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5산행

암릉과 계곡이 환상이어라... (둔덕산, 7/19)

산무수리 2015. 7. 22. 01:04

1 -신달자(1943~ )

무쇠같은 분노를 삭이려면

돌덩이 같은 한을 삭이려면

그 곳에 들어가 보세요

들어가도 들어가도 끝이 없는

바닥도 벽도 없이 확 트인

최초의 자연에 정신을 열어 보고 싶다면

백지에 스르르 스며들어서

온 몸이 백지가 되는 황홀을 맛보고 싶다면

세상의 먼지를 깨끗하게 씻어

산 속 샘물 같이 맑아지고 싶다면

다 받아들이고 다 쏟아내는

시리게 깊은 흰 빛(…)

정신의 정신을 만나고 싶다면(…)

새 생명이 태어나면 출생 신고를 하고, 세상을 떠나면 사망 신고를 한다. 인간의 삶과 죽음이 이처럼 종이에 씌어져 남는다. 한 집안의 족보나 한 나라의 역사와 지리도 종이에 기록되어 후세에 전승된다. 종이는 찢어버리거나 태워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지만, 종이에 쓴 글이나 인쇄된 서지는 어떤 형태로든 영원히 남는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언제나 백지 앞에서 느끼는 고독과 공포가 있다. 젊은 작가라면 아마도 PC 모니터의 새 글 화면 앞에서 그럴 것이다. 백지에 첫 한 줄이 열리는 순간이 정신의 근원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다. 이른바 ‘타블라 라사(Tabula rasa)’에 정착된 언어와 문자에서 세계의 문학과 학문이 비롯되지 않았는가.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산행일: 2015.7.19 (일)

코스개관: 용추계곡-풍혈-둔덕산-손녀마귀-할미마귀퉁시바위-월영대-용추계곡 (9:20~16:20)

멤버: 당나귀 10명

날씨: 더웠던 날

 

 

 

 

 

 

 

 

혹서기 산행으로 계곡산행 가는 날.

대간할 때 대야산 구간을 갈때 봤던 할미마귀퉁시바위라는 이정표를 보고 참 궁금하던 곳이라고 한다.

출발지점은 대야산 주차장인데 이곳에서 마을을 지나고 길을 건너니 나오는 둔덕산 휴양림 임도가 나왔다.

등산지도 앞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둔덕산 정상까지 거리는 길지 않은데 은근히 오르막이고 바람도 불지않고 덥다.

그래도 바위들이 쌓여있는 곳들 중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다. 밑에 계곡이 있어서 그렇다는데 풍혈이라고 한다.

꼴지로 안부에 올라서니 이대장도 아직 안 왔다고... 어제 과음을 했다나?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거의 평지성 길이라 거리에 비해 시간이 안 걸린다고 했지만 그래도 5분은 더 걸렸다.

정상에서 구름이 살짝 낀 건너편 산능선이 아름답다.

인증샷 하고 다시 안부까지 되돌아오기....

 

 

 

마귀바위까지 가서 점심 먹기엔 시간이 너무 늦을것 같아 중간 약간 평평한 곳에서 전 펴고 밥 먹기.

헌데 더워서인지 밥맛이 별로 없다.

출발할때 안양은 비가 내렸는데 여긴 덥기만 하다. 아무튼 점심 점 찍고 출발.

 

 

 

 

 

 

 

 

 

 

 

 

 

 

 

 

 

 

 

 

 

 

 

 

 

 

 

 

 

 

 

 

 

 

 

 

 

 

 

 

 

 

 

 

 

 

 

 

 

 

 

 

 

 

둔덕산보다 더 높아보이는 능선을 걷는데 조금 지나니 암릉이 보이지 시작하는데 조망도 점점 좋아져가고 암릉의 모양도 심상치가 않다.

손녀마귀 바위도 멋지지만 할매마귀 바위가기 전 아주 넓은 암릉이 있는데 사방 조망도 끝내주고 흔들바위까지 있다.

이 산에 이런 곳이 숨겨져 있을줄은 정말이지 밋밋한 둔덕산 가면서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뚝배기보다 장맛이라는데 다들 공감.

어디서 찍어도 작품이 되는 경치를 행복해 하면서 하나 하나 넘어가 마지막 할매마귀퉁시바위를 지나니 밀재와 계곡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퉁시바위는 뒷간의 경상도 표현이라고 몸으로 표현해내는 회장님 때문에 다들 넘어갔다. ㅎㅎ

밀재까지 가자는 회장님을 말리고 이대장은 제일 먼저 계곡길로 내려선다. 오늘 힘들긴 힘든가보다 하고 웃었다.

 

 

 

 

 

계곡을 만났고 물이 적지 않았는데 길은 잘 나 있지는 않다. 여기도 비 많이 오면서 쓸렸던것 같다.

아무튼 중간에 길 한번 헷갈릴뻔 하고 계곡을 건너니 능선이 나오더니 막판 산죽밭을 지나니 비로서 제대로 된 계곡이 나온다.

이곳에서 옷 입은채 물에 들어가는 오라방들. 정임씨도 옷 입은채로 들어가 좋단다. ㅎㅎ

바위 미끄러운 곳에서 작가님이 카메라를 든 채로 넘어졌는데 천만 다행으로 사람도 카메라도 무사하다고....

 

 

 

 

 

우리가 놀던 곳이 월영대인줄 알았는데 조금 더 내려오니 진짜 월영대가 있는데 암반이나 계곡이 놀기 훨씬 좋다.

헌데 이 계곡은 주차장까지 계속 이어져 최근에 본 계곡 중 가장 물도 많고 놀기 좋다.

특히나 계곡이 중간중간 자연 수영장처럼 막힌곳이 있어 떠내려 갈 염려는 없는것 같다.

다 내려오니 예전 대야산 올라갈때 본 폭포가 보인다. 비로서 지도가 완성된다.

 

 

 

 

 

 

버스 기다리며 아이스크림을 정임씨가 쐈고 깜빡 잊고 안 먹은 수박을 안양 가는 길에 깨 먹었는데 그 자리가 장성봉 가는 길이라고...

그럼 예전 남의편 대간 땜방하던 희양산 구간을 이곳에서 시작한것 같다.

아무튼 차는 염려보다 막히지 않아 7시 경 안양 입성. 오늘 저녁은 강사장님이 추천한 도토리방으로 가기.... 

 

 

 

 


분위기도 좋고 다 좋은데 음식이몸에는 좋은것 같은데 맛은 A급은 아닌게 아쉽다.

강사장님이 계산까지 하셨다고....

모처럼 계곡도 보고 멋진 암릉까지 보고 산행 시간도 적당한 산행이었던것 같다.

두루 감고사~

 

-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