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1962~)
고추씨 흔들리는 소리
한참 만에
에취!
바싹 마른 고추가
바싹 마른 할머니를 움켜쥐는 소리
더는 못 참겠다는 듯
마당가 개도
취이!
마주 보는 주름살
다듬는
세월
할머니가 마당가에 쪼그리고 앉아 고추를 말리고 있다. 잘 익은 붉은 고추에 가을볕을 골고루 발라주려고 손으로 헤치고 있다. 적어도 사나흘은 말렸을 것이다. 시인은 그때 바짝 마른 고추씨가 고시랑고시랑 흔들리는 소리를 듣는다. 시인의 귀는 얼마나 밝고 명민한가. 한없이 가벼워진 고추가 할머니를 움켜쥘 수 있는 것은 할머니의 몸도 이미 한없이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마른 고추와 할머니가 동일한 인격체가 되는가 싶더니 마당가 개도 재채기를 통해 현장에 끼어든다. 고추도 할머니도 개도 주름살로 하나가 된다. 주름살은 세월의 고랑에 새겨진 호미자국이다. 주름을 다듬는다는 것은 시간을 함께 견디는 일이다.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산행일: 2017.10.1 (일)
코스개관: 산제현-두무산-오도산-싸리터재 (9:40~3:10)
날씨: 오후 온다던 비가 낮부터 오락가락 하다
멤버: 당나귀9명+게스트
기나긴 연휴의 시작인데 놀면 뭐하나고 취소하지 않고 오늘도 당나귀는 고고씽~
오후 늦게 비 예보가 있어 우비를 챙겼다.
버스를 타니 새신자 한분이 타고 있다. 신천씨 친구인데 전에 한번 온 적 있다고....
아무튼 10명이 타고 휴게소 쉬고 지난번 하산한 산제현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초장 2개의 길이 있어 평지로 가는길을 따라 갔는데 결국은 올라서야 한다.
산은 송이 채취구역이라고 금줄을 길게 쳐 놓아 길 잃을 염려가 없다.
초장 길은 순하고 좋았다. 왼쪽으로 골프장을 끼고 올라가는 길로 오늘 초장 높은 산 2개를 치고 올라간다고 했는데?
과연 원시림 같은 넝쿨이 나오고 이 길이 맞나 싶은 길이 나온다.
헌데 그건 시작에 불과하다. 급경사에 너덜길이 이어진다.
오늘도 이대장 초장에 골프공 줍느라 바빴다는데 후미 백성이 지나가는데도 더 후미다.
아무튼 기나긴 너덜길을 겨우겨우 올라가니 선두는 추워 잠바입고 기다리고 있다.
두무산은 경치가 좋다. 얼른 사진 한장 찍고 이대장 먹을 사과 남겨놓고 출발.
두무산 지나고 평탄한 길이 이어지나 싶었는데 급경사 내리막 내려간다.
가다 퉁시바위라는 재미난 바위도 지나고 한참 내려갔다 올라갔다를 반복하는데 두무산 올라갈때 보다는 경사가 완만하다.
지형도 모래가 많이 섞인 날등같은 특이한 지형을 한참 오르내린다.
아무튼 막판 줄 매 놓은곳 올라가니 Kt기지국이 오도산 정상이라는데 정상석은 없고 화장실과 데크 전망대가 있다.
이대장은 배 고프다고 혼자 점심 먹고 올라온다고.....
밥 먹고 출발도 하기 전 비가 내리기 시작.
포장도로를 내려가나 싶었는데 우측 등산로가 보인다.
험한 이 길을 끼고 내려가다 다시 포장도로를 만나 걷다 미인봉, 오도산 휴양림 갈림길이 보인다.
날 보고 미인이니 미인봉으로 가야 하는거 아닌 현법.
당나귀 오면 미인도 되고 참 좋다 싶었다.
비가 많이는 아니지만 부실거리고 낼 모레는 추석인데 다 같이 싸리터재로 탈출 하자는 분우기인것 같다.
그래도 오도산에서 싸리터재까지 7키로라 제법 길다.
가을 꽃도 곳곳에 피어있고 비는 그나마 아주 많이 내리지는 않는데 삼각점에서 리본이 양쪽으로 다 달려있는데 좌측이 훨씬 많이 달려 있는데 선두는 직진으로 내려간다.
선두 총무님을 믿고 이 길을 따라 내려갔는데 원래 길은 왼쪽이었다고.....
결국 6명은 좀 더 긴 길로 내려왔고 신천씨는 길을 확인하고 와 제대로 된 길로 하산해 차로 이동해 우리를 태우러 왔다.
오늘 일찍 하산도 했으니 오늘도 동해식당에 가 올갱이 해장국을 먹는단다.
여기서 현법 동창인 황간역 역장님이 나와 잠시 인사 나누고 저녁은 현법이 쐈다.
차도 하나도 안 막혀 일찍 평촌 도착.
게으름 피다 오늘에서야 산행기 쓰려고 사진 옮기다 실수로 다 날려 남의 사진으로 산행기를 쓰게 되었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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