했었는데..

산행도 재미있었고 좋았어요.

사진찍고 올리느라 고생하셨어요..ㅎㅎ-신

 

 

밤 늦었는데 무사히 들어가셨나바요~

저도 팔이 아파요 ㅠㅠ

올해 바위는 이걸로 끝이네요 ㅎㅎ

담엔 단풍물든 이쁜산에 가요~`-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