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철사모 발칸반도 여행기1 (세르비아, 8/7)

산무수리 2014. 8. 20. 17:26

건널목에서 - 마경덕(1954~ )


청량리 롯데백화점 건널목

늙은 사내, 땅바닥에 배를 깔고

자장면을 먹는다. 젓가락이 떨린다

그릇에 코를 박고

허겁지겁

불어터진 자장면 한 그릇을

마치, 죄 지은 얼굴로


신호 대기 중인 행인들. 흘끔흘끔 사내를 쳐다본다. 동전 두 닢이 든 플라스틱 바구니, 구식 녹음기는 고무줄에 친친 감겨 있다. 까만 고무판으로 다리를 휘감고 두 팔로 바닥을 헤엄치던 남자. 자라처럼 움츠리고 우물우물 면발을 삼킨다.


하나님도 잠깐 점심을 자시는지 줄기차게 쏟아지던 찬송가도 그쳤다.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곳이 어디냐고 내게 물었을 때 막차로 내린 영등포역이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역을 집 삼은 사람들이 내 집에서 얼른 나가라고 쫓아오며 고함을 쳐 구둣발로 마구 도망쳐 봤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움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마음인지 모르겠지만요 참으로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요 플라스틱 바구니에 돈 넣으려고 할 때 그 다가감이에요. 진짜 돈이 아까워 그러는 게 아니라니까요. 천원이냐 오천원이냐 만원이냐 솔직히 그건, 고민합니다만! <김민정·시인>

 

8/6 (수)- 길 떠나기 전

 

시한부 백수기간 중 해외여행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2년 여 전 우리도 프랑스 가자 돈을 모아 올 1월 가자 했는데 내가 킬리만자로 가느라 연기되었다.

작년 11월 순한공주네는 가족 모두 배낭으로 유럽을 다녀온지라 겹치지 않은 여행지로 발칸반도 낙착.

리사가 알아보고 일찌감치 예약.

헌데 발칸반도가 어디인지 나라 이름이 어디인지 넘들이 물어보는데 모르겠어서 메모를 했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세르비아.

여행 책도 급히 사려니 그나마 '꽃보다 누나' 들이 다녀온 코스라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가 수록된 얇은 (들고 다니기 좋은) 책이 있어 급하게 한권 샀다.

 

백두대간 다녀오고 일욜 당나귀 산행 다녀오고 하니 월~수까지 매일 출장이 잡혀있어 실습중인 학생들 순회공연을 했다.

6일 밥 비행이인지라 6일 병원 2곳 출장 다녀오고 나니 6시. 부랴부랴 집에 와 짐 싸고 어쩌고 해 8:20 공항버스까지 도치가 태워다 주었다.

 

 

 

배낭이 아니고 캐리어로 처음 여행을 가나보다. 작은게 없어 도치거 조금 큰듯 한데 아무튼 들고 왔다.

리사 캐리어가 그중 크고 무겁다.

가기 전 간식을 가져오라고 하니 리사는 작은 커피포트 샀다고 하고 날 보고는 보온병을 가져오라 하고 순한공주가 전기냄비 가져간다 하니 하늘 왈, '우리 이민가?'

순한공주라 김치찌개 끓여 먹을 수 있으면 먹겠다고 가져온다고 해 냄새 난다고 다 말렸다.

아무튼 저마다 챙기는 성격이라 굶을 걱정은 커녕 살 쪄 올것 같은 불길한 예감.

10시 인솔자 만나고 다른 팀 다 합쳐 13명이고 남자는 철모오빠 한명. 헐~

나이대도 높은것 같다. 아무튼 비행기 표 받고 짐 붙이고 면세점으로.....

 

 

 

면세점에 들어가니 다른 멤버들은 미리 쇼핑을 한 물건 받고 나도 뭔가 사야할것 같아 선크림과 수분크림 하나씩 샀다.

이리저리 둘러보다 드디어 아부다비행 EHIHAD 비행기 탑승. 처음 들어봤는데 아랍에미레이트 국적기로 아시아나보다 큰 항공사라고....

 

8/7 (목)-드디어 비행기를 타다

 

 

 

비행기는 킬리만자로 갔던 비행기보다 확실히 좋다.

좌석마다 인터넷 연결선, 전기 코드까지 있다.

타자마자 야식으로 라면과 주방장 특선 샌드위치가 나온다.

둘다 먹은 사람도 있고 난 샌드위치만 먹었는데 그닥 특선 같진 않았는데 나중 여행하다 보니 우리가 먹은 수준의 샌드위치를 파는걸 보니 이쪽 동네

 사람들이 주로 먹는것 같다.

한국인 승무원이 한명 있어 그나마 의사소통이 낫다.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라 앉아서 가야 하는데 생각보다 기내가 많이 춥다.

양말 신고 잠바 입고 담요도 하나 더 받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아침이라고 아침 주어 아침까지 먹었다. 아침 메뉴에는 닭죽을 선택할 수도 있다.

기내식 먹고 아부다비에서 환승 기다리기.

 

 

 

 

 

아부다비는 새벽녘인지 면세점이 붐비지 않고 종류는 많지 않지만 제법 면세점이 크다.

아몬드 박힌 대추자야 하나 사서 먹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맛있다. 집에 올때 사기로 했고 하늘은 낙타 인형 하나 사 가방에 달았다. 이름이 아부다비라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행 비행기는 에띠하드가 아니라 에어 세르비아.

승무원 머리모양이 통마늘 싸 놓은것 같이 재미있다. 헌데 이쪽 승무원들이 훨씬 어여쁘다.

여기서 배도 안 고프지만 오늘 점심은 기낵식인지라 비스므리한 점심 먹기.

세르비아와 한국의 시차는 -8시간이라는데 요즘 섬머타임이라 실제로는 7시간 이라고...

현지 시간으로 11:50 드디어 내렸다.

 

-세르비아 입국

 

 

 

 

 

가이드가 어렵게 버스를 찾아 타는데 기사가 2명이다. 헌데 둘 다 영어를 못한단다. 헐~

우리 인원이 작은지라 45인승이 아닌 조금 작은 버스가 왔다. 그래도 거의 한자리씩 차지할 수 있다.

조금 가다 한국인 현지 가이드 승차하며 관광시작.

우리가 다니는 발칸반도는 과거 유고슬라비아라는 한나라 였는데 찢어졌다 붙었다 하면서 현재 세르비아/몬테네그로/보스니아/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마케도니아로 나누어 진다고....

오스만 터키가 지배한 적도 있고 티토 정권에 의해 다시 합쳐지기도 했고 아무튼 복잡다단한 역사를 증명하듯 거리 곳곳 폭격 맞은 듯한 건물이 눈이 띄는데 이곳 대부분이 사람들이 현재에도 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번 여행의 주요 관광지 대부분이 이렇다는것, 헌데도 아름다워 다는것.

 

-칼레매그단 요새

 

 

 

 

 

 

 

 

 

 

 

 

 

 

 

 

로컬 가이드는 외대 세르비아과 1회 졸업생이라고 한다. 세르비아에 유학 와 세르비아 여인과 사랑해 결혼해 아직까지 살고 있다는데 경상도 사투리가 진하다. 안동 출신이라는데 말이 엄청 빠르다. 이쪽 세르비아 말이 빨라 더 빨라졌다는데 가이드 외 한국인 식당도 한다는데 너무나 베터랑이라 성실성은 조금 떨어지는것 같다.

베오그라드는 하얀 성벽이라는 뜻이라는데 동로마제국 시절 흰 벽돌을 쌓아 이런 이름이라는데 유고 연방시절은 물론 세르비아 수도라고 한다.

세르비아는 12~14C 에는 유럽의 강국이었고 포크를 처음 생산한 나라이고 비잔틴 문화의 중심은 물론 교육, 문화, 여술의 중심이라고 한다.

14C 말 오스만 터키에 멸망 하였다 19C 독립하였다고 한다. 몬테네그로는 2006년 세르비아와 분리.

 

칼레메그단 요새는 사바강과 도나우강이 겹쳐지는 곳으로 요새 올라가기 전 프랑스식 정원 양식의 기념비를 지난다.

오스만터키는 이슬람이고 세르비아는 세르비아 정교로 종교가 다르다. 오스만 터키에서 장남을 차출해 사관학교에서 군인 교육을 시켜 군인으로 싸우게 했고 반면 강건너 오스트리아에서는 그리니차르라는 병역 의무가 있었다고....

아무튼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나라였다.

지금 교육 등이 거의 무료라는데 세금 폭탄으로 소득의 50% 정도가 된다고....

그리고 정치도 너무나 민주적이라 길, 다리 닦는게 결정이 되지 않아 하세월이라고....

 

-사보르나 정교회

 

 

 

 

 

 

 

요새 주마간산으로 보고 바쁘게 사진 찍고 도보로 길 건너 시내에서 조금 내려오니 우산으로 장식한 카페 지나 사보르나 정교회는 어찌된 일인지 정문이 아니고 후문으로 온다. 후문에 묘지가 있는게 특징이라면 특징. 안에 들어가려면 따로 돈을 내야 한다고.

그리스정교회랑 세르비아정교의 차이점은 그리스는 12.1이고 세르비아는 12.19 축일이라는데 이 차이는 그레고리력을 받아들이기 이전과 후이고 사실은 같은 날이고 같은 성인인 성 니콜라를 기리는 날이라고 한다.

11~13C 황제의 아들이 성직자의 길을 가게 되고 세례명을 '사바'라고 하는데 세르비아 초대 대주교라고...

이 대주교가 학교도 처음 세웠다고 한다. 이 나라는 1.27 성 사바의 날로 슬라바 의식을 거행한다고 한다.

세르비아 산업은 의외로 과학이 발달 되 군수산업이 발달 되어 유고 시절 4대 군수물자 수출국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나라는 평야가 많아 90% 토지 사용 가능해 농수산물이 풍부해 유전자변형 작물이 금지되어 있어 이 나라 사람은 뚱뚱한 사람이 거의 없다나 뭐라나?

그래서 북유럽 식품회사가 들어와 있고 씨앗 수출국이기도 하다고. 특히나 꿀, 로얄제리, 프로플로시가 유명하다고 한다.

니콜라는 미국에서 산타클로스로 빨간 옷을 입게 된건 코카콜라 회사에서 입히기 시작한것이라고.

 

 

세르비아 정교회 바로 앞 제일 오래되었다는 술집이라는데 지붕을 보니 오래 된것 같긴 하다.

 

-코네즈 미하일로 (세르비아의 명동?)

 

 

 

 

 

 

-공화국 광장

 

 

 

-오페라 극장

 

 

-스키다리아

 

 

 

 

 

 

 

 

 

 

베오그라드의 보헤미안의 거리 스카다리아라는 곳.

이 골목에 들어서니 카페가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데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

무슨? 유럽에 오긴 왔구나...

이 나라 유명한 시인이 이곳에서 놀면서 유명해 졌다는데 그때부터 단순한 술집이 아닌 문화의 장이 열렸다고....

가이드가 이 시인의 시로 만들었다는 노래까지 불러 주었다.

 

패키지 여행이 시간이 많을것 같은데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다. 사진 찍을 시간 조차 빡빡해 바쁘게 걷고 주마간산으로 보고 다시 우리 차 있는 곳으로 이동해 베오그라드 출발.

 

-국경도시 반야 코빌라차로 이동

 

 

 

 

 

앞으로 3시간 버스로 이동해 보스니나와 국경도시인 반야 코빌랴차로 이동한다고 한다. 거리가 아주 멀진 않은데 길이 잘 닦여있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이 나라는 버스에 타코메터라는 기계가 있어 운전을 계속 하면 안되고 몇시간 마다 쉬어 주어야 한다고...

중간 휴게소에서 쉬더니 우리 기사 한명이 내리고 다른 사람이 탄다. 영어 가능한 기사로 교체.

가다 과일 가게가 나온다 우루루 나와 영어 가능 기사가 있어 수박을 한통 누군가 샀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어 실망했다.

아무튼 우리고 토마토, 천도복숭아를 사서 다시 출발.

 

 

 

 

 

가는 도중 비가 내리더니 비가 그치며 무지개가 걸렸다. 우리 여행에 행운이 따를것 같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국경도시 치고는 깨끗하고 조용한 Royal Spa.

호텔 도착하자마다 와이파이 비번 알아내 카톡 확인하는게 주 업무. ㅎㅎ

일단 시간이 늦은지라 짐만 배정받은 방에 넣고 저녁 먹기.

저녁은 뭐 그러 그렇다. 헌데 호텔 바로 옆이 공원이다. 노느니 이곳을 밥 먹고 둘러보기로....

 

 

 

 

 

 

 

 

 

우리가 둘러본 이 공원은 단순히 공원은 아닌것 같다.

레스토랑도 있고 찻집도 있고 호텔도 있는것 같다. 건물은 폐허 같은 곳에 있는데 이게 은근히 매력 있다.

아무튼 은은한 조명에 있어서인지 더 매력적이다. 이곳 저곳 둘러보며 화보 사진 찍고 거의 이틀 만에 비로소 침대에 누워 보나보다.

순한부부 이외 여인 셋인 트리플 룸을 쓰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