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들
-이봉환(1961~)
-이봉환(1961~)
어디 가을이 얼마큼 왔나 궁금해 산에 갔더니
키 작은 졸참나무 도토리들 바위틈에 수월찮이 나앉아서
꼭 포경수술 한 동무지간들 목욕탕에서처럼 쪼그리고 앉아서
운동 나온 아낙이 흘끔 보거나 말거나
큰놈 작은놈들 거시기가 밖으로 볼똑하니 나오도록 앉아서
가을볕 따글따글하니 쬐고들 있습디다요
바위틈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들의 생김새를 ‘포경수술 한 동무지간들’로 바라보는 데서 비유가 발생한다. 비유는 이렇듯 실제와 전혀 다른 국면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에게 새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이 익살스러운 광경을 더욱 맛깔나게 하는 것은 남도에서 주로 쓰는 싱싱한 어휘들이다. 도토리들이 수월찮이, 거시기가 밖으로 볼똑하니 나오도록 앉아서 볕을 따글따글하니 쬔다는 말은 얼마나 차지고 옹골진가. 말맛이 살아 있어야 시가 된다.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키 작은 졸참나무 도토리들 바위틈에 수월찮이 나앉아서
꼭 포경수술 한 동무지간들 목욕탕에서처럼 쪼그리고 앉아서
운동 나온 아낙이 흘끔 보거나 말거나
큰놈 작은놈들 거시기가 밖으로 볼똑하니 나오도록 앉아서
가을볕 따글따글하니 쬐고들 있습디다요
바위틈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들의 생김새를 ‘포경수술 한 동무지간들’로 바라보는 데서 비유가 발생한다. 비유는 이렇듯 실제와 전혀 다른 국면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에게 새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이 익살스러운 광경을 더욱 맛깔나게 하는 것은 남도에서 주로 쓰는 싱싱한 어휘들이다. 도토리들이 수월찮이, 거시기가 밖으로 볼똑하니 나오도록 앉아서 볕을 따글따글하니 쬔다는 말은 얼마나 차지고 옹골진가. 말맛이 살아 있어야 시가 된다.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셤이다. 차영샘이랑 둘이 가을 숨은벽을 포기할 수 없지...
부지런히 가니 2시.
평일 오후라 호젓하다.
올라가니 단풍이 보이기 시작.
오길 잘했다 싶다.
행복해 하변서 호젓한 숨은벽 가기. 빗방울이 간간히 내리고 흐리다.
백운봉을 염두에 두었으나 시간도 그렇고 날씨도 그렇고.. 밤골로 하산하는데 여기 단풍도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행복하게 하산하니 3시간 걸렸다.
버스 타고 나와 영천 시장에서 떡볶이 순대 튀김에 마탕까지 먹고 남아 싸고 반찬가게에서 반찬까지 사니 흐뭇하다.
올 가을도 숨은벽을 올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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