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5산행

계곡도 좋고 암름도 멋지고 산행은 짧아 더 좋은걸? (7/6)

산무수리 2015. 7. 9. 23:34

달 - 서영처(1964~ )

저렇게

외로운 높이에 걸린

등을 본 적 있소?

부재중인

한 사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어떤 밤눈 어두운 사람이 늦은 밤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달렸더랍니다. 나설 때는 겁이 났지만 적당한 간격으로 환한 가로등이 켜져 있어 걱정이 없었더랍니다. 좁고 구불구불한 사잇길에도 들어섰지만 그런 길에도 가로등은 환했고 하나도 깨지거나 꺼진 것이 없었더랍니다. 똑같은 크기와 밝기로 비춰주어서 작은 돌멩이 하나도 피할 수 있었더랍니다. 그런데 그것이 가로등이 아니라 달이더랍니다. 적당한 높이에서 계속 따라다녀준 따뜻한 달이더랍니다. 오늘은 초하룻날, 달이 나오지 않는 날입니다. 그래서 이 ‘달’을 띄웁니다. 슬픈 바다에서 돌아올 사람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려고요. <강현덕·시조시인>

 

코스개관: 행운민박-아가봉-옥녀봉-갈론계곡-행운민박

날씨: 화창

멤버: 8

 

어제 잔차타고 피곤했다.

실수할까봐 알람을 켜 놓고 잤는데 안 일어나냐고 깨운다.

허걱, 알람을 토요일걸 켜 놓았다. 시계를 보니 배낭 매고 뛰쳐 나가면 될것 같다.

세수하고 선크림은 발라야 하고 헌밥 싸고 얼린물 챙겨 나갔다. 휴게소에서 요기하리라 생각하며....

오늘 그나마 짧은 계곡산행이라 조금은 안심 된다.

버스를 타니 헐렁하다. 피치못할 사정 아니면 안 빠지는 작가님도 결석. 차 안이 적막하다.

무작정 자는 사이 차는 휴게소도 들리지 않고 출발지점 도착.

 

넘들이 이렇게 바글거리며 찍건만.....

 

우리는 이게 뭔지....

 

 

 

 

 

 

 

 

 

 

 

 

 

 

 

 

 

 

 

 

 

 

 

 

 

 

 

 

 

 

 

 

 

 

 

 

 

단체가 2팀 정도 되는것 같다. 줄서서 올라간다. 줄도 줄이지만 어찌나 떠드는지 정신이 없다. 내용도 정말이지 영양가 없는 이야기들.

다른 팀 쉬는 사이 하나, 둘 추월하더니 다른 팀들을 제끼고 우리가 앞서서 가니 조금은 낫다.

초장 까그막이 그지같더니 곧 암름이 나오고 조망이 훌륭해 진다.

이런 곳에서 쉬면 좋으련만 선두는 내 달려 안보여 후미백성만 조망도 즐기고 간식도 먹고 사진도 찍고......

오늘 산행도 짧다던데 어찌나 성질들이 급한지.....

 

첫번째 목표지점인 아가봉 도착.

오늘 사람이 적어 2병 받은 더덕 슬러쉬 두병째 마신다. 헌데도 기운이 없다.

아가봉이 밥 터로는 좋은데 아직 시간이 이르다. 조금 더 가 옥녀봉에서 밥을 먹자 했다.

 

 

 

 

 

 

 

 

 

 

 

 

 

 

 

 

 

 

 

 

 

 

 

 

옥녀봉으로 가는 길도 소나무와 암릉이 간간히 멋지다.

한 구간은 밧줄 타고 내려가는 구간까지 나온다. 별거 다 한다.

큰 기대가 없어서인지 생각보다 조망이 훌륭하고 산도 예쁘다는데 공감.

2차 목표지점인 옥녀봉 도착. 옥녀봉이 조금 더 높긴 한데 다른 단체가 떼지어 오고 반대편에서도 올라와 조금은 소란하다.

조금 더 내려가 밥 먹기로.....

 

 

 

 

갈림길까지 내려와 조금은 좁은 곳에서 점심 먹기.

다들 덥고 더덕슬러쉬는 2병이나 마셔서 생각보다 배는 고프지 않다.

아무튼 밥 먹고 출발. 이제 조금만 가면 된다고.......

 

 

 

 

 

 

 

 

 

 

 

 

 

 

 

 

 

 

 

 

내려오니 드디어 보이는 계곡. 여기도 역시나 가물어 물이 많진 않지만 바위 모양은 심상치 않다.

아주 넓은 평상같은 바위엔 누군가 바둑판을 그려 놓았고 바위에 홈을 파 바둑돌까지 가져다 놓았다.

계곡이 크지는 않아도 암반 모양도 멋지고 의외로 긴것 같다.

하산하고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우측이 계곡이라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노는것 같다.

여기도 속리산 국립공원 구역인것 같다.

 

 

 

 

 

 

 

 

폐교인것 같은 수양관 운동장에 한팀이 콩을 까고 있다.

바로 앞 평상에서 할머니가 농사지은 콩을 판단다. 콩 떨어질까봐 얼른 한자루씩 사며 가는 차 안에서 자지 말고 까자 했다.

기사님이 가져오신 시원한 수박 깨 먹기.

국물이 아깝다고 손으로 퍼먹는 알뜰한 이대장.

 

 

 

 

차 타고 출발하며 보이는 풍경이 괴산호라는데 유람선까지 뜬다.

거의 다 내려왔는데 콩파는 곳에 휴대폰을 놓고 왔다는 기사님.

휴대폰 가지러 간 사이 호수 하류쪽을 구경하는데 낚시 하는 사람과 올갱이 잡는 사람들이 보인다.

근처 민물매운탕집은 단체로 북적인다.

땡볕에서 조금 기다리니 차가 와 출발. 오늘 산행이 빨리 끝나 재작년부터 먹으러가자던 콩국수 먹으러 서울 시청까지 간단다.

헐~ 그럼 우리 콩자루 들고 전철 타야 하는거야? 그것도 줄줄이? 서로 아는체 하지 말자고?

 

 

 

 

 

삼성본관 뒷편의 진주회관.

콩국수가 만원이나 하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곳인데 콩국물이 진짜 진하고 국수도 쫄깃하고 반찬은 달랑 김치 하나인데 달달하다.

국물까지 싹 먹어 치우니 배가 너무 부르다. 신천씨가 어느새 계산.

 

 

신용산역까지 태워다 주셔서 이곳에서 콩을 배낭에 넣고 들고 전철 타고가기.

콩자루에 콩국수에 콩타령 하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