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4 산행

더위 피해 계곡산행 가기 (흥정산, 7/6)

산무수리 2014. 7. 7. 00:15

나의 보일러 씨 - 서숙희(1959~ )


1

그는 밤이면 버튼 하나로 내게 온다

둥근 털실뭉치에서 실이 풀려나오듯

볼볼볼

둥글고 부드러운 자음과 모음으로

달큰한 살 냄새로

그가 내 옆에 누우면

적막의 굳은살이 뭉긋이 풀려나고

충혈된 허파꽈리도 명치 아래서 잠든다

2

몸의 길 환히 열리어

나, 그 속에서 오롯한데

누군가에 의해 몸 하나가 덥혀진다는 것

쓸쓸한, 날것의 속성

내 몸의 이 허기


고운 햇살 사이를 오가는 바람인데도 제법 매섭네요. 토라져 심술부리는 얼굴 예쁜 여자아이처럼요. 한겨울 내내 버튼 하나로 내게 와주던 보일러씨를 아직 보내면 안 되겠어요. ‘둥근 털실 뭉치에서 실이 풀려나오듯’ 호스를 타고 풀려나오는 온기. 그것으로 꽁꽁 얼었던 지난 겨울밤을 노곤하게 데워주던 고마운 보일러씨. ‘볼볼볼’이란 의성어 같은 의태어로 더 따스하고 정겹게 다가오는 오래된 사랑. 너무 뜨거워 부담스러운 불불불이 되어서도, 너무 차가워 이를 갈아야 하는 벌벌벌이 되어서도, 허리를 껴안아도 아무런 느낌을 주지 못하는 빌빌빌이 되어서도 안 되는, 동글동글, 몽실몽실 만나면 ‘몸의 길 환히 열리어’ ‘그 속에서 오롯’해지는 내게 딱 맞는 사랑. 제대로 만난 자음과 모음의 찰떡궁합. 간혹 봄봄봄으로도 읽히는 ‘볼볼볼’이 이 시조를 사랑스럽게 만듭니다. 볼볼도 아니고 볼볼볼볼도 아닌 ‘볼볼볼’. 삼삼한 3음보라서 더 사랑스럽습니다. 그 3음보로 지어지는 시조라서 더 사랑스럽습니다. <강현덕·시조시인>

 

산행일: 2014.7.6 (일)

코스개관: 차단기-흥정산-흥정계곡 초입-계곡끝 (9:50~13:50)

날씨: 산행 하기 좋은 적당히 흐렸던 날

멤버: 당나귀 16명

 

2번의 큰 버스로 산행을 하다 오늘은 다시 작은 버스로의 산행.

버스는 헐렁한듯 하면서도 꽉 찬 느낌.

고정멤버가 빠진 자리를 새신자, 준 고정멤버들이 채워준다.

회장님은 킬리만자로에서 어제 귀국하셔서 피곤하실텐데도 참석. 얼굴이 많이 탔다.

26명이 가 16명이 정상 등정. 동계 침낭을 가져가지 않아 개 떨듯이 떨다 오셨다고...

아무튼 정상의 기쁨을 맛보셨으니 하례 드리옵니다...

 

 

 

 

 

 

 

 

 

 

 

 

 

 

 

 

 

 

 

 

 

 

 

 

 

 

 

 

 

 

 

 

 

 

 

7, 8월은 혹서기 산행으로 짧은 계곡 산행으로 잡기로 한 날. 처음 온 곳이 흥정산.

등산로 초입까지 기나긴 계곡을 끼고 올라가는데 팬션이 참 많기도 하다.

거의 끝까지 차로 무사히 올라가 인증샷 하고 왼쪽 차단기를 지나 산행 시작.

시작 하자마다 사람들이 나무에 붙어 있다. 뭐지? 보리수가 빨갛게 잘 익어 정말이지 맛이 좋다.

한 주먹씩 따서 먹었는데도 많이 남았다. 아쉬워 하면 갈 길이 먼지라 우측 리본을 따라 올라가는데 처음부터 급경사 오르막이 숨차다.

오늘 상금씨가 상큼한 30대 수연씨를 데리고 왔다. 산행 잘 하게 생겼는데 산행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초장 잘 올라가다 안샘 친구인 선아씨와 수연씨가 조금 힘들어하며 쳐진다.

나도 거의 후미그룹에서 힘겹게 올라가 간식 먹고 있으니 후미 백성들 도착.

쉴때마다 나오는 간식이 대추 방울토마토 그리고 오이.

올라오니 바람도 시원하고 좋다. 역시 여름엔 강원도다.

한바탕 쉬고 또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가는데 미역줄 나무가 무성해 걷기 불편할 지경. 이 길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깅인것 같다.

터널같은 길을 기어 나오니 좁은 공터에 보이는 정상석.

아니 벌씨? 2시간이 채 안됐는데? 다들 너무 빨리 나타난 정상에 어리둥절 하다.

정상이 좁고 땡볕이라 그늘에 쉬며 마야님이 배고프다고 감자를 나누어 준다. 아침엔 버스에서 경림씨가 감자를 나누어 주더니....

총무님 아이템이 감자?

후미들고 곧 도착해 정상이라고 하니 놀란다. 이렇게 빨리 정상에 올라온 것도 정말이지 처음이지 싶다.

 

 

 

 

 

 

 

 

 

 

아직 12시도 되지 않았다. 장소는 협소하지만 공터가 있어 점심 펼치기.

다들 밥을 어찌나 많이 싸왔는지 남는 밥 저녁에 먹는다고 신천씨가 쌌다. ㅎㅎ

점심을 먹고 났는데도 12시15분? 정말 빨리도 먹었다.

봉우리 하나만 더 넘으면 계곡을 만나나보다.

 

 

 

 

 

 

계곡을 향해 내려가는데 왼쪽 좁은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내려오다 쉬는데 중간에 마야님이 사라졌다.

앞사람을 놓쳐 왼쪽 길로 내려갔다 되돌아 올라오는 중이라고....

오늘 산행이 너무 약해 보충하나보다 하고 웃었다.

 

 

 

 

 

 

 

 

다소 급경사 길을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리고 계곡이 나온다.

일단 씻고 잠시 땀을 식히니 물이 차 발을 오래 담그기 힘들다고...

바위가 빨간걸 보니 철분이 많은가보다는 이대장.

철 좀 드시게 좀 드시라고 했다. ㅎㅎ 알바한 백성까지 도착해 잠시 쉬고 출발.

 

 

 

 

 

 

 

 

 

 

 

 

 

계곡이 아주 깊진 않은데 사람도 많지 않고 나름 그윽하다.

선아씨가 이끼에 미끄러지며 넘어졌다. 다행히 크게 다친것 같진 않다.

그윽힌 계곡을 얼마 안 내려왔는데 팬션이 보인다. 아니 벌써 끝?

산행 출발지점에서 배경으로 찍은 가재와 곰이라는 제법 규모가 크고 계곡을 바로 옆에 낀 팬션이다.

오늘 산행 정말이지 짧다 짧아....

 

 

 

 

 

 

 

 

 

 

 

 

 

 

 

 

 

 

조금 내려오니 산행 기점이 나온다. 왼쪽 길로 올라갔다 오른쪽 길로 내려오는 원형 산행이다.

선두로 내려온 경림싸과 강사장님은 가방 집어 던지고 보리수 따러 갔다는데 올 생각을 안한다.

한참만에 한 보따리씩 따온다. 정말이지 그 부지런함에 손발 다 들었다.

 

우리 천사표 기사님께서 냉커피는 물론 수박에 얼음물까지 잔뜩 얼려 아이스박스에 담아 오셨다. 헐~

덕분에 계곡에서 신기에 가까운 회장님의 화려한 수박 자르기 쑈 관람하고 맛 좋은 수박을 먹으니 여름 산행에서 수박 먹던 시절이 생각난다.

아직 배도 안 꺼지고 시간도 너무 일러 봉평의 막국수를 포기하고 서울 서소문의 기가 막힌 콩국수를 먹으러 간다 했다.

 

 

 

 

 

 

 

 

 

 

 

 

헌데 차가 많이 막힌다.

결국 콩국수를 포기하고 대야미 봉평 막국수집에서 아쉬운대로 막국수와 보쌈 먹기.

배부르게 막국수 먹고 호랑이띠 용띠끼리 사진 찍기.

모처럼 차가 금정역에 들린다니 바로 집 앞이라고 일찍 안 들어가도 된다는 상금씨 따라 여러명이 내렸다.

주립대 장학생들의 나머지 공부가 이루어 지나보다.

범계역 지나 나도 문전 택배 해 주어 편한하게 잘 왔다.

다음엔 어느 계곡을 가려나?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