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6일기장

김영혜 몸+몸 전시회 (2/20)

산무수리 2016. 2. 21. 19:12

벗는다는 것
-이채민(1957~ )

잠시 다니러 온 어머니의 몸 씻기려 하는데
어머니는 벗지 않으려 완강하게 버틴다
늙은 여자의 옷 벗기는 일이 이토록 힘이 드는데
남자들은 집에 있는 여자 밖에 있는 여자
젊은 여자 나이 든 여자
때를 놓치지 않고
잘도 벗기고 어루만져
그 덕분에
지구는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왔다
태초에 아담과 하와가 벗었고
그녀와 내가 벗었고
잘 벗었을 때 평화가 찾아 들더라
여자와 남자가 잘 벗었으므로
지구는 내일도 무사할 것이다

낙원에 살았다는 태초의 사람들은 옷을 입지 않았다 한다. 벌거벗음이 부끄럽지 않았다. 그들의 존재가 순진무구 그 자체였던 까닭이다. 옷을 걸친 것은 실낙원 이후 인류가 겪은 문명화의 결과다. 옷은 취향과 사회적 계급을 드러내는 표지이지만, 그 본질은 문명이 덧씌운 관습이고, 벌거벗은 자아를 가리는 헝겊 갑옷이다. 벗음은 본성적 자아, 태초의 인간으로 돌아간다는 뜻일 테다. 연인들은 옷을 벗고 사랑을 나누는데 옷이 거추장스러운 잉여인 탓이다. “잘도 벗기고 [서로를] 어루만”지는 남자와 여자가 있었음으로 지구는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었다. <장석주·시인>


















모처럼 캐러번 전시회를 갔다.

박강직과 날짜를 맞춰보려는데 영 안된다.

오늘 산행이 빨리 끝나 홀로 안국역에서 내려 전시회를 봤다.

주인공이 없어 얼른 구경하고 사진 찍고 나왔다.

작품은 전보다 훨씬 힘이 있고 섬유의 종류도 다양하고 화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