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반대말놀이-김선우(1970∼) 행복과 불행이 반대말인가
남자와 여자가 반대말인가
길다와 짧다가 반대말인가
빛과 어둠
양지와 음지가 반대말인가
있음과 없음
쾌락과 고통
절망과 희망
흰색과 검은색이 반대말인가
반대말이 있다고 굳게 믿는 습성 때문에
마음 밑바닥에 공포를 기르게 된 생물,
진화가 가장 늦된 존재가 되어버린
인간에게 가르쳐주렴 반대말이란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어린이들아 어른들에게
다른 놀이를 좀 가르쳐주렴!
이 시를 읽고 나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얼마나 이항대립적 배타성의 폭력에 물들어 있었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반성했다. 세상에는 반대말로만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중간항이 있고 꿈이나 사랑은 그 중간항에서 자란다. 세상이 얼마나 복합적이고 섬세한데 아직도 좌파·우파만 있는 줄 아는 분들께 이 시를 권한다. 파블로 네루다가 “사람은 누구나 조금은 리얼리스트, 조금은 모더니스트”라고 했던 것처럼 우리는 누구나 조금은 좌파, 조금은 우파인 것이 아닐까.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산행일: 2017.7.16 (일)
코스개관: 널미재-보리산-봉미산-산음휴양림 (9:00~15:00)
날씨: 아침 되어 비 소강. 습하고 더웠지만 비는 내리지 않음
멤버: 당나귀 9명
7월 첫째주 산행은 폭우 예보가 있어 취소.
오늘도 밤새 비가 많이 내려 걱정 많이 했는데 비 많이 오면 어디서 놀다 오겠지 싶은 마음으로 참석했는데 막상 버스를 타니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
강사장님이 수박을 가지고 오셨고 비가 오후되면 갠다고 천천히 산행 시작하자는 이대장.
지나가다 방일리 마을회관 앞 큰 느티나무 쉼터에서 아침부터 수박 까먹기.
수박 먹는 동안 등산객 버스가 여러대 지나간다. 어딜 가는걸까?
잠시 길을 헷갈려 우왕좌왕하다 널미재 도착해 총무님표 더덕 슬러시 받아 챙기고 사진 찍고 출발.
우리보다 한발 앞서 약초꾼으로 보이는 4명이 앞장선다.
비오고 난 다음엔 선두에 서면 나무에서 물이 떨어져 옷 다 젖는다고 윤호씨, 회장님은 방수처리 든든히 하기.
날씨는 비만 안 내리지 습도가 높아 매우 덥다.
염려보다는 길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비가 내린 후라 길이 푹신푹신한 곳이 많다.
조망도 없는 그늘을 올라가는데 정말이지 땀 많이 난다.
막판 급경사 오르막을 치고나서 나타난 보리산 정상.
정상이지만 앉을 곳도 마땅치 않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다.
보리산 정상 지나 능선이라서인지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바위도 보이면서 경치가 좋아진다.
멋진 소나무도 나오고 간간히 시계도 트인 곳도 나온다.
점심을 먹자니 시간이 너무 이르다.
오르내리고 습한 가운데 쉴곳도 마땅치 않고 밥 먹을곳은 더 마땅치 않다.
총무님은 더덕 캔다고 사라지고 나머지 8명이 바람부는 자리 밥 먹을 자리 찾아보지만 여의치 않다.
바람도 힘들어 꼭대기까지 안 올라온다는 회장님. 그래서인가? 능선에서 조금 내려서니 바람이 조금은 불어준다.
슬슬 배도 고프고 지칠 즈음 총무님이 따라 붙었고 기도원 갈림길이 나온다.
그나마 여기 밥 먹을 자리가 있어 자리 펴기.
오늘 총무님 메뉴는 열무 쌀국수. 난 정보 입수한지라 도시락도 안 가져왔다.
우선 윤호씨표 맥주로 입가심 하고, 알맞게 익은 열무에 1차 국수 말아먹고 그 국물에 밥까지 비벼서 배부르게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출발.
밥 먹은 곳에서도 봉미산은 오늘 산행 끝 무렵에 있다고 한다.
점심을 먹어서인지 내가 후미로 처져서인지 선두가 내 달려 안 보인다.
날은 아침보다는 다소 개고 가끔 해까지 나는데 그래도 습하고 더워서 고글을 낄 수가 없어 거의 모자위에 얻혀있다.
몇번 오르막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빨리 봉미산이 나타났다. 웬일이니~
봉미산 전 안부에서 우리가 하도 오래 쉬어 정상에서 기다리는 작가님은 추웠을거라고..... ㅎㅎㅎ
작가님이 딴(!) 복숭아도 먹고 모처험 시계가 제대로 트여 사진도 찍고 놀기.
용문산 정상이 바로 보인다고 용문산까지 가자는 영혼없는 이대장의 말.
설악산이 보이면 설악산까지?
이젠 진짜 하산만? 산음 휴양림 향해 출발.
정상에서 내려오니 쉴만한 곳도 있고 길도 좋아져 좋아했다.
헌데 내려갈 수록 의외로 길이 급경사도 잔돌도 많고 비 내린 후라 미끄럽다.
바위들도 뽀족해 설설 기어서 내려가기.
생각보다 길었던 휴양림. 휴양림은 생각보다 컸고 입구에는 야영 데크가 많다.
우리는 옷이 차에 있다고 차 만나서 씻는다고 다들 내려갔다.
차를 만났고 남자들은 반누드로 씻고 여학생 둘은 옷 입은채 물어 들어가는데 생각보다 물이 차 오래 서있기도 힘들다.
아무튼 그래도 물 맛을 보니 좋긴 좋았다.
씻고 옷 갈아입고 기사님이 사오신 수박까지 먹고 나니 세상 부러울게 없다.
5시 출발. 저녁을 어디서 먹느냐 설왕설래 하다 차 안에서 잠들다 깨서 팔당역 근처 막국수집에서 막국수와 메밀전병 먹기.
신천씨가 어느새 계산. 회장님은 여기서 전철 타고 가는게 빠르다고 전철로 환승.
헤 있을때 도착하니 이대장 당구 타령이다. 남학생 셋이 맥주 한잔 먹는걸로 낙찰.
비가 많이 내려 강물도 불고 계곡물도 콸콸 흐르는 그런 날이었다. 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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