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5산행

용늪보다 대암산? (도솔지맥, 8/16)

산무수리 2015. 8. 19. 07:36

살 - 김명인(1946~ )


걸음을 못 걸으시는 어머닐 업으려다

허리 꺾일 뻔한 적이 있다

고향집으로 모셔가다 화장실이 급해서였다

몇 달 만에 요양병원으로 면회 가서

구름처럼 가벼워 진 어머닐 안아서 차로 옮기다가

문득 궁금해 졌다, 그 살 죄다 어디로 갔을까?

삐꺼덕거리던 관절마다 새 털 돋아난 듯

두 팔로도 가뿐해 진 어머니를 모시고

산 중턱 구름식당에서 바람을 쐰다

멀리 요양병원 건물이 내려다 보였다

제 살의 고향도 허공이라며

어제 못 보던 구름 내게 누구냐고 자꾸 묻는다(…)


“어부바!”라는 감탄사를 요즘은 거의 듣지 못한다. 아기를 등에 업고 포대기를 두르는 대신 가슴에 안거나,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아기를 보면서 두 손으로 일을 하려면, 등에 업어야 했다. 와서 업히라고 아기를 부르는 “어부바”는 엄마의 가장 정겨운 목소리였다.

 부모가 늙고 병들어 보행이 어려워지면, 업어서 모셔야 한다. 요양원에 입원한 뒤 갑자기 노쇠해진 어머니를 안아서 차에 태우던 아들은 어렸을 때 자기를 실팍한 등에 업고 다니며 길러 준 엄마, 몇 달 전만 해도 무거워 업을 수 없었던 어머니의 몸이 너무 가벼워서 놀란다. 온몸에 살이 다 빠지고 새털처럼 가벼워져서 마침내 하늘로 날아가 버릴 삶의 무게를 어머니는 자식에게 이렇게 가르쳐 준다.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산행일: 2015. 8. 16 (일)

코스개관: 용늪안내소 - 너래바위 - 갈림길- 어주구리 - 밥상바위 - 용늪전망대 - 안내소 - 대암산(1304m) - 갈림길 - 용늪안내소 (약 12km,  5시간 30분)

날씨: 오후 소나기 내리던 무더운 날

멤버: 당나귀 18명

 

한달여 전 미리 신청해야 갈 수 있다는 도솔지맥 중 대암산 구간. 신청자 명단을 보니 못보던 회원들이 많이 보인다.

10여일 미국 다녀왔고 오자마자 연수에 출장에 토요일 하루만 스케줄이 없었다.

한달만에 산에 가기 되니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고....

아참, 오늘은 인제까지 9시까지 가야 한다고 출발이 1시간 빨라졌다.

버스를 타니 민증 안 가져왔다고 이대장 집으로 되돌아 간다. 안샘도 집에 연락해 순발력 있게 배달했다고 한다.

모처럼 비좁은 버스에서 그래도 앞자리 앉아 다리 뻗고 잤다.

 

 

 

 

회장님은 가족 휴가갔다 직접 휴게소에서 합류. 아침 안 먹은 백성 아침 먹는 동안 우리들은 옥수수와 커피 마시기.

토끼, 참 오랫만에 본다.

한 남자가 앉아있는 우리들을 보더니 여 전사란다.

이건 뭐지? 작업인가? 알고 보니 가끔씩 나왔던 당나귀 멤버란다. ㅎㅎㅎ

 

 

 

 

 

 

 

안 온다고 채근 전화를 받고 가이드 차를 따라 들어와 출발지점에 가니 우리 말고도 다른 팀들이 있다.

하루 50명을 인제, 양구에서 각자 출발하는데 오늘 10명이 차를 잘못 타 못 왔단다. 안내비용인지 5000원씩 선 입금이란다. 헐~

헌데 민증 검사를 안했다. ㅎㅎㅎㅎ

한명은 선두에서 한명은 후미에서 우리를 통솔한다.

 

 

 

 

 

 

 

 

 

 

 

 

 

 

 

 

 

 

 

 

 

 

 

 

 

 

 

 

 

 

 

설명 늘어지게 하고 시간 질질 끄는 산행을 할까 염려했는데 그냥 고고씽이다.

초장은 약간 경사진 길을 가더니 곧 길이 순해진다.

폭포성 길이 나온다. 너래바위에 너래폭포란다. 후미도 기다릴 겸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 가면서 간식 먹기.

후미 도착하고 올라가다 대암산과 용늪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에서 올라가 왼쪽으로 되돌아 내려오는 나름 원점 회귀산행이다.

코스 나쁘지 않은걸?

 

성질 급한 당나귀가 선두에 대부분 서서 가니 후미랑 자꾸 멀어진다. 넓은 공터에서 후미 기다리며 설명 듣기.

어주구리의 어원을 설명하는데 웃긴다. ㅎㅎㅎ

람사르 습지 1호라는 해발 1000m 높이의 용늪. 넓이도 넓어 나름 기대가 된다.

박쥐나물도 보이고 금강동자꽃이라는 희귀종도 보인다.

 

 

 

 

 

 

자갈 깔린 임도가 나온다. 이곳 자갈 위에서 밥을 먹으란다. 나름 자연파괴를 덜 하려는 노력인것 같다.

땡볕이라 걱정했는데 그늘이 지며 시원해 졌다. 사람이 많아 두팀으로 나누어 점심 먹기. 그리고 출발.

 

 

 

 

 

 

 

 

 

 

 

 

곧 용늪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나온다. 용늪이라기 보다는 무슨 초원같은 곳인데 나무데크 깔린게 보인다.

이곳에서만 한분이 상주하며 설명을 하는데 우린 저 늪을 들어갈 수 없고 이곳에서 바라보는게 전부란다.

뭐야, 실망이잖아? 데크는 학술 연구자들만 들어간단다.

내년부터는 데크가 완성 되면 일반인도 출입할 수 있단다.

설명 안 듣는게 또 직업병인지라 뒤에서 떠들다 혼났다. ㅎㅎ

양구에서 올라오면 이 돌 데크길로 올라왔다 그대로 되돌아 간단다.

그래도 우리가 온 길이 조금 힘은 들지만 겹치는 구간도 적고 산길도 제법 빡세다.

 

 

 

 

 

 

 

 

 

 

 

 

 

 

 

 

 

 

 

 

 

 

 

 

 

 

 

 

 

 

 

 

 

 

 

 

 

 

 

 

 

 

 

 

 

 

 

 

용늪이 이렇다보니 대암산 정상에 대한 기대감이 팍 떨어진다. 정상이 바위로 되어있다는 회장님.

정상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었고 스틱을 가이드에거 맡겨놓고 올라간 대암산 정상 가는 바위는 생각보다 험했고 경치는 기대 이상이었다.

양구에서 올라온 팀과 뒤섞이면 조금 어수선 하다 그 팀들이 내려가고 우리팀이 정상에 올라가니 사방 조망도 트이고 바위가 만들어내는 경치가 그만이다.

이런 저런 사진 찍고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하기....

 

 

 

 

 

 

헌데 먼 봉우리에 비구름이 가득하다며 여기도 곧 올것 같단다.

바위에서 비를 만나면 안되겠기에 서둘러 하산하기.

1시간 30분 걸린다는 하산길. 부지런히 내려가는데 결국 비를 만났다.

우비를 입고 내려가는데 길이 미끄러워 결국 한번 넘어졌다. 넘어지니 빨리 갈 수도 없고 더 버벅된다.

그래도 하산 하기 전 비가 그친것 같다.

등산로 초입 선두가 계곡에 앉아 쉬고있다. 신천씨는 옷 입은채로 입수~ 진짜 시원하겠다....

 

 

 

 

비가 다시 내린다. 발 빠른 현숙, 정임씨는 진작 내려와 계곡에서 씻고 옷 갈아입고 올라온다. 목욕탕 다녀온 사람같다 웃었다.

조금 내려가다 정자에서 수박 깨 먹고 저녁을 어디서 먹을건지 설왕설래.

어디를 가던 차가 막힐거라며 인제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해 버스로 해메다 군청 당직실에 문의하니 멀지 않은곳 '남북면옥'을 알려준다.

가격도 착하고 메밀을 많이 넣은 진짜 막국수라고 한다. 서비스 사리까지 주어 배부르게 먹고 출발.

 

차는 예상대로 막혔고 국도, 마을길 등을 돌고 돌아 고속도로 올라서서 막혔지만 비몽사몽 하는 사이에 평촌 도착.

안양도 천둥번개치고 비가 많이 내렸다고....

오늘 작가님도 외곽도로에서 안 내리고 농수산까지 오셨다. ㅎㅎㅎ

한달만에 산행이라 다리도 뻐근하고 힘들었지만 마음은 뿌듯하다. 감고사~

 

-내 사진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