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1967~ )
몇 발짝 앞의 아득한
초록을 밟고
키다리 명아주 목덜미에 핀
메꽃 한 점
건너다보다
문득
저렇게,
있어도 좋고
없어도 무방한
것이
내 안에 또한 아득하여,
키다리 명아주 목덜미를 한번쯤
없는 듯 꽃 밝히기를
바래어 보는 것이다
메꽃과 나팔꽃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팔꽃은 외국에서 들여온 꽃이지만 메꽃은 우리나라 산천 어디에서나 스스로 자란다. 나팔꽃 잎사귀는 둥근 하트 모양이지만 메꽃 잎사귀는 길쭉한 쟁기처럼 생겼다. 들길에서 나팔꽃과 비슷한 연분홍 꽃을 만났다면 메꽃이라고 보면 된다. 시집살이로 고생하는 며느리를 “기름진 밭에 메꽃 같은 며느리”로 위로하는 조선시대 시조도 있다.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꽃으로 메꽃과 호박꽃을 들기도 했다. 키 큰 명아주 줄기를 타고 메꽃이 한 송이 불을 밝혔다. 그 존재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무방한, 참으로 아득한 것이다. 무욕무취의 세계는 메꽃을 닮았다. 있는 듯 없는 듯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산행일: 2017.10.15 (일)
코스개관: 싸리터재-마령재-토곡산-만대산-노태산-지릿재 ((9:35~17:40)
날씨: 날씨가 적당히 흐리고 바람이 간간히 불어주어 산행하기 좋은 날
멤버: 당나귀 9명
10월 산행은 일요일부터 시작해 3주 산행이 매우 빠르다. 다 좋은데 3주 만에 산행을 하게 되면 가을 하이라이트는 끝날것 같다.
버스를 타니 현숙씨가 타고 있다. 매우 매우 반갑다. 한데 윤호씨가 부상으로 못 나온다는 안타까운 소식.
지난번 싸리터재까지 했어야 했는데 비와 추석을 핑계로 자른 곳을 이번 산행에 붙여 가니 오늘 산길이 매우 매우 길다.
그 긴 7.4K를 아예 빼먹자는 의견과 대표 선수만 보내자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럼 찜찜하니 비무장으로 올라가자는데 합의.
어제 함 받으라 과음한 현법이 제일 먼저 B팀에 간다고 선언. 자연 신천씨가 A팀에서 가기로......
B팀은 차 타고 마령재 간다고 내리지도 않아 그나마 작은 인원이 더 줄었다.
인증샷 하고 모처럼 비무장으로 출발.
초장 찻길이 있고 산길이 있다.
총무님과 작가님은 찻길로 올라가신단다. 얼떨결에 우린 산길로.....
산길은 초장부터 넝쿨로 진행이 어렵다. 보이는 것도 없고, 괜히 왔나 싶게....
다행이 좀 올라서니 멀리 오두산도 보이고 가을 분위기가 난다.
헌데 찻길파가 훨씬 일찍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계속 찻길로 올라가도 되는것 같은데 양심상 다 같이 산길로.
산길은 군데군데 가시덩쿨에 장애물에 특별한 봉우리도 없는것 같다.
오늘 회장님은 선두에서 고고씽~
나때문에 현숙씨, 작가님이 후미백성이 되어 간다. 아니 완전 후미는 이대장.
나무를 쌓아놓은 정상이 그나마 오늘 오전 산길의 제대로 된 봉우리?
선두가 어찌나 내 달리는지 우리도 거의 쉬지않고 가는데도 따라 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우리가 하도 안오니 총무님이 전화까지 했다.
문제는 쉬어도 마실 물, 간식도 없으니 죽으나 사나 차 있는곳 까지는 가야 한다는 것.
심심하던 산길이 어금니 같은 바위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멋진 조망처까지 보인다.
이런데서 후미 백성을 기다려야 하는거 아니야? 하면서 우리끼리 사진 찍고 출발.
죽어라 가는데 앞에서 소리가 난다. 우리팀이 기다리고 있나?
알고보니 이 근처 주민이라는데 개를 여러마리 끌고 올라왔다는데 길을 잃어 버렸다나?
우리 지도를 보여주었다. 아무튼 혼자 개 여러마리 만나면 좀 섬뜻할것 같다.
멧돼지 사냥 나온것 같단다.
헌데 진작 앞서 갔을 우리팀이 뒤에서 나타난다. 알바를 했다고.... 헐~
아무튼 이곳에서 다같이 만나 함께 가기.
3시간 걸릴줄 안 이 코스를 2시간 반만에 무사히 했다. 빨리 걸어 허리가 아프다.
오늘 마령재까지 2시간이면 된다는 이대장은 후미백성이 되어 우리보다 늦게 내려왔다. 이렇게 긴줄 몰랐다고....
이곳에서 점심 먹는데 B조는 토곡산 지났다고 문자가 왔다. 우리도 밥 먹고 출발.
오늘 리본 맨 곳은 덩쿨로 막혔다고 중간 올라가는 길이 있다고 알려주는 기사님.
헌데 길 턱을 올려 칠 수가 없다. 현숙씨가 당겨줘 겨우겨우 올라갔다.
나중에 현법이 자기네도 출발지점을 못찾아 이곳에서 30분 헤맸다고 한다.
마령재에서 토곡산까지는 3키로라는데 생각보다 멀었고 길었고 힘들었다.
무사히 토곡산 찍고 만대산을 향해 출발~
토곡산에서 만대산은 2키로라 조금은 쉬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급경사 오르막도 힘들지만 완만한 오르막도 힘들긴 마찬가지....
중간 직진에도 리본이 있는데 오른쪽으로 90도 도는 방향에 리본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총무님이 기다리고 계셔서 알바 하지 않고 갈 수 있었다.
매화재에 가니 오늘 처음 보는 산길 이정표. 여기서 만대산이 0.6k 인데 그나마 이곳은 덩굴들을 쳐 놓아 올라가기 시야는 가리지 않는다.
0.6K도 길었다. 겨우겨우 올라가 앉아 쉬려니 진작 앞서 간 회장님은 알바해 후미에서 올라오고 계시고 B조도 알바를 해 현법은 되돌아 올라가 지릿재를 향하고 있고 강사장님은 힘들다고 그대로 직진 했다고....
총무님 전화 해 보니 다행히 무사 하산해 차를 만나 타고 지릿재를 가고 계시단다.
신천씨 곧 올라오고 이대장 올라오고 한참만에 회장님이 2K나 알바를 하셨다고....
직진한 표지기는 경북 시계산행 표지기라고... 하마트면 경상북도 다 돌고 오실뻔 했다고 총무님 놀린다. ㅎㅎㅎ
회장님은 잘못 온걸 알면서도 연결이 될까 싶어 계속 진행하다 결국 다시 되집어 오셨다고.
만대산에서 방울토마토, 포도에 총무님 초코파이까지 와구와구 먹기. 총무님 배낭은 슈퍼마켓 같다.
오늘 정상중 그중 정상같은 만대산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만대산에서 노태산까지도 2키로.
내리막이라 힘이 안 들줄 알았는데 그래도 힘들었다.
직진하면 좋은 길인데 리본은 오른쪽 내려가고 싶지 않은 길로 매어 있다. 현법이 여기서 알바를 한것 같다.
급경사를 한참 내려치고 올라치고 노태산 찍기. 간식 먹고 출발~
노태산에서 지릿재까지 3.7K고 내리막이고 해서 힘이 안 들줄 알았는데 이 구간도 정말이지 만만치 않았다.
강사장님이 직진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고 현법은 혼자 참 힘들게 내려갔겠구나 싶었다.
몇번의 오르막을 치고 마지막 오르막은 이대장만 대표로 올라가고 우리들은 바이 패스했고 오늘 산길 트인 곳은 다 무덤이었는데 마지막 무덤 찍으니 보이는 우리 노란 버스. 정말이지 무사히 끝낼 수 있어 행복했다.
고령 IC 타기 전 대원 해장국집에서 도토리 수제비와 콩나물 해장국 먹기.
둘 다 인삼, 대추, 은행 등 나름 보양식이다. 솔잎감식초까지 주어 소주에 타 마시기.
저녁은 현숙씨가 쐈다.
밥 잘먹고 6;45분경 출발해 3시간 만에 평촌 입성.
당일 산행에 산행기까지 모처럼 당일 완성.
윤호씨 빨리 나아 11월 산행에 오는거죠?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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