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4 산행

설악 달마봉 가기 (국제 트레킹대회,6/14)

산무수리 2014. 6. 15. 22:31

업어준다는 것 - 박서영(1968~ )

저수지에 빠졌던 검은 염소를 업고
노파가 방죽을 걸어가고 있다
등이 흠뻑 젖어들고 있다
가끔 고개를 돌려 염소와 눈을 맞추며
자장가까지 흥얼거렸다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희고 눈부신 그의 숨결을 듣는다는 것
그의 감춰진 울음이 몸에 스며든다는 것
서로를 찌르지 않고 받아준다는 것
쿵쿵거리는 그의 심장에
등줄기가 청진기처럼 닿는다는 것 

(후략)

누군가를 업는다는 것은 심장 두 개를 나란히 겹치는 일이지요. 이렇게 두툼해진 심장을 가슴에 달게 되면 어떤 걱정도 다 사라질 것 같지요.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자신의 조금 큰 심장에 누군가의 조금 작은 심장을 기꺼이 갖다 붙여주는 것이지요. ‘그의 감춰진 울음’을 자신의 ‘몸에 스며’들게 하려는 것이지요. 그는 어쩌면 공룡과 부닥쳤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무서움에 떠는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괜찮다, 괜찮다, 심장으로 말하려는 것이지요. 이 시에는 ‘저수지에 빠졌던 검은 염소를 업’은 ‘노파가 방죽을 걸어가고 있’네요. ‘등이 흠뻑 젖어들고 있’는데 ‘자장가까지 흥얼거’리네요. 누군가를 업어준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받아주고 모든 것을 다 내어준다는 것이네요. <강현덕·시조시인>

 

산행일: 2014.6.14 (토)

코스개관: 설악C지구-설악동-신흥사 입구-계조암 입구-달마봉-목우재-설악B지구 (13K)

날씨: 화창하다 못해 더웠던 날

 

1년에 한번반 개방한다는 설악의 달마봉.

다녀온 사람들 말에 의하면 사람들로 들끓여 별로였다는 말을 들었다.

신샘과 홍샘이 이곳에 가자 하는데 생신과 겹쳐 못간다고 했는데 생신이 다움주란다.

류, 황샘은 다들 일이 있다고 해 셋이 가기로 했는데 새벽 홍샘이 피치못할 사정이 있다고 연락이 와 결국 둘만 가게 되었다.

아침 어영부영하다보니 시간이 늦었다. 도저히 7시까지 신사역에 갈 수가 없겠다.

택시를 타고 사당에 가 전철을 갈아타고 겨우 도착.

달마봉 가는 차가 세대나 되는데 세대가 다 만차라고....

 

 

가는 차 안에서 트레킹대회 참가비로 만원씩 걷는다. 입장료 면제에 티셔츠도 준다는데 10시 도착한 행사장에 가니 단체 접수팀이 많다.

외국 단체도 보인다.

행사장에서는 배번, 지도, 물, 초코파이를 나누어 준다.

식전행사가 한창인데 이 행사가 끝나야 보내준다는 소식.

날이 타들어가는것 같이 더워 그늘에서 기다리는데 행사가 채 끝나기도 전 출발시킨다.

우리도 부랴부라 따라 가는데 설악동까지 30여분을 줄지어 올라가야 하나보다. 한숨난다.

쉬지않고 제법 많은 사람들을 추월해 30여분 올라가니 매표소 입구. 우리들은 우측 차도 가는길로 우회 해 들여보내 준다.

 

 

 

 

 

 

 

 

 

 

 

 

 

 

 

 

 

 

 

 

 

 

 

 

 

 

 

 

 

 

 

 

 

설악동에서 신흥사 입구까지 가니 10K와 20K가 갈라진다.

헐~ 우리가 갈 길이 20K라고?

흔들바위 가는길로 올라가다 마지막 식당가를 지나자마자 우측 숲으로 들어간다. 헌데 여기서부터 사람들 수가 팍 줄어들면서 산행을 할만할것 같다.

가다 지키는 초소를 지나고 조금 올라가니 울산바위의 뒷태를 보는데 나름 매력있다.

올라갈 때마다 조망이 점점 좋아지더니 어느 순간 공룡의 모습까지 보이기 시작.

전반적으로 순했던 길이 조금씩 험해져 가며 암름이 나타나는데 크게 어려운 길인 사실 없다.

 

시간이 꽤 된지라 공터만 나오면 사람들이 밥을 먹느라 바쁘다.

아직 배가 고프지 않고 오르막에서 밥 먹으면 힘든지라 부지런히 올라가는데 올라갈 수록 경치가 아주 멋지다.

다른 모습의 설악을 보는것 같다.

중간 떡 하나 먹고 정상인줄 알았는데 2번 정도 더 올려치니 보이는 20K 반환점 깃발.

막상 달마봉을 올라갈 수는 없고 그 아래에서 울산바위에서 정상 인증샷 하고 깃발 들고 인증샷 하기.

밥은 조금 더 내려가 먹기로....

 

 

 

 

 

 

 

 

 

 

정상을 지나고 나면 길은 크게 험하지 않다.

점심 먹을 자리가 마땅치 않다. 마냥 내려가다간 하산해 밥먹을것 같아 대충 그늘에서 신샘이 싸온 밥과 반찬, 그리고 우리집 주말농장표 쌈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사이 추월했던 사람들이 다 지나간다.

그래도 국제대회는 국제대회인지 러시아 사람 몇몇이 내려가는데 복장은 약수터 패션.

목우재까지 무사히 하산 완료.

 

큰 기대를 하고 오지 않아서인지 예상보다는 좋았던 오늘 산행.

한번쯤은 올만한 대회인것 같다.

하산해 대회장으로 가 완보증 받고 차 주차해놓은 식당에 가려니 거긴 C지구라 도로 내려가야 한다고...

땡볕을 걸어 내려가니 보이는 식당과 차.

오늘 빨리 도착한 순으로 차를 출발시킨다는데 아직 1호차도 다 안 찼다고...

얼른 앞쪽에 자리잡고 세수하고 발도 닦고 배는 안 고프지만 갈증도 가실겸 콩국수를 둘이 나누어 먹었다.

5시경 차가 차 출발. 예상보다 막히지 않아 환할때 신사역 도착.

홍샘이 함께 못 가 아쉽긴 했지만 한번은 와 봐야 할 달마봉을 오게 되어 나름 의미있는 산행이었던것 같다.

인터넷 검색 해 보니 실제 걸은 거리는 13k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