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7산행일기

모락산 가기 (10/20)

산무수리 2017. 10. 21. 13:47
소년에게
-박성우(1971~)
 

시아침 10/10


소년이여, 작은 창 열고 나와 소녀에게 목도리를 둘러주어라 여름부터 와 있었을 소녀에게 스웨터를 내주어라 행여라도 털장갑은 내주지 마라 소녀를 자전거 뒤에 태워 그대 점퍼 주머니에 손을 넣게 하라  
   
     
중학교를 다닐 때였다. 매일 등굣길에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눈이 마주 치던 소녀가 있었다. 2층 양옥집에 살던, 얼굴이 하얗던, 나보다 한 학년 아래 여학생이었다. 나도 소녀도 서로 말 한 번 걸어보지 못하고 아무런 사건도, 사고도 없이 몇 달을 보냈다. 우리는 각자 마음속으로만 연애사건을 만들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고등학생이 되었고, 대구 시내에서 문예반 시화전을 열었는데 소녀가 찾아왔다. 몇 마디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었을 것이다. 소녀가 내게 책 한 권을 건넸다. 포장을 풀어보니 하드커버로 된 두꺼운 백지 묶음이었다. 거기에 수많은 시를 쓰라고 했을까? 그 하얀 백지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뜻이었을까? 나는 거기에 한 줄의 문장도 적지 못하고 늙었고, 아직 그 선물은 내 책꽂이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이다.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자전거에 그 소녀를 태우고 따뜻한 점퍼 주머니에 손을 넣게 할걸!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9시 정애씨랑 만나 모락산 가기.

늘 시간에 쫓기는 정애씨는 정상만 후다닥 찍고 다녔자고 한다.

보리밥집 뒷쪽으로 돌아 터널 넘어 둘레길 돌아 절터 약수터 지나 다시 능선으로 해서 정상 찍기.

백하기엔 너무 멀리 와 하산해 차량 회수하는데 시간이 너무 걸리는게 옥의 티.

그래도 땀 흘리고 나니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