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발칸반도 여행기2 (보스니아, 8/8)

산무수리 2014. 8. 23. 00:24

허물어버린 집 - 문충성(1938~ )

허물어 버린 집이 요즘

꿈속에 나타나 온다

할머니 어머니가 사셨다

돌아가시고 나서

허물어버리면 안 될 집을 허물어버렸다

그 할머니 어머니 꿈속에 없어도

그 집이 꿈속에 나타나 온다

대추나무 당유자나무 후피향나무(…)

저 멀리 혀 빼물고 헬레헬레

진돗개 진구가 나타나 온다

시간이 사라져 없는 풍경 속으로

오늘도 들어가 바라보다가 나도

풍경이 된다 어느새


꿈을 꾸지 않고 대여섯 시간을 내리 잘 수 있으면 건강한 상태라고 한다. 몸이 불편하거나 마음이 괴로운 날 밤에는 뒤숭숭한 꿈에 시달리기 쉽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인물보다는 장소가 꿈에 자주 나타난다. 잠에서 깨어나면, 꿈에 본 곳에 대한 기억이 오래 남는다. 어렸을 때 살던 집·방·마당·골목길이 흑백영화 영상처럼 떠오른다. 가끔씩 고인이 된 식구들도 만나지만, 그들은 절대로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다가 깨어나면 꿈속의 해후가 더욱 안타까워지고, 풍경만 어슴푸레 잔영으로 남는다. 그 빛바랜 기억 속으로 들어가면, 그곳은 꿈인가, 삶인가.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8/8 (금)

 

 

 

 

 

 

 

 

 

아침식사 전 어제 둘러봤던 공원을 산책하기로 해 1시간 일찍 만나 산책하기.

어제 내린 비로 잔디가 젖어 있고 군데군데 물구덩이가 있지만 공기는 쾌적하다.

그리고 밤에 볼때와는 또 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둘러보다보니 이곳은 단순히 공원이 아니고 온천지대.

호텔, 온천이 들어서있고 예전엔 훨씬 더 컸던 곳인지 군데 군데 사용하지 않는 건물이 보인다.

아무튼 한바퀴 돌아보고 화보사진 찍고 호텔로....

 

 

 

조촐한 아침식사.

오늘 먹은 수박은 맛이 있다. 어제 우리가 먹은 수박만 딴지 오래된건지 맛이 없었다고 결론.

식사 후 출발.

 

-보스니아의 사라예보를 향해 출발

 

 

 

 

 

오늘 일정은 세르비아에서 보스니아 사라예보로 가기.

버스와 기사의 과로를 금하는 유럽쪽 동네 때문에 화장실도 들릴 겸 길가 레스토랑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주인이 내쫓는다.

밀려 나오는데 우리 영어가능 기사가 가서 뭐라고 말했는지 사용해도 좋다고 한다.

이 레스토랑이 길가의 휴게소 개념은 아닌것 같고 나름 유명한 곳인지 사람들이 많다.

기사와 가이드가 차를 주문했는데 밀려온 손님 탓인지 우리를 무시해서인지 음식이 나오지 않나보다.

 

사라예보, 이에리사 선수가 탁구로 세계를 제패하기도 했지만 1차 세계대전의 근원지이기도 하고 1992년 보스니아 내전의 현장이기도 한 곳.

유럽에서 가장 동양적인 도시라는 이곳은 1884년 동계 올림픽이 있었다고....

 

 

현지인들 먹는걸 보니 요구르트와 도너츠로 보이는 빵이 보이는데 너무 맛이 있어 보인다.

우리도 시켜 먹어보려고 했으나 결국 가이드 일행도 음식이 나오지 않아 포기하며 우리 기사가 식당에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사람을 골라서 받는건 맞지 않는 처사. 맞는 말이다. 결국은 잠재적 고객인데.

아무튼 쉬는 동안 레스토랑 잔디밭에서 이런 저런 사진을 찍고 우리가 가져온 간식 먹고 출발.

 

 

-사라예보로...

 

 

 

 

 

 

 

 

 

 사라예보에 도착해 내리자마자 우릴 반긴건 비둘기. 비둘기도 이렇게 모여있으면 장관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고 인파가 아주 많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랬다.

엄청 많은 인파를 뚫고 신기한 광경이 펼쳐져 있는데 뛰듯이 가이드가 가 주마간산으로 사진 찍어가며 쫓아가니 식당.

2층 한가한 자리에 앉아 케밥을 먹었다. 나쁘지 않았다. 철모오빠는 이쪽 동네 식초에 맛을 들여 어디나 쳐 먹는다.

점심이 늦어져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약간 짠듯한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나온 사과차로 건배. 그리고 젊은 현지 총각과 인증샷.

이 식당 자리가 아주 센터인것 같다. 사진 몇장 바쁘게 찍고 현지 가이드 따라 관광 시작.

 

-라틴다리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총격사건이 있던 그 다리.

남들이 보면 암살자이지만 우리나라로 치면 안중근 의사 정도 되는거라고...

현지 가이드는 이곳에 수십년째 살고 있는 손주까지 있는 할머니. 헌데 이곳에 소매치기가 많다면서 현지인 한명이 우리 후미를 지킨다고 소개를 해 준다.

하긴 세르비아에서도 가이드가 마눌 친구라며 현지인 여인이 같이 다녔다. 나중 모스타르에서 외국인만 관광이 안된다고 했는데 그것 때문에 현지인 동행한건가?

아무튼 날은 완전히 땡볕이라 미모 지키는에 어려움이 많다.

설명은 뒷전이고 사진 찍는 경쟁 붙은것 같다. 우리팀이 먼저 찍어대니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직업병으로 넘의 설명 듣기 싫어하는 병. 처음엔 적기라도 했는데 가방이 작다는 핑계로 수첩도 배낭에 넣고 다니니 귀찮아 안 꺼내진다.

역사책 쓰는 것도 아니니 그냥 기억에 남는것만 기록에 남기자로....

예전 탑이 있던 자리라는 곳의 탑 모형, 그리고 길건너 박물관 밖의 그날의 기록 사진 보기.

 

-이 자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폐허를 일부러 남겨놓고 바로 그 옆은 아케이드이고 그 왼쪽은 국빈이 와서 머무는 호텔이라던가?

 

 

-로마카톨릭 대성당

 

 

관광객끼리 서로 찍기?

 

 

 

천장이 유난히 아름다웠던 교회

 

 

 

여기가 로마카톨릭 대성당?

 

이 선을 기점으로 과거 속으로 들어간다던가?

 

 

식당에서 보이던 탑이 있는 이슬람 사원 가즈 하스레브베이 모스크

여기까지 가이드따라 보고 30분 정도 자유시간?

 

-장인들의 골목 바슈카르지아

 

 

 

 

 

 

 

바쁘게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눈에 띄는 한국 단체 관광객 들. 그 이후 계속 마주치게 되는데 하나도 안 반갑다는게 문제.

골목을 잘못 들어서니 물담배 피는 카페들이 많다. 마치 대마초같은 느낌이 들어 피하게 된다.

액세서리 가게에 들려 몇몇이 사려고 했으나 귀에 들어가지 않아 못사고 리사만 선물로 준다고 은팔찌 몇개 구입.

대부분 가게는 유로화는 물론 카드를 받지 않아 음료수 구입도 쉽지 않다.

관광버스가 서는곳 가게만 유로화를 받아 음료수로 갈증 달래기. 그리고 출발.

 

 

 

이슬람 자본으로 세웠다는 백화점. 그래서 술을 팔지 않는다던가?

 

미국대사관. 어마어마하게 크다

 

 

내전에서 숨진 사람들을 위한 위령탑?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함.

 

-모스타르로 이동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고 잔차 몇번 탔다고 이게 보인다.

 

 

휴게소 기능의 레스토랑.

양바베큐가 유명한지 양도 익어가고 사람도 무척 많다. 이쪽이 바베큐가 유명한것 같다.

 

앞자리 멀미하는 백성들이 앉겠다고 해 아예 맨 뒤를 접수.

졸리면 누워서 자면 되고 이렇게 다정하게 앉아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앞자리에서 조는 언니들 불러 뒤에 주무시게 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로 참 좋았다.

 

-드디어 모스타르 도착

 

 

모스타르에 도착했는데 가이드가 나오지 않아 대기. 내국인끼리 관광이 안되나보다.

가이드, 드디어 나타났다. 헌데 외국인이다.

우리말로 해도 귀에 안 들어오는데 영어를 우리 가이드가 통역하는데 이분도 유창해 보이진 않는다. 그러니 더 안듣게 된다.

아무튼 해 지기 전 모스타르의 그 유명한 다리부터 보기....

 

 

 이 건물을 볼 때만해도 또 폐허구나 했다....

 

헌데 햇빛 속에서 보이는 이곳에 들어오는 순간 가슴이 멍멍해 지다....

폐허의 아름다움?

 

 

 

 

 

 

 

 

 

 

 

 

 

 

 

 

 

 

 

 

 

스타리모스트. 오래된 다리라는 뜻인데 1566년 터키인이 원래 세웠던 다리인데 1993년 보스니아 내전때 파괴되었다 1999~2004에 유네스코 지원으로 복원했다는 스타리모스트.

폐허 속에 기념품 가게, 카페, 그리고 역광을 받아 빛나는 광경들. 정말이지 충격 그 자체.

다리는 아치형인데 돌이 그런건지 사람들이 많이 밟아서인지 굉장히 미끄럽다. 그야말로 신발이 부실한 사람은 엉금엉금 걸어야 한다.

영어로 설명을 하니 설명 듣는것 포기하고 사진 찍고 30분 시간이 주어 최대한 안쪽으로 들어가보기.

이쪽 저쪽에서 사진을 찍어도 다 엽서가 되는 풍경들. 그야말로 현실감이 떨어지는 이 풍경들.

온갖 나라 사람들이 들끓는 이곳에 나도 와 있다는 감동. 다리를 경계로 기독교와 이슬람이 나누어지는 이 나라.

이런 풍광은 정말이지 전쟁, 세월이 아니고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광경들. 그래서 문화유산에 지정된것 같다.

 

 

 

 

안쪽으로 들어오니 보이는 코스키 메흐메드 파시나 자미야 이슬람 사원.

헌데 이곳 탑에 올라가려면 따로 돈을 내야한다. 시간이 없어 입구에서 사진 찍는걸로 패스.

 

 

 

 

골목에 들어가보니 동굴 카페, 그리고 그 안쪽은 호텔도 있나보다.

자칫 허접할 이 공간들을 살려내는건 도대체 뭘까? 세월, 살아 숨쉬는 사람들?

 

잊지 말자. 상기하자~

 

 

아쉬운대로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일행을 기다리며. 여기를 본것만 해도 이번 여행의 보람은 충분한것 같다.  그만큼 충격적인 파괴의 미학?

 

 

다리 건너 이쪽의 성당.

 

 

 

 

2박 할 호텔 루나. 메주고리예에 위치.

성모 발현지라서인지 어디나 성모상과 그림이다.

이곳에서 돈가스로 보이는 저녁. 그리고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와인 마시기.

시간이 많이 늦은지라 배도 고팠고 많이 피곤했다.

2박의 밤이 이렇게 지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