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푸른 물
-김광규(1941~)
창밖으로 남해의 푸른
물 보인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에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햇빛
가끔 큰 화물선이 지나간다
파도 소리와 갈매기 노래
바람에 실려 바닷가 외딴 방
창문을 넘나든다
바다가 잔잔한 날은
영원이 어떤 색깔인지
보여주기도 한다
누워서 물을 바라보는 위안이
진통제처럼 편안할 때도 있다
옛날 달력 그림에 여름이면 꼭 등장하던 장면. 바다와 하늘 사이 수평선, 햇빛, 화물선, 파도, 갈매기, 외딴 방. 이런 이미지는 직립 인간으로서 피로한 삶을 이어가는 현대인들에게 낙원의 광경이다. 인간의 비극은 직립인간이 된 순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누워서 물을 바라보는 위안/ 진통제처럼 편안할 때도 있다”라는 아름다운 시구에 너무너무 공감이 간다. 그렇게 수직은 수평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수평은 또 수직을 그리워하니 휴가가 끝나면 곧 일터로 돌아가 척추를 바싹 세우고 힘든 계단을 종종종 뛰어 올라가는 것이다.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김광규(1941~)
물 보인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에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햇빛
가끔 큰 화물선이 지나간다
파도 소리와 갈매기 노래
바람에 실려 바닷가 외딴 방
창문을 넘나든다
바다가 잔잔한 날은
영원이 어떤 색깔인지
보여주기도 한다
누워서 물을 바라보는 위안이
진통제처럼 편안할 때도 있다
옛날 달력 그림에 여름이면 꼭 등장하던 장면. 바다와 하늘 사이 수평선, 햇빛, 화물선, 파도, 갈매기, 외딴 방. 이런 이미지는 직립 인간으로서 피로한 삶을 이어가는 현대인들에게 낙원의 광경이다. 인간의 비극은 직립인간이 된 순간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누워서 물을 바라보는 위안/ 진통제처럼 편안할 때도 있다”라는 아름다운 시구에 너무너무 공감이 간다. 그렇게 수직은 수평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수평은 또 수직을 그리워하니 휴가가 끝나면 곧 일터로 돌아가 척추를 바싹 세우고 힘든 계단을 종종종 뛰어 올라가는 것이다.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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