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 신경림(1936~ )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삶이 일정 정도 눈물이라는 것에 공감할 때, 수직적 위계가 사라지고 수평적 코뮌(commune)이 만들어진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갈대들도 속으로 울고 있다는 것을 알 때, 슬픔의 연대(連帶)가 생긴다. 갈대들이 늘 모여, 함께 사는 이유다. 약한 것들이 함께 모여 서걱거릴 때, 슬픔은 사랑으로 진화한다. 너도 울고 있구나. 나도 울고 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산행일: 2017.9.17 (일)
코스개관: 치인리-마령-작은가야산(우회)-우두산-마장재-비계산-큰재-산제현 (11:00~18:00)
날씨: 비가 올듯 하다 오후가 되며 맑아지며 조망, 바람이 좋았던 날
멤버: 당나귀 10명
지난번 뒷풀이를 올갱이해장국으로 했다. 다음 산행은 아침에 들려서 먹고 가자는 회장님.
가벼운 몸으로 버스를 탔는데 회장님이 안 보인다. 고향에서 벌초하고 바로 합천으로 오신다고....
지난번 빠졌던 정임씨, 현법을 모처럼 보니 무지 반갑다.
9명이 널널하게 자고 휴게소 쉬고 올갱이 국밥 먹고 난 포장도 하고 사장님은 삶은 밤에 포도까지 차 안에서 먹으라고 싸 주신다.
여기서 1시간 더 달려 합천에서 회장님 만났다.
오늘 탈출조는 마장재 전 탈출 예정인데 우두산쪽 경치가 훨씬 좋다고 중간부터 가라는 이대장.
그래서 입장료도 아낄겸 탈출조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7명만 입장료 내고 (경로우대 2분 제외) 차로 고고씽~
사실 수도기맥 계획표 받고 비계산을 보고 제일 반가웠다.
예전 수도산, 의상봉, 장군봉 등 짧게 산행 한 적은 있었는데 88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올려다보이는 산이 비계산인데 산행이 쉽지 않다고 들어 늘 궁금했다.
지난번 하산했던 과수원 옆 담장끼고 수로를 따라 올라가다 능선으로 붙었다.
흐리고 나무들은 물을 머금었고 나무에서 떨어지는건지 비가 오는건지 간간히 물도 떨어진다.
군데군데 넝쿨 식물들이 많아 헷갈리는 곳이 나온다. 덥지는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내 등산화는 처음 신는것도 아닌데 오늘은 발끝이 닿아 아프다. 신발끈 다시 매고 후미가 되어 쫓아가니 이대장 홀로 앉아 쉬고 있다.
재 하나 지나고 길은 좀 순해지고 갈림길에서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윤호씨 맥주에 무화과를 한박스나 싸가지고 왔다. 그것도 신발끈 묶어서......
간식 먹고 왼쪽이 표지기가 훨씬 많은데 그쪽은 매화산 방향이고 우리는 우측으로 진행한다고......
아침을 늦게 먹어 점심은 작은가야산 가서 먹자는 회장님.
어느새 날씨는 개어 맑아졌다.
암릉이 나타난다. 올라서느 조망이 끝내준다. 정상석이 보인다. 부지런히 올라가니 작은가야산이 아니라고....
모르는새 작은가야산을 우회했다고.....
정상석처럼 보이는 이곳이 소바위라던가? 아무튼 사방이 트여 아주 멋지다. 오늘 산길은 눈이 즐거울것 같은 예감.
소바위 지나고 넓은 공터가 안 보인다. 아쉬운대로 좁은 곳에서 자리 잡고 늦은 점심먹기.
총무님은 잠깐 사라졌다 오며 더덕 한뿌리 캐다 씻어 주어 낼름 먹었다. 뭐라도 먹고 힘내야 하니까.....
윤호씨가 중국집에서 받아온 비닐 깔고 총무님표 옥상재배 금상추에 한우 장조림.
맛있게 먹고 현법 포도로 후식먹고 출발.
그리 멀지 않게 우두산 정상이 나타났고 우리가 온 곳은 출입 금지구역인것 같고 우두산 정상에 오니 이쪽 저쪽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많다.
멀리 심상치않은 봉우리가 보인다.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의상봉으로 우리는 이쪽으로 진행 하지 않고 왼쪽 능선을 타고 간다고...
우두산에서 마장재까지 가는 길은 초장은 평지인것 같더니 내리막이다.
헌데 펼쳐진 경치가 기대 이상이다.
설악이 부럽지 않은 암릉이 진짜 멋지다. 조망만 트여도 멋진데 암릉이 이렇게 멋질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사람이 많으면 정체가 될 구간인데 시간이 오후인지라 한갖진편.
예전에 가기 힘들었을것 같은 길인데 지금은 데크와 계단 등을 설치해 놓아 순해진것 같다.
아무튼 경치가 좋으니 힘든 줄도 모르고 행복해 하며 후미가 되어 가는데 넓은 평지가 나타난다.
마장재라고......
간간히 억새가 보이긴 했는데 여긴 큰 나무도 없고 억새가 보이는데 행복해 죽을 지경이다.
놓고 가기 아까운 경치에서 간식도 먹고 쉬다 비계산을 향해 출발~
비계산 올라가는데 억새가 환상이다.
갓 피어난 억새는 정말이지 바람에 흔들리는 경치가 환상이다. 간간히 가을꽃도 피어 정말이지 환상의 경치.
헌데 비계산 올라가는데 정말이지 힘들었다.
하도 안 나타나니 능선에서 기다리고 있다.
현법이 포도당 소금을 주어 얼른 먹었다. 뭐라도 먹어야지.....
비계산은 닭 벼슬처럼 보이는데 거리는 줄어들긴 하는데 생각보다 아주 멀었고 업다운도 제법 있다.
능선 자체의 경치도 좋지만 양쪽으로 보이는 마을도 정말이지 아름답다.
겨우겨우 비계산 도착.
정상 바로 앞 벤치가 있고 조망도 아주 좋다. 간식 먹고 출발.
조금 더 가니 정상석이 또 하나 있다.
이 정상석이 더 오래된것 같고 더 멋지다.
닭이 날아 비계산이라나?
정상 지나 선두는 날아가 버리고 후미 백성이 되어 기어 나가는 통천문도 지나고 암릉도 지났다.
원래 비계산 정상에서 하산길이 3.3K인데 급경사라는데 길을 우회시켜 놨는지 암릉 빼고는 비교적 순하다.
거도 어느새 반은 진행 되 곧 끝날줄 알았다.
헌데 아주 길었다. 완만한데도 길었다.
능선을 타고가다 90도로 꺾여 하산하는 길이 나오는데 이대장은 선두에서 이 길을 놓쳐 엉뚱한 곳으로 하산했다고.....
겨우겨우 6시 직전 하산 완료. 무사히 한 코스를 마쳐 정말 기뻤다.
탈출조들이 반겨준다. 산에서 남겨 온 무화과를 나누어 주는 착한 윤호씨.
차 타고 회장님 차 세워놓은 주차장으로 갔다.
혼자 차 몰고가기 그런데 뒤에 달고 가면 안되냐고 하니 등산화 끈 10켤레 풀어 묶고 가면 된다는 총무님. ㅎㅎㅎ
회장님이 봐 놓은 금관식당에서 떡갈와 한우 국밥으로 배부르게 잘 먹었다.
지난번부터 쏜다고 했다 밀린 이대장 카드로 계산.
회장님과 헤어지고 성주IC로 해 휴게소 한번 쉬고 차는 염려보다 많이 안 막히고 10시40분 경 평촌 도착.
가을임을 실감하던 멋진 날이었다. 두루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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