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자리
-구상(1919~2004)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고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고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백발성성한 노인이 지팡이를 짚으며 강의실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선 굵은 이목구비에 비율 좋은 체구가 한 시절 한 사내가 한 시대를 얼마나 풍미했을지 가히 짐작하게 하였는데 그 이름 구상, 이라 하였습니다. “신수야 토종으론 멀쩡하다. 소싯적엔 에헴! 미남이란 소리도 더러 들었다”라는 고백이 재밌어지려는데 눈치도 없이 시인은 제 시도 아닌 자크 프레베르의 시를 읽어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스무 살 새내기에게 일흔일곱 노시인의 숨찬 호흡은 고문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두 시간 내내 두 손 놓고 시를 듣는 일은 두 시간 내내 늘어진 테이프에서 나오는 가곡을 듣는 일만 같았습니다. 이제나저제나 강의실 박차고 나갈 궁리로 엉덩이깨나 들썩거렸는데 있죠, 그 앉은 자리의 뜨뜻함이 여직도 가끔은 만져지고는 한다는 말입니다. 하루하루 우리는 살기 위해 살지요. 하루하루 우리는 죽기 위해 살고요. 가시가 꽃이고 꽃이 가시이거늘, 하루하루 반가워하고 고마워하고 기뻐하겠다는 다짐으로 9월을 시작하려 합니다. <김민정·시인>
코스개관: 과천보건소 뒤-진달래능선(?)-안양 충훈부 (2:30~18:00)
멤버: 여군삼총사+수호천사
날씨: 날씨가 갑자지 팍 풀려 더웠던 날
경란씨가 모처럼 쉬는 일요일이라고 한다.
사실 토욜 긴 산행 후인지라 쉬고 싶은 맘도 있지만 약속을 한 지라 일단은 가기로 했다.
오늘 안샘과 넘버2 산행 약속에 사실 우리는 불청객. 헌데도 내색하지 않고 후미를 묵묵히 봐 주신다.
안샘 짐 못진다고 블루베리 슬러쉬에 과자에 과일까지 바리바리 들고 온다.
지지는 못해도 들고는 올 수 있다고....
과천에서 안양으로 넘어오기로 하고 비산동에서 만나 버스타고 청사 앞에서 내려 보건소 뒷길로 가다 왼쪽 능선에 붙으니 바위가 제법 많다.
이 능선은 처음 밟는것 같은데 군데군데 조망도 좋고 길은 좀 험하지만 붐비지 않는다.
안샘 체질에 맞지 않는 모처럼 충분한 휴식과 맛있는 간식 먹기.
날씨가 갑자기 더워져 자주 쉬어주어야 한다니까.
진달래는 진곳도 있지만 아직은 어여쁘다. 행복해 하면서 이 길을 함께 걸을 친구가 있다는게 행복인것 같다.
짬짬히 쉬긴 했지만 안샘 산행 속도가 워낙 빨라 덩달아 내달리는 사람 쫓아가려니 힘들다.
산행 시간은 4시간이 넘지 않지만 정말이지 밀도 있는 산행이었다.
새로운 길을 알게 되어 좋았던 날이다.
하산해 목도 마르고 해 막국수 집에서 맥주 한잔에 막국수를 먹으니 갈증이 조금 해소가 된다.
넘버2께서 저녁까지 사 주셨다. 수호천사 맞다니까....
쫀누나가 못 온게 조금 많이 아쉽다. 왔다면 산행 속도도 조금은 천천해 가능했을 텐데....
-안샘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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