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숲에서의 짧은 키스 - 박상순(19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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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너는 비행기를 타고 산맥을 넘었다
여러 해 동안 너는
밤의 열기
가볍고도 유쾌한 사랑
그러나 나는 아직
체리향이 든 해열제를 먹고 누워 있는
키 작은 아이
단풍 숲에서의 짧은 만남이 오기도 전에
내 안에서 솟아오른 불길이
산맥을 넘어
너의 입술을 모두 태워버린다
영화 ‘대부’에서 압권은 교차편집이다. #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이 울려 퍼진다. 톨게이트에서 배신자를 난자한다. #세례를 위해 아기의 이마에 성수를 떨어뜨린다. 이발소에 누워 안마를 받던 배신자의 눈알에 총알이 박힌다.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아멘. 호텔 회전문에 정적을 가두어 놓고 따발총을 갈긴다. 성스러운 미사가 진행되는 평화로운 시각에 마피아 행동 부대는 잔인한 피의 숙청 작업을 진행한다. 영화뿐만 아니다. 사실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가? 누군가는 삶을 시작하고 누군가는 죽음을 목전에 두는 시간, 누군가는 그리움에 입술을 깨물고 누군가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시간, 누군가는 허겁지겁 밥을 먹고 누군가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 시간, (나는) 이불 속에서 뒹굴고 (아내는) 아침상을 준비하는 시간(미안하다, 젠장)들. 한드·미드·중드의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같은 시간대에서 진행되는 이 서로 다른 일을 번갈아 볼 수 있게 되었다. 입체적인 삶이 멜로드라마와 추리물 여기저기를 활보하며 오늘도 우리의 시선을 붙잡는 데 여념이 없다.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산행일: 2013.10.27 (일) 8:30 불광역 5번 출구
코스개관: 국사당-숨은벽-밤골-효자비 (9:30~13:30)
날씨: 아침엔 쌀쌀하다 낮에는 풀림. 시계는 좀 뿌옇던 날
월욜 탁동 모임에 모처럼 박강직이 나왔다.
여산, 이감탄에게 일욜 숨은벽 가자 하니 이감탄은 지난주 다녀왔는데 아직 단풍이 피크가 아니라고 이번주 가면 좋을 거라 한다.
여산은 1박 일정 해파랑길 약속이 있다고 한다.
숨은벽 이란 이름을 들은 박강직이 안가봤다고 입질을 한다.
일단 가기로 해 놓고 선수 모집을 해 봤으나 선약이 있다고 해 둘이서 가기로 했다.
차 타기 힘들까봐 일찍 만나 서부시외버스 터미날에 가니 사람은 제법 많은데 일행을 기다리는지 의외로 타는 사람이 적어 앉았는데 구파발 오니 차가 꽉 찬다.
국사당에 딱 들어서니 가을빛이 너무 아름답다.
사진 울렁증이 있는 박강직인지라 다른 산행보다 거의 사진을 찍지 않았다.
테라스 올라가는 길은 먼지 펄펄나고 힘들었지만 박강직 생각보다 너무 잘 가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
테라스 가는 길 정체도 장난이 아닌데 성질 급한 사람들이 가로질렀다 중간에 끼어들어 고속도로 갓길 주행자같이 얄밉다.
누군 성질 급하지 않아 줄서서 가는줄 아나?
테라스에 올라서니 시장이 따로 없다.
사진을 찍으니 뿌옇게 나오고 바람도 차지만 그래도 모든걸 감수하고 올만한 곳인것 같다.
점심 먹기 너무 일러 숨은벽을 향해 가는데 여기 저기 사람도 많고 다들 나름대로 사진을 찍어대는지라 사람을 피해 찍을 수가 없다.
대슬랩도 역시나 리지 산행 인파로 여러 팀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쪽 내려서는 곳도 정체가 심한데 잘난체 하는 사람들은 암벽 하는거 처음 보냐고 자기도 왕년에 했다고 무식하게 추월하며 잘난체 한다.
마치 구경하느라 안 내려가는줄 아는 건지...
그렇게 잘나셨으면 슬랩으로 올라가지 왜 평지로 다니시는지.....
정체 구간 난코스 무사히 지나고 이른 점심을 먹고 밤골로 내려서는데 단풍이 환상이다.
이곳 단풍이 좋았다는게 단풍을 보니 기억이 난다.
길은 거칠지만 단풍때문에 행복해 하면서 4시간 만에 무사 하산.
점심 먹기 너무 일러 점심을 포기하고 구파발 역으로 나와 집으로~
일찍 끝난 덕분에 이수역에서 세일러마 만나 차 한잔 마시고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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