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을 배낭 속에 넣고- 박덕규(1958~ )
애인을 배낭 속에 넣고 아침이면
학교로 간다 멀리 강물을 내다보면 덜컹대는 전철 속에서도
행복하다 강의실 창가에 앉아 내가 졸고 있는 동안
애인은 배낭 속을 빠져나와 의자와 의자 사이를 교단 위를 교수님의
콧잔등 위를 뛰어다닌다 아무도 그녀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휴식 시간에 애인은 잔디밭에 나가
잔디를 뜯어먹으며 놀고 있다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이다 나는 자꾸 행복스러워진다 애인을
배낭 속에 넣고
(하략)
내 친구를 제 친구에게 내 여인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과 내 애인이야,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우선 그 남자의 나이부터 가늠해 볼 일입니다. 여인과 애인의 차이라…. 약속 시간 앞서 도착해 화장 몰래 고쳐가며 다소곳이 앉아 있는 것이 여인이라면, 약속 시간 지나 헐레벌떡 뛰는 한 마리의 어린 말이 있다면 아마도 애인일 테지요. 애인은 탄력 좋은 스프링처럼 자꾸만 튀어 오릅니다. 그런데 애인을 안기에 내 품은 너무 좁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시인의 말마따나 일단 애인을 배낭 속에 넣고 봤습니다. 그러고는 함께 걷고 함께 먹고 함께 잠자기를 해봤습니다. 애인이요? 다행히 재밌어 죽겠다지 뭐예요. 무엇보다 둘만의 비밀이 신기한 모양입니다. 당분간 걱정 없겠어요. 물론 매일같이 애인이 배낭 속에 들어가만 준다면야 말입니다. <김민정·시인>
산행일: 2013. 11.3 (일)
코스개관: 홍천고개-등잔봉-새득이봉-가삽고개-가리산-물안봉-늘목고개-가락재 (9:00~19:00)
날씨: 오리무중의 몽환적 안개 속을 헤매다
멤버: 당나귀 12명
영춘기맥 중 가장 긴 코스라는 가리산이 낀 오늘.
오랫만에 까멜, 미경씨가 보인다. 정말 반갑다.
전사장이 쏜 가래떡을 차 안에서 나누어 먹었다. 오늘 산길도 길다는데 간식이 확보되니 든든하다.
미경씨가 오니 상큼이와 둘이 이야기 꽃을 피워 산길이 모처럼 화사하고 왁자지껄 하다.
오늘 산길 단풍이 져 아쉽긴 하지만 경치는 정말 좋다.
결코 짧지 않다지만 아직은 실감이 가지 않는다.
오늘도 총무님표 더덕차로 원기 회복.
가리산 휴양림 경내에 들어섰고 길은 좋아졌고 1반 등산객들도 보인다.
시계는 여전히 좋지 않다. 암릉에 있는 가리산 정상들.
정상 찍고 내려오는 길, 제법 빡세다. 미경, 상큼이, 신천씨는 정상을 피해 우회해 만났다.
암릉 내려와 약수터 넓은 공터에서 밥상을 차렸다.
약수터에서 왼쪽 능선으로 붙어 기맥길을 이어가는데 팀이 셋으로 찢어졌다. 중간에 끼어 가는데 선두도 안 보이고 후미도 안 보인다.
나중에 작가님과 까멜이 잠시 알바를 했다고....
물안봉이 아주 한참만에 나타났고 거기서도 늘목고개는 더 멀었다.
감기 걸린 백성들 남은 더덕꿀차에 오늘 직접 캔 더덕까지 얻어 먹었다. 그 덕에 나와 까멜은 도중 하산 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헌데 산행 종점인 가락재까지는 아주아주 멀었다.
결국 해가 졌고 랜턴을 켰는데 늘목고개에서 3명 하산하고 9명 중 3명이 랜턴이 없다.
앞서 가던 선두조도 해가 지니 길이 헷갈려 기다리고 있어 9명이 다 만나 겨우겨우 하산 완료.
차 타고 일단 시내로 나갔는데 웬만한 식당은 다 문을 닫아 기사식당이 다행이 밥이 있다고 해 무사히 저녁 먹고 출발.
차는 많이 막히지 않아 무사히 안양 입성.
산행기가 너무 늦어져 아주 부실하고 허접해 졌다. 양해를....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까멜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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