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7산행일기

연휴 마지막 날 북한산 가기 (10/9)

산무수리 2017. 10. 9. 21:55

먹기러기
-손택수(1970~)
  

시아침

 

달에 눈썹을 달아서
속눈썹을 달아서
가는 기러기떼
먹기러기떼
수묵으로 천리를
깜박인다
오르락 내리락
찬 달빛
흘려보내고
흘려보내도
차는 달빛
수묵으로
속눈썹이 젖어서
 
 
달이 뜬 하늘로 날아가는 기러기떼를 달의 속눈썹으로 파악하는 시인의 눈이 예사롭지 않다. 달빛이 배경에 있어 역광 상태이므로 지상의 시인에게 기러기는 온통 먹빛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기러기의 날개가 쉬지 않고 허공을 젓는 동안, 먹빛이었던 기러기의 날개는 은빛이나 흰빛의 달빛을 받아 빛나기도 할 것이다. 그게 수묵이 생기는 지점인데, 그걸 시인은 불빛처럼 깜박인다고 쓴다. 달빛을 흘려보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기러기의 노정은 멀고도 멀어서 ‘찬’ 달빛은 숙명처럼 ‘차는’ 달빛이 된다. 기러기의 속눈썹이 젖는다는 말은 또 얼마나 아픈가. 땅 위에 사는 우리도 속눈썹이 젖는 듯.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산행일: 2017.10.9 (일) 9시 연신내역 3번 출구

코스개관: 연신내역-불광중학교-향로봉-진관사 (9:30~14:00)

날씨: 다소 더웠던 날.

멤버: 동업자 5명 


 

 

 

 

 

 

 

산계 모임에서 넘버4에게 연휴에 산에 가자 했다. 9일이 좋다고 해 일찌감치 예약.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는 차영샘 추천 코스로 가기로.....

연시내역에서 만났고 장공주가 조금 늦었다.

가다 떡집에서 넘버4가 떡 사고 불광중 지나 둘레길로 들어서다.

늘 올라가던 길이 아니고 한명이 궁금하던 바로 옆 계단으로 올라가 무작정 따라 올라가니 경치는 죽음인데 슬랩을 올라가야 한다.

일단 쉬고 떡 먹고 기운 차리고 계단 시멘트로 발라놓은 슬랩을 올라가는데 장공주는 스틱까지 집어넣고도 무섭다고 일어서질 못한다.

보다못한 뒷팀 남자가 손을 잡아 주었는데도 결국 슬랩을 내내 네발로 기어 올라왔다. ㅎㅎ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될것 같은데 나도 초행인지라 우회해 올라가니 별것도 아니다.

 

 

 

 

 

 

 

 

 

 

 

 

 

 

 

 

능선에 붙어 대머리 언덕에서 인증샷 하고 능선을 타고 올라오는데 역시나 이 능선은 조망도 좋고 올려다보는 경치, 내려다보는 경치가 다 좋다.

길은 아주 만만하진 않지만 초장 난코스를 지난지라 별 어려움 없이 올라간다.

오늘도 해피 바이러스인 쫀누나가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한다.

장비 보고 전문가 같다는 넘버4가 장비는 허접하지만 후미를 봐 준다. ㅎㅎㅎ

실력이 없으면 패션으로 죽이는거 맞나보네?

원래 계획은 사모바위까지 갔다 응봉능선으로 하산할 계획이었는데 빗방울도 떨어지고 고천사는 오늘 저녁 가족모임도 있고 힘들다고 빨리 하산했으면 한다.

비봉 가기 전 진관사 계곡길로 하산 시작.

 

 

 

 

 

 

 

 

 

 

이쪽 계곡길은 나도 초행인지 기억이 없다.

고천삭 자꾸 쉬었다 가자 해 앉아서 길게 쉬며 과일먹고 내려오는데 계곡길도 군데군데 바위가 있고 물 마른 계곡을 내려다보는 경치도 멋지다.

아무튼 약수터 패션의 사람들이 간간히 올라와 곧 끝나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길었다.

갑자기 진관사가 나타났다.

 

 

 

 

 

 

 

진관사는 예전의 작은 절이 아니다.

불사도 엄청 해 놓았고 무엇보다 절이 뭔가 어수선하다.

다음주 절에 큰 행사가 있는것 같다. 그래서인지 스님들이 바라춤을 문을 꼭 닫아놓고 연습중이시다.

걸어내려오니 한옥마을. 봄에 올때보다 많이 집도 지어있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고천사는 가족모임 한다고 해 따로 가고 넷은 버스타고 구파발로......

 

 

구파발 성당 건너편 시레기밥을 보고 들어갔는데 보리굴비도 판다.

보리굴비와 시레기비빔밥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맛이 좋다.

보리굴비도 저렴하게 판다고 해 굴비까지 챙겨 바로 옆 찻집으로~

장공주가 차를 쐈다.

산행 사진을 보여주니 자기만 엎드려있다고 보기 안 좋다고. ㅎㅎ

언제 또 이 팀이 뭉칠지 모르겠다. 단풍이 지지 전 함께 산에 왔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보며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