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황샘 사진으로 보는 킬리만자로 3

산무수리 2014. 1. 25. 18:34

서책 - 김수영(1921~68)


덮어놓은 책은 기도와 같은 것

이 책에는

신(神)밖에는 아무도 손을 대어서는 아니 된다

잠자는 책이여

누구를 향하여 앉아서도 아니 된다

누구를 향하여 열려서도 아니 된다

지구에 묻은 풀잎같이

나에게 묻은 서책의 숙련―

순결과 오점이 모두 그의 상징이 되려 할 때

신이여

당신의 책을 당신이 여시오

잠자는 책은 이미 잊어버린 책

이다음에 이 책을 여는 것은

내가 아닙니다


한 해의 마무리를 어찌 지을까 하다 서점에 들렀습니다. 베스트셀러들은 죄다 서 있고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들은 죄다 누워 있는 코너별 매대 사이를 걸으면서 왜 책더러 앉아있다고는 표현하지 않는지 나중에 써먹어볼 참으로 휴대전화를 열어 자잘한 메모를 보태다가 이걸 나중에 글로 써봤자 누가 다 읽어주려나 깊은 한숨이나 쉬었더랬습니다. 꽃단장 마친 지 오래인데 쳐다봐주지도 않고 만나줄 생각도 전혀 없는 듯 발 빠르게 지나치는 독자들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책의 입장에 서보자니 뭐랄까요, 일단은 슬펐습니다. 그것이 동물이든 식물이든 짝사랑은 본시 애달픈 거니까요. 무조건 책 사달라 책 파는 여자의 입장에서 불쌍한 척하는 건 아니고요, 점점 책이 뭔가 뭘까 그런 근원에 닿게 됩니다. 쉬운 사람은 쉽게 버려진다는데 우리들에게 책이 너무 흔해빠진 만만의 콩떡이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시집 두 권에 맥주 두 캔 사서는 비닐봉지 달랑거리며 집에 왔습니다. 뜨는 새해 맞으러 바다에도 가고 산에도 오르고 제야의 종도 울린다지만 난 그런 거 침대에 발라당 누워 다할 수 있으니 책이라 하면 인생의 리모컨이라 내년에도 눌러댈래요. <김민정·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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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 전


 

 

 

 

 

 

 오늘 고도도 높아지고 길고 제법 험해지고....


 

 날이 맑다가도 갑자기 가스가 꽉 차면 날이 서늘해 지고...


 

 

 

 

 추워 다같이 지난번 알프스 팀복인 잠바를 입고...


 요나와 파울로


 

 

 

 길은 점점 팍팍하고 나무도 풀도 없어 먼지가 일고...


 물은 이곳까지 밖에 없어 위 캠프는 이곳에서 물을 떠가야 한다고...


 

 

 

 카랑카 캠프에서 감자만 든 스튜로 점심 먹기. 여기서 호주 여인은 떨어져 1박 더 하는 6박 7일 일정으로 온다고...


 

 

카랑카를 떠나 바라푸 캠프로 가는길


 

 

 

 

 


 

 

의외로 홍샘이 힘들어해 날 안심시키려고 그러는건 아닐까 했는데 정말 컨디션이 안 좋았나보다..


 바라푸 캠프까지 가는 길 정말 힘들었다. 왜 카랑카에서 1박 더 하는지 알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