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7산행일기

조망과 바람덕분에 행복하여라 (수도기맥, 우두령-수도산-개금마을, 6/4)

산무수리 2017. 6. 6. 22:06
산에서 1
-한성기(1923~84)
 
짐승들과 마주 앉아
나는 저들이 좋아서 어쩌지 못할 때가  
있다.
 
이른 봄날
맑은 하늘이 들어 있는
눈들
 
짐승들과 마주 앉아
나는 자꾸만 한 숭어리 꽃 같은
빛깔을 어쩌지 못한다.
쓰다듬으면 조금은 떠는
꽃잎 꽃잎……


 
조그만 몸뚱아리 속에
가만히 들어와 쉬는
하늘
 
그 하늘을 들여다 보면서
나는 저들이 좋아서 어쩌지 못할 때가  
있다.
 

토끼·염소, 아니면 강아지나 고양이였을까. 목숨에 대한 이러한 애틋함, 그 섬세한 떨림과의 ‘좋아서 어쩌지 못’함은 깊은 외로움을 치르고야 얻게 되는 고요한 능력. 시인은 6·25 무렵 아내와 아이를 놓치고 직장과 건강마저 잃은 채 몇 해를 산중에서 견뎠던 바 있다. 게다가 함흥 출신의 실향민. 평생 둑길과 들길을 걷는 것으로 시의 수행을 삼았던 그는 대전 충남 지역을 떠난 적이 없다. 1963년 첫 시집의 표제작. <김사인·시인·동덕여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산행일: 2017.6.3 (일)

코스개관: 우두령-시코봉-수도산-송곡령-단지봉-좌일곡령-용두봉-목통령-개금마을 (9:30~17:30)

날씨: 바람과 그늘 덕분에 힘이 덜들다

멤버: 당나귀 12명







지난번 시산제 지냈던 우두령은 2주 만에 오니 공사가 많이 진행되어 있다.

그때 리본 달려있던 곳으로 올라가는데 올라가자마자 산딸기가 열려있다. 따먹으니 달고 맛이 있다.

다들 열심히 따먹고 산행 시작.
































오늘 산길은 그늘이 많고 길도 푹신한 길.

헌데 현법은 초장부터 컨디션이 안 좋은것 같다. 이대장도 썩 좋진 않은지 후미그룹이다.

오늘도 지난 산행처럼 철조망 친 곳을 한참 지났다.

일반 등산객들도 가끔씩 만나는데 바위가 보이면서 경치가 점점 좋아진다.

후미백성 챙기는 총무님, 윤호씨, 신천씨까지 선두그룹으로 가 버렸다.

후미백성들끼리 쉬고 간식 먹고 죽을 힘을 다해 올라가니 시코봉.

이름도 요상한 이 봉우리의 조망이 아주 그냥 죽여주는 경치.

지리, 덕유는 물론 산겹살이 펼쳐진다. 

현숙씨 배고프다고 아우성 쳐 윤호씨 간식으로 우리들까지 나누어 먹었다.

한가지 안타까운건 멀지 않은 산에 산불이 난것 같다.

헌데 선두에 있는줄 안 총무님은 뭔가 나올것 같다고 하며 숲으로 들어갔다는데 기다려도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점심 먹기엔 조금 일러 수도산에서 점심 먹기로 하고 가는데 수도산이 많이 가까워졌다.
































수도산에 가까워 질 수록 암릉도 많아지고 나무사이로 있던 등산로가 아니라 조망을 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난다.

날은 덥지만 오늘 바람이 시원해 6월 산행치고는 덥지 않다.

드디어 수도산. 명산 답게 다른 팀들도 보인다. 정상에서 사진 찍고 조금 내려와 단지봉, 수도사 갈림길 그늘에서 점심 막 먹으려는데 그때서야 총무님 배고파 죽겠다며 나타난다. 더덕을 20뿌리 정도 캤는데 이 더덕은 이대장 어머니 드리라고 준다.

윤호씨 맥주도 얻어 먹고 총무님표 상추쌈과 쌈장으로 배부르게 점심 먹고 이제 단지봉 향해 출발.












단지봉쪽 능선에 접어드니 여기도 조망이 끝내준다. 안타까운건 산불이 아까보다 더 커진것 같다.

바람덕분에 우린 시원하지만 산불엔 치명적인것 같다.

서울은 소방헬기가 산불을 꺼 불이 크게 번질 일이 적은데 지방산은 페트병으로 물 떠가지고 올라와 불 꺼야 한다고 그래서 사람은 서울에서 살아야 한다고 웃기는 총무님. 아무튼 산불이 등산객이 낸것 같다고 염려 하면서 부지런히 단지봉 향해 가는데 탈출조 탈출하기로 한 송곡령에 왔는데 현법이 체했다면서 스스로 사혈을 한다.

해 준다고 해도 직접 따고 짜고.... 독하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단지봉인데 함께 가자해도 마다하는 강사장님, 정임씨. 탈출길도 길다고 신천씨 동행해야 한다고 셋이 빠졌다.

현법은 조금 나아졌다고 단지봉으로 고고씽~















그늘을 주로 걷는 길을 가다 드디어 헬기장 나오고 조금 더 가니 단지봉.

작가님은 진작부터 와 기다리고 계시다.

근처엔 철쭉나무가 많다. 봄에 오면 끝내줄것 같다.

여기도 역시나 조망이 끝내준다. 이 멋진 조망과 바람을 우리만 봐서 안타까웠다.

후미도 도착해 과일까지 많이 먹고 출발~



















목통령 가기 전 암릉을 기어 올라가니 좌일곡령이라는 전망처.

사진 찍고 내려가는데 내려가는 길이 미끄러울것 같은 암릉. 비 내리면 완전 치명적일것 같은 이곳을 아주 조심조심 통과하기.





















앞으로 전망바위가 한번 더 나온다는 작가님.

암릉만 보이면 전망바위 아닌가 몇번을 오르내려도 안 나타나는 전망바위.

이럴땐 탈출조 탈출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ㅎㅎㅎ

아까보다 조금 더 험한 암릉을 기어 올라가니 아주 끝내주는 조망처가 나온다.

용두봉이라는 표지판도 달려있는데 여기서 간식먹고 쉬고 있으니 총무님이 나타나는데 그야말로 더덕이 한 보따리다.

다음 산행에서는 더덕슬러쉬 나온단다. ㅎㅎㅎ

용두봉은 앉아 쉬기 딱 좋은 바위에 바람도 시원하도 봐도봐도 싫증나지 않는 첩첩 산들이 있어 30여분 놀았다.

현법은 힘들어 이곳을 안 올라오고 우회했다고. 안타까워라.....

여기서 한층 가까워진 가야산을 수도지맥 코스는 아니지만 가야하지 않냐고 의견이 나왔다.

회장님이 자연을 스틱으로 짚어 가면서 브리핑을 하신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목통령이라고......













부지런히 비교적 평탄한 길을 따라 내려오니 나오는 목통령.

여기서 직진하면 두리봉, 가야산이다. 우린 우측 개금마을을 향해 가자~

개금마을까지 멀지 않을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멀었고 상개금마을로 올라오는 길은 공사중이라 우리 버스가 못 들어와 결국 하개금마을까지 걸어내려오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신천씨가 아이스크림과 막걸리를 사 놓고 기다려 덕분에 아이스크림도 먹고 막걸리도 맛보고...

탈출조도 나름 더덕을 정임씨가 찾아내고 신천씨가 캐는 2인조 마님 머슴조로 캤다는데 여기도 더덕이 많다.

우리 힘들다고 씻어줘 맛까지 봤는데 기사님이 수박을 사 오셨다고.....

배가 불러 수박을 반통만 먹었다. 그리고 오늘 저녁은 무주에서 유명하다는 산채정식을 먹는다고.......


헌데 문 열어놓은 차 안에 파리가 수십마리다.

시골 파리들이 서울 간다고 차 탄거라는 총무님.

차비 얼마 받냐고 하니 400원만 받으라나?

차비 빨리 받으라고 하니 내릴때 받는다나 뭐라나 하면서 개그를 해 한바탕 웃었다.

결국 파리 몇마리는 죽지않고 내쫓는데도 견뎌 서울까지 갔다. ㅎㅎㅎ






1시간 정도 차로 이동해 별미가든에 전화로 예약하는데 정식은 반찬이 떨어져 아쉬운대로 산채비빔밥 예약.

비빔밥은 만원으로 가격은 만만치 않은데 더덕도 들어가있고 나물들이 감칠맛 있고 맛있다.

다들 뚝딱 한그릇 해 치우고 이대장 술 마시는데 다들 마다해 함께 마실 사람이 없다.

필샘 왜 안왔냐고 아주 많이 아쉬워 한다. ㅎㅎㅎ

8시경 출발했는데 기사님 운전신공으로 2시간 반 만에 평촌 도착.

모처럼 회장님도 오늘 집에 갈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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