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7산행일기

수도기맥 숙제를 마치다 (지릿재-말정, 11/19)

산무수리 2017. 11. 20. 23:02
젓갈
-이대흠(1968~ )
  
어머니가 주신 반찬에는 어머니의
몸 아닌 것이 없다
 

입맛 없을 때 먹으라고 주신 젓갈
매운 고추 송송 썰어 먹으려다 보니
이런,
 

어머니의 속을 절인 것 아닌가

 
 
젓갈은 어패류의 몸을 소금에 오래 삭힌 것. 이 시의 젓갈은 멸치젓이거나 갈치속젓일 것이다. 남도의 바닷가에서 나는 전어속젓일 수도 있겠다. 원래 물고기의 형체는 거의 사라지고 비릿한 냄새와 짠맛만 남은, 거무튀튀하고 질척하고 때로는 달달한 젓갈 말이다. 젓갈에서 어머니의 몸을 발견하는 순간, 이런, 시는 순식간에 짠해지는 어떤 공간 속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오랜 시간 간장이 짓물러지도록 살아온 어머니와 그 어머니의 속을 태우며 살아온 화자의 모습이 이 짧은 시 속에 다 들어 있다. 우리는 시가 반성의 양식이라는 걸 여기서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젓갈 때문에 잠시 숙연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속을 절여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건네줘 보았나.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1. 산행일 : 2017. 11. 19(맑음) 

2. 코스개관: 지릿재 - 시리봉(408m) - 너릿골산(278m) - 기미재 -( 율원고개 - 상면봉) : 차량이동  - 산불초소(236m) - 절골봉 - 필봉(326m) - 작은필봉(261m) - 288m봉 - 성산(250.7m) - 말정 (08 :35~도착 15 :40)

3. 날씨: 쌀쌀하지만 쾌청한 겨울
4. 멤버: 당나귀7명




지난번 산행이 빡세 강사장님 다리 통증이 가시지 않아 병원 다녀오셨다는데 오늘 못 오신다고...

현법은 다음주 이사라 못온단다. 그나마 버스를 타니 윤호씨가 앉아있다. 정말이지 반갑다.

오늘 수도기맥 마지막 코스를 하는 날이라 짧을줄 알았는데 거리가 20K가 넘는다고...

대신 차를 2번 만날 수 있어 7K는 비무장이고 내려와 점심 먹고 한번 더 만나서는 차로 조금 이동한다고.....

여산휴게소에서 쉬고 지릿재 도착한 시간이 8:30. 날씨는 산행하기 딱 좋은 쌀쌀함.























오전중 오늘 산행중 제일 높다는 시리봉에 올라간다고 한다.

대부분 높은 산이 없다는 말이지만 산은 산인지라 결코 만만하지 않다. 더구나 길들이 낙엽이 덮여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안 다니는 길인지 길이 희미한 곳이 많다.

길을 헤매다 길이 나왔는데 진 단풍이 장난이 아니다. 공동묘지 구역인것 같다.

이곳을 지나고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고 암반성 길을 기어 올라가니 나오는 시리봉.

시리봉에서 보이는 저 멀리 능선이 아름답다. 인증샷 하고 출발.





















오늘 산길 큰 특징도 없고 아주 높은 산도 없고 낮은산을 계속 오르내린다.

멤버도 달랑 7명이고 길도 헷갈리고 오늘 총무님이 시계를 잘못 맞춰 뛰쳐 나오는 바람이 지도조차 없다.

지도를 받았다고 지도 보고 가는것도 아니었건만 막상 지도가 없으니 어디쯤 가고 있는지 짐작조차 안간다.

그래도 후미에서 윤호씨와 신천씨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안심도 되고 정겹게 들린다. 사람 목소리가 듣기 좋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생각보다 빠르게 길이 나왔고 조망 좋은 곳에 버스를 만났다.

점심을 먹고 일어났는데도 12시가 안 된 시간.

헌데 여기서 원래 B팀이 있었다면 출발할 구간까지 버스로 이동한다고...

즉 낮으막한 능선 2개 정도 건너 뛰는 거라고.....

그러면 오후 구간은 10k 정도라 시간이 많이 단축 될거라고....



































오후 구간에서 제일 높은 산이 필봉이라고 한다.

앞쪽 연필처럼 나온 산이 있어 이 산이 필봉인가 싶어 부지런히 걸었다.

산은 높지 않아도 양쪽으로 조망도 보이고 산길이 순한 편이고 단풍은 없어도 햇살에 비치는 산색이 참으로 아름답다.

간간히 억새까지 보인다.

헌데 필봉은 어느새 지나치고 작은 필봉이 나온다.

















작은필봉 지나고 계속 내리막성 길이 나오고 산이 끝날것 같으면서 끝나지 않는다.

양지 바른 곳에서 총무님표 더덕차를 2번이나 먹었다. 멤버가 몇명 안되서라고.

길을 건넜고 도깨비 바늘을 옷에 한가득 달고 가끔 길이 헷갈리는 곳을 지나고 나오는 성산.

오늘 마지막 봉우리라고....

멀리 낙동강이 보이고 바로 앞은 황강이라나?














성산 지나 가파른 내리막 지나고 금방 끝날것 같은 길은 왼쪽으로 완만하지만 아주 길게 낮은 봉우리 3개 정도 지나고 다리가 보이고 드디어 산행 끝이 보인다.

멀지 않은 곳에 낙동강 4대강 자전거길과 연결이 되는것 같다.

도깨비 바늘 털고 작년 여름 잔차로 갔던 창녕 밥집 지나고 다리 건너 왼쪽으로 가면 현풍이라고.

현풍은 대구시에 속해 있다고.




원조 현풍할매곰탕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

헌데 과연 내용은 충실하고 고기도 고급 고기라고 한다. (집에 사 갔더니 한 말임)

고기도 많이 들어있어 푸짐하게 잘 먹었는데 회장님마저 술을 마다하신다. 이대장 거의 홀로 쓸쓸히 술을 마시나보다.

오늘 저녁은 회장님이 쏘셨다.

밥 먹고 출발해 중간에 정체가 있었는데도 집에 오니 9시가 채 안된 시간.

다들 신기해 했다.

12월 산행에는 결석 하나도 없이 전원 출근했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본다.


-사진, 동영상 추가