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5산행

도솔지맥에서 땡땡이를? (양구터널-마버덩길&도솔봉, 5/17)

산무수리 2015. 5. 18. 23:15

조용한 숲속에…
프랑시스 잠(1868~1938)


조용한 숲속에, 흘러가는 시냇물을 가르는

검(劍) 같은 나뭇잎들 위에

평화가 있다. 시냇물은 꿈속에서인 양,

이끼들의 금빛 끝에 내려앉는

해말간 하늘의 푸름을 반사하고.


검은 참나무 밑에 나는 앉았다. 그리고

생각을 버렸다. 지빠귀 새가 나무 높이

내려앉았다. 그 밖에는

조용할 뿐. 그 고요 속에서

삶은 장려하고, 정답고, 엄숙했다.


내 개 두 마리가 날고 있는 파리를

삼키려고 노려보고 있는 동안,

나는 내 괴로움을 대단찮게 생각하게

되었고, 체념이 내 영혼을

슬프게 가라앉히는 것이었다.


네 머리카락은 제비처럼 검고, 네 목덜미는 눈(雪)처럼 희다. 이제 너는 여기에 없다. 나는 혼자 쌀을 씻어 저녁밥을 끓이고, 밤에는 은비학(隱秘
學) 문서나 천문 책들을 뒤적이고, 혹은 『일곱 박공의 집』이나 열한 번째 읽으며 담배나 한 모금 길게 빨아 본다. 밤하늘에서는 별자리들이 이
동하고, 땅에서는 풋감들이 후두둑 떨어진다. 시골에 묻혀 사는 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가 없다 한들 억울하지 않다. 나뭇가지의 저 어린 잎사
귀 같은 잔근심과 괴로움 따위도 대단찮다. 체념 위로 떠오른 삶은 장려(壯麗)하고, 정답고, 엄숙했으니! <장석주·시인>

산행일: 2015.5.17 (일)

코스개관: 양구터널-봉화산-마버덩길-(버스)-의병전적지, 도솔산

날씨: 화창한 봄날

멤버: 당나귀 10명

 

 

 

 

 

 

 

 

 

 

 

 

 

 

 

어제 연등행렬 따라다니느라 조금 걸었는데도 발바닥도 아프고 피곤해 알람 소리 겨우 듣고 깼다.

부랴부랴 밥 하고 짐 싸서 나오니 두 총무님이 타고 계시다. 방가방가~

버스를 타니 웬지 헐렁하다 싶더니 겨우 10명.

오늘 모처럼 총무님표 더덕슬러쉬를 나누어 준다. 아싸~

맨 앞자리 앉아 수건 머리에 쓰고 잤다.

휴게소 한번 들리고 버스는 돌아돌라 헤매헤매 지난번 하산한 양구터널 입구에 내려놓는데 거의 10시.

인증샷 하기도 전 버스는 벌써 출발. 이대장 차에 모자가 있단다. 헐, 오늘 땡볕인데 클났다...

사진 찍고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가니 나오는 임도. 이곳에서 봉화산까지 5K가 넘는데 초장부터 계단이다.

 

오늘 웬지 힘들것 같은 불길한 예감.

다행히 취나물이 하니조 발길을 잡는 덕분에 후미백성은 겨우 속도를 맞출 수 있다.

우산나물도 먹기 딱 좋을 만큼 자라 큰오빠, 둘째오빠까지 나물 채취하느라 바쁜 모습.

어제 딸 결혼시킨 이대장은 접대 술을 마신건지, 딸을 보내 허전해서 그런건지 뭔가 쓸쓸해 보인다.

결혼식 3탕 뛰었다는 회장님은 문디가시나들 만나 밤드리 놀다 오셨다는데 역시나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

 

한바탕 쉬지않고 올라가니 보이는 전망대.

여기서 바라다보이는 봉화산은 까마득하고 정상은 완전 삼각형.

이곳에서 토마토 바리바리 싸 온 신천씨 짐을 덜어주고자 먹고 잠시 쉬었다 가기.

총무님은 삼지구엽초를 캤다고 이게 남자 정력에 무지하게 좋은거라고 자랑이다.ㅎㅎ

 

 

 

 

 

 

 

 

 

 

 

 

 

 

 

 

 

 

 

 

 

이곳에서 정상은 아직 한참 남았다.

날이 더워지니 목도 마르고 시간도 지났는데 오늘 중간 차를 만나 점심 먹는다고 밥을 놓고 온지라 배가 고픈데도 먹을 수가 없다.

과일로 허기를 달래보지만 역부족.

더덕슬러쉬로 원기도 보충했는데도 나물 한자루씩 뜯은 사람보다 더 늦게 땡볕 정상에 도착.

정상은 군부대 사격장이어서 나무를 다 베어내 원적산에서 보던 경치를 보여주고 바람도 시원하다.

특히나 정상에는 '소지섭로' 라나 뭐라나? 악수할 수 있는 손도 있도 봉수대도 있다.

사방이 트여 봉화를 올리면 잘 보이긴 할것 같다.

정상 주변에는 고사리도 많은지 간간히 나물꾼들도 보인다.

이곳에서 간식 먹고 밥있는 차로 가자~

이대장은 기사님에서 30분 걸린다고 라면 물 끓이라고 전화다. 헌데 2K가 넘는데 30분에 가능할까?

 

 

 

 

 

 

 

 

 

 

 

 

 

 

정상 주변에는 우산나물이 유난히 많은데 철책 밖으로 나갔다가는 지뢰가 있을까봐 다들 삼가하는 눈치다.

내 눈에도 나물이 보이는걸 보니 나물이 많긴 많은것 같다.

버스 있는곳 까지는 생각보다 멀었다.

아무튼 1시40이 되어서야 겨우 도착. 등산로가 예전 길과 달라졌다고 한다. 군부대를 피해서 돌아가데 되어 있단다.

중간에 만난 대구팀은 선착작으로 하산해 배타고 하산한다는데 물이 없어 배를 못탄다나 뭐라나?

 

늦은 점심을 허겁지겁 먹었다. 특히나 양쪽에 두 총무님에 현숙씨 까지 있어 밥자리로는 최고의 자리다. ㅎㅎ

라면까지 몇개나 끓여 오늘 점심도 결국 과식을 했다.

 

 

 

 

 

원래 계획은 밥 먹고 의병전적지를 넘어간다는데 웬지 힘든 백성이 많아 이대장만 걸어오고 나머지 사람들은 차타고 가기로 했는데 이대장까지 길이 없다나 뭐라나 하면서 차를 타고 의병전적지에 하차.

강사장님은 힘드시다고 한잠 자고 우리 하산지점에서 올라오신다고 해 우리들만 내렸다.

헌데 5분도 안되 회장님이 앞선 총무님을 부르더니 버스 빨리 부르라고 오늘 산행 그만 하고 도솔봉을 갈 수 있는지 답사를 가자 한다.

다들 기다렸다는 듯 아무도 반대 하지 않는다. 이대장, 작가님마저?

결국 가던 버스 불러 타고 출발.

 

 

 

 

 

 

 

 

 

 

 

 

 

 

 

 

 

 

 

 

 

 

차를 타고 이리 가자 저리로 가라 우왕좌왕 하다 도솔산 바로 앞 군부대까지 왔다. 이곳에서 도솔산을 허가 받지 않아도 갈 수 있는것 같은데?

이곳에도 소지섭로 표지가 보이는데?

군부대 바로 앞 등산로가 빤히 보인다. 작가님이 이쪽으로 올라가겠다는데 잘못 올라가 총 맞는다고 안 내려준다. ㅎㅎㅎ

기사님께 군인 총들고 나타나면 전화 해 달라고 하고 조금 아래  도솔봉 정상까지 0.8? 표지가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니 넓은 공터가 있고 나목으라 만든 조형물이 보이고 문이 닫혀 있는데 왼쪽으로 돌아서 들어갈 수 있다.

이곳엔 곰취가 있어 산행하며 곰취 뜯느라 바쁜 모습.

정상 가는 길 군부대 흔적이 있고 사방이 트여 조망은 좋고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추울 지경. 겨울엔 정말 추운 동네일것 같다.

정상 충혼탑에서 인증샷 하고 되돌아 내려가자는 사람과 직직하자는 사람으로 갈렸다.

특히나 작가님 총 맞는다고 이쪽길로 못 올라가게 한 이대장이 제일 선두로 내려간다. ㅎㅎ

다같이 이대장 따라 내려가는데 이곳엔 특히나 곰취가 많다.

무사 하산하고 총무님이 곰취를 한웅큼 나누어 주신다. 아싸~ 내가 뜯어도 이만큼 못 뜯는데....

오전 산행만 하고 조금은 찜찜했는데 그래도 도솔봉을 찍고 와 조금은 서운함이 덜하다.

오늘 빼먹은 구간은 안 채우고 넘어간단다.

 

 

 

 

 

 

 

 

 

 

오늘 저녁을 이대장이 쏜다고 해 지난번 갔던 강산 닭갈비집을 갔는데 낮에 단체손님이 많이 와 다 떨어졌다고 조금 위 황토집을 소개해 주는데 새로 신축해 어마어마하게 크고 깨끗하다.

이곳에서 닭갈비 배터지게 먹고 출발. 배가 너무 불러서인지 잠이 안올 지경.

서종 근처 밀리고 그래도 10시 전 안양 입성.

다음 구간은 사명산이라고 한다. 기대된다......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새신자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