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7산행일기

낮은산이 좋았던 낙남정맥3차(돌고지재-곤명동, 12/17)

산무수리 2017. 12. 17. 23:01
더 쨍한 사랑 노래  
-황동규(1938~)
 
시아침 11/21

 

그대 기척 어느덧 지표(地表)에서 휘발하고 
저녁 하늘  
바다 가까이 바다 냄새 맡을 때쯤  
바다 홀연히 사라진 강물처럼  
황당하게 나는 흐른다.  
하구(河口)였나 싶은 곳에 뻘이 드러나고  
바람도 없는데 도요새 몇 마리  
비칠대며 걸어다닌다.   
저어새 하나 엷은 석양 물에 두 발목 담그고  
무연히 서 있다.  
흘러온 반대편이 그래도 가야 할 곳,  
수평선 있는 쪽이 바다였던가?  
혹 수평선도 지평선도 여느 금도 없는 곳?  

 
사랑하는 이의 기척이 사라졌다는 것은 그와 내가 끌고 온 시간에 쨍하고 금이 갔다는 거다. 그의 숨소리를 들으며 그의 머리카락을 헤아리던 마음은 도요새와 저어새 같은 뻘의 풍경 쪽으로 거처를 옮긴다. 이 시의 핵심은 마지막 석 줄이다. ‘그래도’에 담긴 어찌할 수 없는 한숨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 모든 경계가 사라진 쪽으로 ‘그래도’ 가야 하는 운명을 읽어야 한다. 강이 지평선을 버리고 바다에 이르면 강이라는 이름을 떼어내고 바다로 스며들 듯이.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산행일: 2017.12.17 (일)

코스개관: 돌고지재-천왕봉-백토재-옥정봉-곤명동 (9;55~15:00)

날씨: 추위를 염려했는데 남쪽 나라여서인지 춥지 않았고 날도 화창했다.

 

 

 

 

 

원래 12월 첫주까지 낙동정맥을 하고 동계에는 일반 산행을 해 왔는데 이번엔 그냥 낙동정맥을 계속 진행 하기로 했다.

남쪽 나라이고 봄 된다고 회원이 늘어날것 같지도 않고...

우선 7회분 선 입금을 했는데 혹시나 했는데 선입금 한 사람이 7명 밖에 안 된다고.....

차 안이 널널해 길게 누워자다 장수휴게소에서 한번 쉬도 한번 더 자고 돌고지재 도착하니 10시 조금 안 된 시간.

인증샷 하고 오늘도 가벼운 배낭으로 출발.

 

 

 

 

 

 

 

 

 

 

 

 

 

 

 

 

 

 

 

 

 

 

 

 

 

 

 

 

 

 

 

 

 

 

 

 

 

 

 

 

 

 

 

 

 

 

 

 

 

 

 

오늘 임도로 올라갔다 산길을 갔다 다시 임도를 갔다를 반복하는 길.

초장 산불 감시탑을 지났고 다시 산길을 올라가다 1시간 되니 오늘 산행중 제일 높은 천왕봉.

정자도 있고 사방이 트여 눈 덮인 지리산은 물론이고 마을 내려다보이는 풍경도 어여쁘다.

총무님표 더덕꿀차에 빵으로 티타임 갖고 백토재를 향해 출발.

 

 

 

 

 

 

 

 

 

 

 

 

 

 

 

 

 

백토재 가는길 옥산 갈림길이 나오는데 진행하다 되돌아보니 옥산이 솟아있다.

모처럼 산길에서 현지 주민을 만났다. 자기네 동네까지 왔다고 반가워 하신다.

길은 전반적으로 내리막이 많았고 지난번 산행처럼 돌이나 산죽은 안 보이고 침엽수가 깔려있어 푹신하고 조용하다.

갑자기 대나무가 나타나고 대나무끼고 내려가니 백토재.

뭔가 공사하는 중인지 흙이 쌓여있고 베어낸 대나무도 쌓여있다.

이대장이 날 춥다고 라면 끓여먹자 했다고 총무님이 라면을 준비해 오셨다.

겁나게 큰 코펠에 라면 끓이고 블르투스 스피커에서는 신나는 음악이 나온다.

밥 먹고 출발한 시간이 12:30.

 

 

 

 

 

 

 

 

 

 

 

 

 

 

 

 

 

 

 

 

 

 

 

 

 

 

 

 

 

 

 

 

 

오후 산길은 오전보다 더 낮아 200m대 산길이라고 한다.

과연 길은 산길이라기 보다는 둘레길에 더 가깝다. 등산로로 올라가나 싶으면 옆으로 돌려놓은 길들이 더 많아 좋았다.

계속 임도를 끼고 낮은 산길이 이어지는데가 대부분이고 과수원, 농장 가는 길도 만나고 언덕을 올려치니 갑자니 나오는 옥정봉. 244m로 오후 산행에서 제일 높은 곳이라고......

 

 

 

 

 

 

 

햇살 따뜻한 무덤가에 앉아 오후 다과시간 갖기.

이젠 조금만 더 가면 오늘 산행 끝이라고 한다.

오늘 산행이 빨리 끝난다고 송년회는 안양에 가서 한다고.....

 

 

 

 

 

 

 

 

 

 

 

 

 

 

 

 

 

 

 

 

 

 

 

 

 

 

 

 

 

 

 

 

 

 

 

옥정봉 지나고 나서도 길은 순하다.

헌데 올라온것 같지 않은데 찻길을 만나는데 제법 내려간다. 아니 우리가 언제 올라갔다고?

길을 건넜고 오늘 마지막 능선을 타는것 같다.

이 능선은 개발을 하는건지 하다 만건지 아무튼 사방공사 한 것 처럼 길이 특이하다.

왼쪽으로 철길이 터널로 지나가는데 우리가 걷는 길도 터널 위일것 같다.

아무튼 낮지만 길은 길게 이어져 돌아돌아 내려오는데 갑자기 나타나는 길과 버스.

벌써 끝난거야?

산길은 순했고 배낭도 가벼웠지만 아침부터 오르막에서는 허리가 아파 사실 힘들었다. 그래서 산행이 끝나 정말이지 기뻤다.

이젠 안양을 향해 고고씽~

 

 

 

 

 

 

 

올라가는 버스에서 뜸한 당나귀 회원들에게 송년회 오라고 여기저기 전화를 돌렸지만 최종적으로 의리있게 나타난 사람은 강사장님과 정임씨.

10명이 조촐하게 송년회를 했다.

정임씨는 새해에는 꼭 온다고 했다. 현숙씨도 현법도 컴백하면 좋겠다.

올 한해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산행이 끝났다.

이 팀과 정맥, 지맥 참 많이도 했다.

이런 시절 인연이 오래오래 지속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